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 배우 이순재 전 국회의원이 11월 25일 새벽 별세했다. 향년 91세. 연극에서 시작해 방송과 영화까지 활약하며 ‘국민 배우’로 자리매김한 그는 한국 대중문화사에 든든한 발자취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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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로 배우 이순재가 11월 25일 새벽 세상을 떠났다. 향년 91세. 유족 측은 이날 이 같은 비보를 알리며 빈소 마련을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1934년 함경북도 회령에서 태어난 그는 어릴 적 가족과 서울로 올라와 서울고, 이어 서울대학교 철학과에 진학했다. 학창 시절 영국 배우 로렌스 올리비에 주연 영화 『햄릿』을 보고 연기의 길로 접어든 그는 1956년 연극 『지평선 너머』로 데뷔하며 연기 인생을 시작했다.
이후 그는 1965년 TBC 1기 전속 배우로 활동하며 드라마·영화·연극 장르를 아우르는 폭넓은 활동을 펼쳤다. 그의 출연작은 단·조연을 포함해 140여 편에 이르며, 대표작으로는 『사랑이 뭐길래』, 『허준』, 『상도』, 『이산』 등이 있다.
70대 이후에도 그는 ‘현역 최고령 배우’라는 수식어를 지니며 『거침없이 하이킥』, 『지붕뚫고 하이킥』 등 코믹과 감동을 오가는 연기로 세대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연기 활동 외에도 그는 1970·80년대 한국방송연기자협회 회장을 세 차례 역임했고, 1992년 제14대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며 문화와 공공영역을 넘나드는 삶을 살아왔다.
그의 마지막 공식 활동은 지난해 10월 연극 『고도를 기다리며를 기다리며』 출연 예정이었으나 건강 이상으로 중도 하차한 이후였다. 건강이 점차 악화했다는 주변의 우려도 있었다.
이순재는 연기자이자 인생의 여러 페르소나로 기억될 것이다. ‘대발이 아버지’로 사랑받은 아버지상, 변화무쌍한 연기 스펙트럼, 늙지 않는 현역 배우로서의 도전 등은 그가 남긴 유산이다.
그를 기억하는 수많은 동료 배우와 후배들이 고인의 연기 인생과 삶을 기리며 애도의 뜻을 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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