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그네 인생, 무엇을 붙잡고 살아야 하는가?

  

“인생은 나그네”라는 한 문장을 중심으로,

밀라노 대성당의 세 가지 문,

터키 사람들의 인사말,

성경 속 아브라함과 야곱의 고백을

이어서 우리 삶의 본질을 돌아보게 한다.

 

즐거움도, 고통도 모두 잠깐이고

정말 중요한 것은 “영원한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하면서,

오늘 하루 건강·일·만남에 감사하며,

나그네처럼 머무는 동안 서로를 돕고 베풀며 살자는 메시지를 전한다.

 

 [코리안투데이] 머릿돌42. 나그네 인생, 무엇을 붙잡고 살아야 하는가?  © 지승주 기자

 

1) 밀라노 대성당의 세 문이 주는 메시지

 

이탈리아 밀라노 대성당에는

아주 의미 있는 세 개의 문이 있다고 합니다.

 

첫 번째 문에는 장미꽃이 새겨져 있고

그 아래 이렇게 적혀 있습니다.

 

“모든 즐거움은 잠깐이다.”

 

피어날 때는 너무 아름답고 향기롭지만,

시간이 지나면 금세 시들어 떨어지는 장미처럼

당신이 오늘 누리는 즐거움도 영원하지는 않다는 뜻이겠지요.

 

두 번째 문에는 십자가가 새겨져 있고

이렇게 쓰여 있습니다.

 

“모든 고통도 잠깐이다.”

 

오늘 당신이 짊어지고 있는 무거운 짐,

말 못 하고 숨겨둔 눈물,

밤마다 쥐어짜며 버티는 그 고통도

영원히 계속되는 것이 아니라

반드시 “지나가게 되어 있다”는 약속처럼 들립니다.

 

그리고 세 번째 문에는

이 짧지만 깊은 문장이 새겨져 있다고 하지요.

 

“오직 중요한 것은 영원한 것이다.”

 

즐거움도, 고통도 다 지나가고 나면

결국 남는 것은 “영원한 것”뿐이라는 사실.

이 세 가지 문은

우리 인생의 방향을 아주 단순하게 정리해 줍니다.

 

즐거움에 취해 영원을 잊지도 말고,

고통에 눌려 영원의 소망을 놓치지도 말고,

잠깐의 것에만 붙들리지 말고

영원한 가치를 바라보며 살라는 초대입니다.

 

2) “빨리 지나가기를 바랍니다”라는 인사

 

터키 사람들은

고난과 슬픔을 겪고 있는 사람에게 이렇게 인사한다고 합니다.

 

“빨리 지나가기 바랍니다.”

 

“힘내세요”라는 말보다

조금 더 조용하고, 깊은 말이지요.

 

지금 당신이 겪는 이 어려움이

언젠가 반드시 지나갈 것이라는 믿음,

그래서 너무 오래 붙잡고 괴로워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습니다.

 

당신의 인생에서 힘든 계절,

몸도 마음도 지친 그 시간도

결국 “지나가는 과정”일 뿐입니다.

 

지나가야 할 것을 영원할 것처럼 붙잡고 괴로워하기보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라는 마음으로

조용히, 그러나 끝까지 걸어가면

그 길 끝에서 당신은 한 뼘 더 자란 자신을 보게 될 것입니다.

 

3) 성경이 말하는 인생: “나그네와 행인”

 

성서 전체를 보면

인생을 “나그네, 행인”으로 표현하는 장면이 여러 번 나옵니다.

 

아브라함도 자신을 “나그네”라고 고백했고,

야곱도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며

“나그네 길의 세월”이라고 말했습니다.

 

인생이 나그네라는 말은

이 세상이 우리의 ‘영원한 집’이 아니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잠시 머물다 가는 길손,

머무는 동안은 내 집처럼 살지만

떠날 때는 아무것도 가져갈 수 없는 손님.

그게 바로 당신과 저의 인생입니다.

 

어린 시절은 아침처럼 금세 지나가고,

젊은 시절은 햇빛이 쏟아지는 낮처럼

눈 깜짝할 사이에 흘러가 버립니다.

 

나이가 들어 뒤를 돌아보면

저녁 노을처럼

“언제 이렇게 시간이 갔나” 하는 생각만 남지요.

 

안개처럼 잠깐 보이다 사라지는 것,

그게 우리의 생애입니다.

 

4) 호텔 손님으로 사는 인생

 

어떤 사람이 호텔에 하루 묵는다고 생각해 봅시다.

 

그날 하루는 최고급 침대에 눕고,

아름다운 조명과 넓은 욕실을 마음껏 쓸 수 있습니다.

 

하지만 체크아웃 시간이 되면

그 모든 시설과 공간을 뒤로 하고

자기 짐만 들고 떠나야 합니다.

 

호텔의 모든 것은

잠시 당신에게 ‘허락된 것’일 뿐,

결코 당신의 소유가 아닙니다.

 

우리 인생도 이와 같습니다.

 

당신이 잠시 이 세상에서 누리는 재산, 명예, 자리, 권력, 집, 차…

이 모든 것은

“호텔의 시설”과 같은 것들입니다.

 

이 땅에서의 나그네 길을 마치고

당신이 고향인 하늘나라로 돌아갈 때에는

그 어떤 것도, 단 하나도

함께 가져갈 수 없습니다.

 

그래서 인생을 아는 사람들은

“무엇을 가지느냐”보다

“어떻게 쓰고, 어떻게 나누고, 무엇을 남기느냐”를

더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5) 나그네처럼 살되, 빈손이 아닌 마음으로

 

우리가 나그네처럼 살아간다는 것은

허무하게 살라는 뜻이 아닙니다.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잠시 머무는 동안

더 진심으로 사랑하고,

더 기꺼이 나누고,

더 따뜻하게 손을 내밀라는 초대입니다.

 

당신이 이 땅을 떠날 때

재산을 다 가져갈 수는 없지만,

 

당신이 베풀었던 친절,

당신이 흘렸던 눈물,

당신이 건네준 위로의 말,

당신이 붙잡아 준 한 사람의 손은

 

그 사람들의 마음 속에서

오래오래 살아남습니다.

 

그래서 나그네 인생은

오히려 더 값지게, 더 깊게, 더 따뜻하게

살아야 하는 인생입니다.

 

6) 오늘, 나그네로서 드릴 수 있는 감사

 

나그네의 삶을 안다는 것은

“오늘”이라는 한 날을

더 귀하게 여긴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당신이 오늘도 숨 쉬고 있다는 사실,

오늘도 일할 수 있는 힘이 있다는 사실,

오늘도 누군가를 만날 수 있고

누군가에게 안부를 물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우리는 이미 큰 선물을 받은 사람입니다.

 

오늘, 당신이 할 수 있는 감사는

그리 거창한 것이 아니라도 좋습니다.

 

오늘 내가

조금이라도 건강함에 감사하고,

내가 해야 할 일을 감당할 수 있음에 감사하고,

오늘 만난 사람 한 명 한 명을

소중한 인연으로 여길 수 있다면,

 

그 감사가 쌓여

당신의 삶 전체를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행복한 방향으로 바꾸어 갈 것입니다.

 

7) 나그네에게 필요한 한 문장

 

“모든 즐거움은 잠깐이다.”

“모든 고통도 잠깐이다.”

“오직 중요한 것은 영원한 것이다.”

 

이 세 문장을

당신 마음 어딘가에

조용히 새겨 두면 좋겠습니다.

 

즐거움에 도취되지 않도록,

고통에 절망하지 않도록,

영원한 가치를 잊지 않도록

당신을 붙잡아 줄

짧지만 강한 인생의 나침반이 되어 줄 것입니다.

 

오늘도 나그네인 당신의 발걸음 위에

조용한 평안과 감사가 함께 하기를 바랍니다.

 

  

📰 기사 원문 보기

<저작권자 ⓒ 코리안투데이(The Korean 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