송암미술관, 제16기 ‘송암예술아카데미’ 개설… 한국 건축사로 여는 미술의 새로운 문

송암미술관, 제16기 ‘송암예술아카데미’ 개설… 한국 건축사로 여는 미술의 새로운 문

 

가을이 깊어지는 10월, 인천광역시(시장 유정복) 송암미술관이 시민의 일상에 새로운 미술의 문을 열어 준다. 송암미술관은 오는 10월 22일부터 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무료 미술사 강좌 ‘송암예술아카데미’를 운영한다고 밝혔다.

  

 [코리안투데이]  송암미술관, 제16기 ‘송암예술아카데미’ 개설… 한국 건축사로 여는 미술의 새로운 문  © 임서진 기자

올해로 16회를 맞는 송암예술아카데미는 그동안 한국미술사의 폭넓은 주제를 다루며 우리 고미술의 아름다움과 가치를 알리는 데 힘써 왔다. 회화와 공예 중심의 친숙한 강의로 꾸준히 사랑받아온 이 아카데미가, 이번에는 ‘한국의 건축’을 주제로 미술의 지평을 한층 넓힌다.

 

제16기 송암예술아카데미는 10월 22일부터 매주 수요일 오후 2시에 진행되며 총 4주 과정으로 운영된다. 첫 회차는 ‘조선의 궁궐’로 문을 연다. 궁궐은 국가의 중심이자 왕조의 미학과 기술, 정치와 의례가 교차하는 공간이다. 처마의 곡선, 단청의 색채, 전각의 배치가 어우러진 궁궐 건축은 조선의 미감과 실용, 상징을 집약한다. 강의는 궁궐의 공간 구성과 건축적 원리, 시대별 변화 등을 사례 중심으로 풀어내 시민이 낯설지 않게 접근할 수 있도록 돕는다.

 

두 번째 회차인 10월 29일에는 ‘조선의 왕릉’을 통해 조선 건축의 또 다른 정수를 살핀다. 왕릉은 자연과 인공의 조화가 극대화된 유산으로, 풍수 사상과 조영 원리가 섬세하게 반영되어 있다.

 

능침의 배치, 신도(神道)와 석물의 상징, 수구(水口)와 수문(水門)의 역할까지 왕릉을 구성하는 요소들이 어떻게 미학과 실용을 동시에 충족시키는지 설명한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조선왕릉의 보편적 가치와 문화적 맥락을 함께 짚어, 건축과 경관이 결합된 한국적 공간 미학을 깊이 이해할 수 있게 한다.

 

세 번째 회차는 11월 5일 ‘불교 건축과 단청’으로 이어진다. 한국 사찰은 지형과 숲, 물길과 어우러져 자연 속에서 숨 쉬는 건축으로 자리한다. 일주문에서부터 천왕문, 대웅전으로 이어지는 축선, 누각과 탑의 관계, 마당과 전각의 비례감 등 사찰의 공간 구성 원리를 해석하고, 지붕의 곡선과 기둥의 배치, 포작(공포) 구조가 만들어내는 미적 질서를 이해하기 쉽게 설명한다.

 

특히 단청은 구조 보호와 장식이라는 실용을 넘어, 색채와 문양 속에 담긴 상징세계로 관람자의 감각을 확장한다. 단청의 오방색, 연화·보상화·금강저 등 대표 문양을 예로 들어 색과 문양이 전하는 의미를 풀어내, 미술과 건축이 어떻게 한 몸처럼 호흡하는지 경험하게 한다.

 

마지막 회차는 11월 12일 ‘한국(인천)의 근대건축’이다. 개항과 도시화의 흐름 속에서 한국 건축은 서양식 구조와 재료, 새로운 도시계획을 받아들이며 변모했다. 인천은 개항장 일대의 근대 건축과 항만·금융·교육 시설이 집적된 도시로, 우리 근대사의 현장감이 살아 있는 공간이다.

 

붉은 벽돌과 아치, 목조와 석조의 혼합, 당시의 구조기법과 장식 디테일, 용도 변화와 보존의 문제까지 다양한 사례를 통해 근대건축의 미학과 사회적 의미를 살핀다. 이 강의는 걷고 보고 기록하는 ‘도시 읽기’의 관점을 시민에게 제시하여, 일상의 공간을 문화유산으로 다시 보는 안목을 키워 줄 것이다.

 

이번 강좌는 분야별 전문가들이 참여해 심도 있는 해설을 제공한다. 전문적이면서도 대중 친화적인 구성으로, 미술이 어렵게 느껴지던 시민들도 부담 없이 들을 수 있도록 설계했다. 사진과 도면, 현장 사례를 활용해 이해를 돕고, 강의마다 질의응답 시간을 마련해 궁금증을 해소한다.

 

특히 건축은 삶을 담는 그릇이자 도시의 얼굴이다. 건축을 통해 미술을 바라보는 관점은 작품과 공간, 사람과 역사 사이의 연결을 확인하게 하며, 시민의 교양과 문화 감수성을 자연스럽게 확장한다.

 

수강 신청은 10월 1일 오전 9시부터 인천시 온라인통합예약 누리집과 전화로 가능하며, 참가비는 무료다. 좌석은 선착순으로 배정되며, 강의는 송암미술관 내 교육공간에서 진행된다.

 

미술관은 고령자와 초심자도 편안히 수강할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이고, 자료 배포와 안내, 안전 관리 등 현장 운영을 강화한다. 주중 오후 시간대의 편성은 주부, 중장년층, 은퇴자 등 다양한 시민이 여유롭게 참여할 수 있도록 고려된 결정으로, 세대가 함께 배우고 대화하는 지역 문화의 장을 조성한다.

 

김명석 인천시 송암미술관장은 “한류와 함께 우리 미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요즘, 익숙한 회화·공예 중심의 기존 강좌를 벗어나 한국 건축사 강의를 통해 우리 미술의 다양한 얼굴을 시민에게 소개하고자 했다”며 “건축을 매개로 미술의 폭이 넓어지는 경험을 시민과 공유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한 지역의 건축유산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보존하는 일은 도시의 품격을 지키는 일이라며, 송암예술아카데미가 시민과 함께하는 문화교육 플랫폼으로 꾸준히 성장하겠다는 뜻을 전했다.

 

송암예술아카데미는 미술의 문턱을 낮추고, 삶 가까이에서 문화적 발견을 돕는 인천의 대표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해 왔다. 궁궐에서 왕릉으로, 사찰에서 근대 도시로 이어지는 네 개의 관문을 지나면, 눈앞의 건물들은 더 이상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이야기를 품은 작품으로 다가온다.

 

이번 가을, 송암미술관이 준비한 한국 건축사 강좌는 시민의 일상에 깊이와 여유를 더하고, 우리 미술을 사랑하는 마음을 한층 넓혀 줄 것이다. 자세한 사항은 송암미술관 누리집을 참고하거나 전화(032-440-6782)로 문의하면 된다. 인천은 오늘도 시민의 곁에서, 지식과 감동이 만나는 문화도시로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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