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악구가 오랜 기간 어둡고 불편했던 관악로 봉천고개 지하보도를 젊은 감성과 도시 문화가 만나는 공간으로 완전히 재정비했다. 구는 27일 오후, 노후 지하보도를 ‘도시형 문화 보행공간’으로 탈바꿈한 ‘언더그라운드 관악(UNDERGROUND GWANAK)’ 준공식을 열고 지역 주민에게 첫선을 보였다. 행사에는 박준희 관악구청장을 비롯해 시의원·구의원 등 80여 명이 참석해 변화된 공간을 함께 확인했다.
 [코리안투데이] 관악로 지하보도 공간 개선 사업 준공식 모습 © 관악구청 제공 |
이번에 새롭게 단장된 지하보도는 관악로 267~268 일대, 관악구의 주요 진입로에 위치한 총 34m 규모의 구조물이다. 1988년 준공 이후 30년 넘게 지나면서 구조물 노후, 조도 부족, 안전성 저하 등으로 지속적인 민원이 이어져 왔다. 구는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2023년 7월부터 지하보도 정비 설계에 착수했고, 같은 해 ‘서울시 생활감성도시 자치구 공모’에 선정되면서 사업이 본격 속도를 냈다.
총사업비 13억 원이 투입된 이번 사업은 단순한 보도 정비가 아니라 ‘일상 속 문화 여가공간’ 조성을 핵심으로 삼았다. 4개 출입구에는 밝은 톤의 철제 프레임과 투명 유리 캐노피를 배치해 개방감을 높였고, 내부는 모던 디자인의 벽 타일, 천장재, 바닥재를 적용해 이전과 확연히 다른 분위기를 연출했다. 곳곳에 배치된 노란색 포인트 네이밍 사인과 조형물이 공간에 생동감을 더하며, 주민들이 안전하고 편하게 지날 수 있는 밝은 통로가 완성됐다.
특히 이번 재정비의 핵심은 청소년과 청년층이 활용할 수 있는 문화공간 기능이다. 지하보도 한편에는 대형 벽면 거울, 데크 공간, 스피커를 갖춘 연습공간이 조성돼 댄스·버스킹·소규모 공연 등 다양한 활동이 가능하다. 구는 이 공간을 12월부터 ‘대관 신청제’로 운영해 지역 청소년과 주민의 건전한 여가 활동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대관 신청은 관악구청 누리집에서 사전 예약 후 이용할 수 있다.
 [코리안투데이] 관악로 지하보도 공간 개선 사업 준공식 문화공연 모습© 관악구청 제공 |
이와 함께 쉼터형 커뮤니티 공간도 별도로 마련됐다. 벤치, 테이블, 조경 시설을 갖춘 이 공간은 주민 누구나 잠시 머물며 대화를 나누거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소규모 교류 구역으로 꾸며졌다. 그동안 단절·회피의 공간으로 여겨진 지하보도가 ‘걷고 머무는 길’로 변신한 셈이다.
박준희 구청장은 “봉천고개 일대가 오랜 세월 노후한 통로로 남아 있었지만, 이번 사업을 통해 주민이 일상 속에서 문화와 안전을 동시에 누릴 수 있는 공간으로 바뀌었다”며 “관악구의 공간 혁신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며, 주민 삶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관악구는 ‘언더그라운드 관악’을 지역 기반 문화거점으로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구 관계자는 “지하보도가 단순한 이동 통로를 넘어 청소년의 창작 공간, 주민의 소통 공간이 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 임희석 기자: gwanak@thekoreantoday.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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