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2018년 승인받은 56조 원(약 430억 달러) 규모의 보상 패키지를 재승인받기 위해 델라웨어 법원에 제기한 소송에서 패배했다. 델라웨어 상업법원의 캐슬린 맥코믹 판사는 월요일(현지 시각), 해당 보상 패키지가 부적절하게 승인된 것이라며 이를 무효화한 기존 판결을 유지했다.
머스크의 보상 패키지는 미국 역사상 공기업 CEO에게 승인된 가장 큰 규모의 보상으로, 이와 관련된 논란은 그간 테슬라 주주들 사이에서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머스크는 주주 투표로 보상 패키지가 적법하게 승인되었음을 주장하며 기존 판결의 번복을 시도했으나, 맥코믹 판사는 “새로운 사실을 만들어 판결을 뒤집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고 판결문에 명시했다.
이번 소송에서 테슬라 주주들을 대리한 변호인단은 소송에서의 성공으로 약 4,600억 원(3억 4,500만 달러)의 변호사 수임료를 법원으로부터 승인받았다. 이들은 성명을 통해 “이번 판결은 주주 권리를 보호하고 법적 절차의 신뢰성을 유지한 중요한 사례”라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머스크는 이번 판결에 대해 강한 반발을 드러냈다. 그는 소셜 미디어 X(구 트위터)에 “회사를 델라웨어에 등록하지 말라”는 발언을 남기며 법원의 결정을 비판했다. 이에 테슬라는 6월 주주 투표를 통해 본사의 법적 등록지를 텍사스로 이전하는 결정을 내리며 머스크의 의사를 반영했다.
델라웨어 법원의 이번 판결은 머스크가 향후 대법원에 항소할 가능성을 남겨두며 법적 공방이 지속될 수 있는 여지를 남겼다. 한편, 판결 이후에도 테슬라 주가는 최근 몇 주 동안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테슬라의 주가는 4주 동안 42% 상승하며 머스크의 순자산은 약 57조 원(430억 달러) 증가했다. 현재 머스크가 보유한 테슬라 주식의 가치는 약 195조 원(1,500억 달러)에 달하며, 이는 그의 다른 주요 자산인 스페이스X 지분을 제외한 수치다.
이번 사건은 기업 최고경영자의 보상 문제와 관련된 법적·윤리적 논란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델라웨어 법원의 판결은 주주 권리와 경영진 보상 간의 균형을 재확립하는 중요한 기준을 제시했으며, 머스크와 테슬라가 이 여파를 어떻게 극복할지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