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준영정의 대가, 금산 라영호 화백을 만나다

  

한지 위에 생명을 불어넣는 붓끝의 고수. 81세의 나이에도 여전히 ‘표준영정’의 미학을 추구하며 우리 전통 인물화를 지켜가는 한 인물이 있다. 국내 최고 권위의 표준영정 화가로 불리는 금산 라영호 화백. 박정희 전 대통령부터 윤석열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역사 인물의 모습을 한지에 담아낸 그는, 단순한 초상화를 넘어 ‘시대의 정신’을 그리는 예술가다. 그의 삶과 철학을 담은 붓 끝 이야기를 들어봤다.

  

 [코리안투데이] 표준영정의 대가, 금산 라영호 화백  © 지승주 기자

1. 그림을 시작한 유년기

“7살 때부터 그림을 그렸어요. 초등학교 3학년 때 선생님 초상화를 그렸는데, 너무 닮게 그려서 경찰 조사까지 받았죠.”

 

2. 놀이가 아닌 삶이 된 그림

“저한테 그림은 친구였고 세상이었어요. 붓을 쥐는 것만으로도 기쁨이 넘쳤습니다.”

 

3. 한지에 담는 예술의 혼

“비단은 300년이면 색이 바래요. 하지만 닥나무로 만든 한지는 3천 년도 갑니다. 그게 제 무기죠.”

 

4. 표준영정이란 무엇인가

“그 시대를 살았던 위인의 정신과 존재를 후대에 바르게 남기는 일입니다. 단순한 그림이 아닙니다.”

 

5. 왜 한지여야 하는가

“한지는 숨을 쉬고, 감정을 품어요. 시간까지 기억하죠. 생명이 있는 재료입니다.”

 

6. 감정을 그리는 붓

“영정화는 붓끝의 흔들림 하나로 인물이 웃고 울어요. 기술이 아니라 감정이 중요합니다.”

 

7. 표준영정 제작 과정

“회의와 조율을 거쳐 4장의 후보작을 그리고, 의뢰인이 선택합니다. 그러나 저는 모든 그림에 혼을 담습니다.”

 

8. 기억에 남는 작업

“한산이씨 묘역에 걸린 영정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후손들이 그림 앞에서 우는 걸 보고 저도 울었습니다.”

 

9. 인생의 전환점

“40대 중반 세종문화회관 전시회가 제 인생의 전환점이었어요. 김수환 추기경님이 찾아와 주셨죠.”

 

10. 대통령도 붓 아래

“윤석열 대통령, 오바마 대통령도 그렸습니다. 직함이 아닌 ‘사람’을 그립니다.”

 

11. 하루도 쉬지 않은 성실함

“성실이 곧 실력입니다. 매일 붓을 들었고, 그 덕에 지금의 감각을 유지할 수 있었죠.”

 

12. 6인의 대가, 나의 뿌리

“허백련, 김은호, 박승무, 변관식, 이상범, 노수현 선생님들의 기법을 몸에 익히고 제 감성으로 풀어냈어요.”

 

13. 후학들에게

“기법은 배울 수 있지만, 혼은 훈련으로 만들어집니다. 그림엔 ‘마음’이 들어가야 합니다.”

 

14. 인물화는 철학이다

“한 사람의 철학, 가치관, 인생이 선 하나에 담깁니다. 인물화는 가장 깊은 예술입니다.”

 

15. 세계로 간 한국화

“대만 총통 초상화도 그렸습니다. 한국 전통화가 세계로 나아가고 있음을 실감합니다.”

 

16. 후계자와 전통

“많은 제자가 있지만, 진짜 정신까지 잇는 이는 적습니다. 전통은 뿌리보다 혼입니다.”

 

17. 붓의 감각은 살아있다

“디지털 시대지만 붓의 감각, 아날로그의 결은 사라지지 않아요. 오히려 더 귀해질 겁니다.”

 

18. 한지의 힘

“한지는 시간이 지나도 그림을 품고 있어요. 제 작품은 후대에도 그대로 남을 겁니다.”

 

19. 화가의 사명

“사람을 그리는 것이 아니라 시대를 그리고 정신을 그립니다. 영정화가로서의 사명이죠.”

 

20. 앞으로도 그릴 것

“그리고 싶은 인물이 아직도 100명은 넘습니다. 손이 움직이는 날까지 붓을 놓지 않을 겁니다.”

 

🖋 편집자 후기

84세의 금산 라영호 화백은 단순한 그림을 넘어 ‘시대의 기억’을 붓에 담는 인물이다. 우리는 ‘사람을 듣는다’라는 이름 아래 또 하나의 살아있는 역사와 만났다. 그의 그림은 한국인의 정신이고, 한지 위에 남겨질 영혼의 기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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