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엔 물가로 맞선다?”…유통업계 5월 매출, 온라인은 씽씽 오프라인은 뚝딱뚝딱

 

2025년 5월, 대한민국 유통시장은 다시 한번 ‘변곡점’을 맞이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5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전체 유통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7.0% 증가하며 나쁘지 않은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하지만 이를 뜯어보면 얘기는 달라진다. 온라인의 독주는 이어졌고, 오프라인은 고전 끝에 겨우 반등의 발판만 마련했다. 겉으론 ‘성장’, 속으론 ‘불균형’이 뚜렷해진 시기였다.

 

특히 온라인 부문은 13.0%의 증가율을 기록하며 12개월 연속 두 자릿수 성장세를 이어갔다. 비결은 명확하다. 여행·문화·e-쿠폰 등 서비스 분야가 37.3% 증가하며 효자 역할을 톡톡히 했고, 식품(18.2%) 소비도 강세를 유지했다. 반면, 패션(△4.6%)과 스포츠(△12.7%)는 여전히 역풍에 시달렸다. 이는 온라인 쇼핑의 소비 패턴이 ‘경험 소비’와 ‘생활밀착형 소비’에 더 가까워졌음을 보여준다. 한 마디로 입을 옷보다 입맛과 취미가 더 중요해졌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코리안투데이] 월별 매출비중 ( 사진출처= 산업통산자원부 ) © 송현주 기자 

 

오프라인 유통업계는 4개월 만에 0.9% 성장하며 가까스로 반등했다. 백화점과 대형마트가 설 이후 처음으로 매출 플러스를 기록했지만, 이 역시 ‘방문객 증가’보다는 ‘물가 인상’과 ‘고가 명품 판매’의 힘에 기대었다는 점에서 다소 씁쓸하다. 실제 오프라인 구매건수는 2.8% 줄었고, 구매 단가는 3.8% 올랐다. “사람은 안 오는데, 온 사람은 비싸게 산다”는 분위기가 지배적인 셈이다.

 

오프라인 업태 중에선 준대규모점포(SSM)가 유일하게 활짝 웃었다. 1.0% 상승으로 3개월 연속 성장세를 기록했으며, 점포 수도 3.1% 늘었다. 특히 2023년 4월 이후 25개월 연속 구매건수 증가라는 진기록도 세웠다. 이마트에브리데이, 롯데슈퍼 등 동네형 마트의 생존 전략이 제대로 통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편의점은 2개월 연속 감소세에 빠졌다. 점포 수는 전년보다 줄고(△0.6%), 구매건수도 3.1% 감소했다. 점포당 매출은 0.5% 상승했지만, 이는 단가 인상 덕이지 소비 심리 회복 때문은 아니다. 코로나 이후 급속도로 성장하던 편의점 업계가 새로운 전환점을 찾지 못하고 정체 상태에 빠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태별 점유율에서도 드라마는 이어졌다. 온라인의 점유율은 53.1%로, 오프라인(46.9%)을 계속 앞질렀다. 이는 2024년 5월 대비 무려 2.9%포인트 증가한 수치로, 오프라인의 전면적인 전략 수정을 요구하는 경고등과 같다. 특히 대형마트(△0.7%p), 백화점(△0.9%p), 편의점(△1.2%p) 등 오프라인 모든 업태가 점유율을 잃었단 점은 위기감마저 느껴진다.

 

상품군별로 보면, 오프라인에선 ‘명품’이 판을 뒤흔들었다. 해외 유명 브랜드 제품군은 8.1%나 상승하며 전체 오프라인 매출을 견인했다. 식품도 1.0% 상승해 비교적 선방했다. 그러나 가전(△7.8%), 아동·스포츠(△2.5%), 패션·잡화(△3.7%) 등 대부분 비식품 품목은 부진을 면치 못했다. 고물가와 경기불안이 생활 소비재보다 프리미엄 소비로 쏠리는 기이한 양상을 연출한 셈이다.

 

오프라인 점포 수는 전체적으로 줄었다. 특히 백화점은 3개 점포가 폐점되며 5.0% 감소했고, 대형마트도 1.6% 감소했다. 반면 SSM은 3.1% 증가하며 유일하게 점포 수 확대를 기록했다. 점포당 매출도 SSM만 유일하게 감소(△2.1%)하며, 늘어난 점포 수에 비해 ‘질적 성장은 숙제’로 남았다.

 

 

결론적으로, 5월 유통업계는 디지털 중심 소비 행태가 더욱 공고해졌음을 다시 한번 확인한 달이었다. 오프라인의 반등이 반가운 소식이긴 하지만, 이는 구조적 회복이라기보다는 고가 소비층에 기댄 일시적 반짝 효과로 보는 게 합리적이다. 유통업계는 이제 단순한 할인이나 명품 확대가 아닌, 소비자 ‘경험’과 ‘접점’의 혁신 없이는 더 이상의 반전은 어렵다는 점을 깊이 인식해야 할 시점이다.

 

[ 송현주 기자: mapo@thekoreantoday.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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