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름휴가의 재정의…도심 속 ‘피서지’가 몰려온다

 

[코리안투데이] 서울에서 즐길 수 있는 코스 안내 포스터(사진=서울시청) © 변아롱 기자

 

가장 눈에 띄는 건 ‘한강’의 변화다. 올해로 10주년을 맞은 ‘한강페스티벌 여름’은 7월 26일부터 8월 24일까지 한 달간 잠실, 난지, 양화, 망원 등 10개 한강공원에서 수상 스포츠, 다리밑 영화제, 무소음 DJ파티, 썸머뮤직피크닉 등 한강을 무대로 한 시원한 행사를 연이어 선보인다. 특히 평년보다 무더울 것이란 예보에 맞춰 기간을 30일로 확대한 점이 눈에 띈다.

 

도심 한복판의 이색 워터파크도 주목할 만하다. 광화문광장에서 열리는 ‘서울썸머비치'(7월 19일~8월 8일)는 수영장과 워터슬라이드를 설치해 교통비 ‘0원’의 피서를 실현한다. 아이들을 위한 모래놀이터 ‘샌드비치’와 가족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더불어 한강수영장 3곳과 물놀이장 3곳은 올해부터 밤 10시까지 연장 운영된다. 성인풀부터 유아풀까지 연령별로 나뉘어 있어 가족 단위 피서지로 제격이다.

 

산과 계곡도 서울 안에 있다. 종로구 수성동계곡과 강북구 우이동계곡은 대중교통만으로 접근 가능해 도심 속 숨은 피서지로 인기다. 물가에 발을 담그고 바위 위에 누우면, 먼 시골까지 가지 않아도 무릉도원 같은 한가로움을 누릴 수 있다. 계곡 인근엔 ‘계곡 뷰’ 카페와 캠핑장이 줄지어 있어 하루 피서코스로 손색없다.

 

도심 속 녹지 쉼터 역시 강화됐다. 서울시는 11개 자치구에 ‘수변활력거점’을 조성해 홍제천, 도림천, 안양천, 우이천 등 수변공간을 테라스형 복합문화공간으로 탈바꿈시켰다. 이 가운데 우이천은 목재데크와 수변테라스, 야간 조명이 어우러진 야경 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청운문학도서관, 인왕산 숲속쉼터, 오동숲속도서관, 안산 황톳길 등 ‘책과 숲, 물과 돌’을 테마로 한 힐링 공간도 빠르게 자리 잡는 중이다.

 

특히 가족 단위 여행객을 위한 시설이 풍부하다. 서울상상나라, 서울시립과학관 등 실내 교육 공간은 무더위를 피해 학습과 놀이를 겸할 수 있는 최적의 장소다. 보라매공원에서 열리는 ‘2025 서울국제정원박람회’는 150일간 펼쳐지는 정원 전시로, 한여름밤의 피크닉 명소로 부상 중이다. 여기에 서울식물원, 경춘선숲길, 공릉동 도깨비시장까지 더하면 아이와 함께 떠나는 도심 속 1일 피서 코스가 완성된다.

 

서울의 ‘하늘과 강’도 관광자원으로 진화했다. 여의도공원에 위치한 ‘서울달’은 최대 130m까지 상승하는 열기구 체험 시설로, 서울 스카이라인을 한눈에 담을 수 있다. 한강 위를 누비는 신개념 교통수단 ‘한강버스’도 9월 정식운행을 앞두고 8월 중 시민 체험 이벤트를 진행한다. 총 7개 선착장을 연결하며 31.5km를 운항할 예정으로, 미래 서울형 수상교통의 시범사업으로서도 주목된다.

 

도심에서 즐기는 스포츠와 축제도 풍성하다. DDP 여름축제(7.31~8.3)는 대형 보드게임, 스케이트보드 대회, DJ 공연, 나이트런이 펼쳐지는 ‘도심형 플레이그라운드’로 꾸며진다. 같은 시기 ‘서울라이트DDP 여름’에서는 역사와 시간을 주제로 한 미디어파사드 아트워크가 동대문역사문화공원을 수놓는다. 고대 한양도성과 이간수문 위에 투영된 빛의 결은 서울 도심의 야경을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린다.

 

K-컬처와 연계한 콘텐츠도 있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헌터스’ 속 무대였던 명동거리, 북촌한옥마을, 청담대교, 자양역, 낙산공원 등은 팬들 사이에서 성지로 떠오르며 ‘애니메이션 서울 투어’ 코스로 자리 잡았다. 특히 명동의 붐업과 동시에 한류 콘텐츠의 도시 마케팅 활용도가 상승 중이다.

 

서울시는 여름휴가지 정보 확산을 위해 7월 23일부터 29일까지 교보문고 광화문점에서 ‘서울 여름휴가지 뽑기’ 이벤트도 연다. 현장에 설치된 캡슐 뽑기기계에서 서울시 홍보채널 구독 인증 후 참여 가능하며, 서울달 탑승권, 서울숙박권, 해치 키링 등의 경품이 제공된다. 하루 300개 한정 수량이다.

 

2025년 여름, 휴가는 더 이상 떠나는 것이 아니라 ‘발견하는’ 것이다. 서울은 이제 휴가철에 텅 비는 도시가 아닌, 머물고 싶은 여름 도시로의 전환을 꾀하고 있다. 도심 전체를 피서지로 재구성한 서울의 여름 실험은 관광과 문화, 환경, 복지가 유기적으로 연결된 도시 전략으로 이어지며, 앞으로 여름 도심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 나갈 예정이다. 

 

 [ 변아롱 기자 : yangcheon@thekoreantoday.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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