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길만 걷자, 여름엔 수목원으로!

 

장마가 주춤해지는 7월, 햇살과 함께 만개한 꽃들이 전국의 수목원과 정원을 수놓고 있다. 산림청이 선정한 ‘7월 추천 수목원·정원 10선’은 무더운 여름을 잊게 할 비주얼과 자연의 힐링을 한껏 품었다. 연못 위를 수놓는 수련부터 숲길을 따라 흐드러진 수국, 그리고 여름을 상징하는 제비고깔까지, 각기 다른 풍경과 매력을 품은 공간들이 자연의 품으로 초대하고 있다.

 

수목원 5선 중 첫 손에 꼽히는 곳은 경기도 성남의 신구대학교식물원이다. 이곳은 온·열대 수련이 연못 위를 가득 메우며 이국적인 분위기를 자아낸다. 열대의 꽃들이 만들어내는 색감은 시각적 청량감을 선사하고, 이곳의 정갈한 조경은 도심에서 느낄 수 없는 정적과 생명력을 동시에 전한다. 수련의 환상적인 반영은 방문객들의 셔터를 멈추게 하지 않는다.

 

충청북도 청주의 미동산수목원은 ‘수국담채원’이라는 이름처럼 수국이 주인공이다. 특히 비 오는 날의 수국은 운치의 정점을 찍는다. 흐린 날의 촉촉한 분위기와 화사한 수국의 조화는 마치 수채화 한 폭을 연상케 하며, 잔잔한 숲길을 걷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정화된다. 이어 충남 태안의 천리포수목원에서는 수국과 노루오줌꽃이 바다와 어우러져 시원한 여름 풍경을 만들어낸다. 바다 내음과 꽃 향이 공존하는 이곳은 더위 속에서도 기분 좋은 바람을 느낄 수 있는 명소다.

 

경북 포항의 기청산식물원은 무궁화의 향연이 펼쳐진다. 무려 220여 종의 무궁화가 30년 넘게 가꿔져 그 풍성함이 남다르다. 우리 꽃의 자부심을 되새길 수 있는 이곳은 무궁화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고 다양한 색과 형태의 꽃들로 관람객들을 반긴다. 경북 봉화의 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서는 여름철 ‘제비고깔’ 전시가 절정이다. 지역 농가에서 재배한 7만여 본의 제비고깔이 산속 정원에서 다채롭게 피어나며, 자연과 사람, 지역이 연결되는 특별한 생태체험 공간을 만든다.

 

한편, 정원 5선도 여름 꽃축제의 화룡점정을 찍는다. 경기도 양평의 세미원은 연꽃의 낙원이라 불릴 만하다. 연못 위를 가득 채운 37종 10만여 주의 연꽃이 장관을 이룬다. 노랑어리연꽃부터 빅토리아 수련까지 종류도 다채롭다. 물과 꽃, 바람이 어우러진 이곳은 여름철 도심 속 스트레스를 말끔히 씻어준다.

 

 [코리안투데이] 여름 수목원의 전경 ( 사진 = AI 생성 ) © 송현주 기자

충북 청주의 공간정원은 도심 속 힐링 오아시스다. 6월 말부터 7월 중순까지 수국이 절정을 이루며, 커다란 꽃송이들이 하늘을 향해 피어오른다. 콘크리트 건물 사이로 번지는 자연의 생명력은 많은 이들에게 짧지만 강렬한 휴식을 선사한다. 전남 구례의 쌍산재는 300년 된 고택과 대나무숲이 조화를 이루는 곳이다. 고택의 정취와 대숲에서 불어오는 바람은 여름의 피로를 달래주기에 충분하다. 현대와 전통, 자연과 인간이 만나는 지점이 이곳이다.

 

또한, 전남 담양의 죽화경은 마치 동화 속 한 장면 같다. 유럽 수국으로 만든 터널은 마치 하얀 눈이 내린 것처럼 이국적이고 신비롭다. 꽃 속을 걷는 경험은 이곳에서만 누릴 수 있는 특별한 감각이다. 마지막으로 경남 고성의 그레이스정원은 4만7천여㎡의 광활한 대지에 메타세쿼이아와 수국이 어우러진다. 자연의 장대한 스케일과 세심한 조경이 공존하는 이곳은 여름의 아름다움을 새롭게 정의한다.

 

산림청은 전국의 73개 수목원(국립 4, 공립 37, 사립 32)과 180개 정원(국가정원 2, 지방정원 14, 민간정원 164)의 정보를 자사 누리집을 통해 제공하고 있다. 이 가운데 여름에 맞는 추천 10선은 자연과의 접점을 확장하며, 일상 속 휴식의 가치를 재조명한다. 최영태 산림보호국장은 “수목원은 식물자원 보존과 자연 체험을 위한 공간, 정원은 일상 속 문화 공간으로서 각기 다른 매력을 지니고 있다”며 “여름철 가까운 수목원과 정원에서 수국과 숲의 조화를 직접 느껴보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번 여름, 고속도로 대신 꽃길을 걸어보자. 도심에서 벗어난 그 길 끝엔 예상치 못한 감동과 마주할 수 있다.

 

[ 송현주 기자 : mapo@thekoreantoday.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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