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스러운 맛, 고추장아찌 한 통이 전해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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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리안투데이 신안

 

며칠 전, 타지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딸에게서 택배 하나가 도착했다. 박스를 열어보니 담백하게 포장된 고추장아찌 한 통이 들어 있었다. 짧은 메모 한 장도 함께였다.

“엄마, 회사 근처에 안성 농산물 직거래장터 열려서 사봤어. 엄마 좋아할 거 같아서!”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요즘처럼 바쁜 세상에 누가 장아찌를 챙길까 싶지만, 그 안에 담긴 마음은 그 어떤 선물보다 따뜻했다.

 

예스러운 맛, 고추장아찌 한 통이 전해준 마음

 [코리안투데이] 예스러운 맛, 고추장아찌 한 통이 전해준 마음  © 이명애 기자

 

예전 어머니가 해주시던 고추장아찌는 그저 반찬 한 가지가 아니었다. 고추 하나 집어 밥 한 숟갈 얹으면, 짠맛 속에 어머니 손맛이 배어 있었고, 농사일 마친 저녁 식탁에서 가족이 모여 앉아 나누던 소박한 웃음까지 담겨 있었다.

그 맛이 그리워서인지, 요즘 안성에서는 다시 우리 전통 장아찌, 발효식품이 주목받고 있다. 농업인의 손으로 정성껏 재배한 고추, 깻잎, 마늘, 장이 직거래장터에 나오고, 시민들은 건강한 밥상을 위해 다시 장바구니에 담는다.

 

그 작은 통 안엔 지역 농부의 땀과 시간, 그리고 우리 식탁을 지키려는 정성이 담겨 있다. 어쩌면 딸이 보내준 장아찌 한 통이 말해주는 건, 단순한 먹거리 이상의 이야기다.

지역의 맛, 가족의 정, 농촌의 가치가 모두 담긴 것.

 

오늘 저녁, 고추장아찌 하나 올려 밥 한 숟갈 먹으며 생각한다.

우리가 지켜야 할 건, 단순한 ‘예스러운 맛’이 아니라, 그 속에 담긴 우리의 삶과 마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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