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특집] ‘김유정, 하남에 머물다’, 지역을 넘은 문학, 예술로 다시 피어나다

 

문학은 사람을 잇고, 도시는 문학으로 숨 쉰다.

2025년 여름, 하남문화재단 전시장에서 열린 《김유정, 하남에 머물다 Season 2》는 단순한 문학 전시를 넘어, 도시와 세대를 잇는 살아있는 문화예술의 장이었다. 하남과 춘천, 두 지역이 공동으로 기억하고 함께 만들어 가는 이번 프로젝트는, 문학 유산이 오늘의 감각 속에서 예술로 확장되는 ‘지속가능한 문학 콘텐츠’의 좋은 사례로 남는다.

 

[문화특집] ‘김유정, 하남에 머물다’, 지역을 넘은 문학, 예술로 다시 피어나다

  [코리안투데이] 2025 ‘김유정, 하남에 머물다’ 전시 작가와의 만남 / 김유정예술연구회 사진 제공 

문학, 도시의 예술으로 피어나다

천재 소설가 김유정(1908~1937)은 강원도 춘천에서 태어나, 생의 마지막 시간을 하남시 상산곡동 100번지에서 보냈다. 병약한 몸에도 창작의 끈을 놓지 않았던 그는 <봄·봄>, <동백꽃>, <산골 나그네>, <땡볕>, <떡>, <아내> 등의 작품을 남기며 한국문학의 서정과 해학, 인간애를 깊이 있게 담아냈다. 그리고 하남은 그의 마지막 집필지이자 누이 홍선과의 예술적 정서가 오간, ‘작가의 내면이 가장 짙게 머문 장소’다.

 

《김유정, 하남에 머물다》 시즌2는 이 지점을 기반으로 한 예술적 재구성이다. 문학 중심의 기존 콘텐츠에서 나아가, 무용, 연극, 음악, 시각예술이 함께 어우러지는 융복합 예술축제로 확장되며 지역문화의 새로운 진화를 보여주고 있다.

 

  [코리안투데이] ] ‘김유정, 하남에 머물다’  지역을 넘은 문학, 예술로 다시 피어나다 /김유정예술연구회 사진 제공 

총감독을 맡은 김유정예술연구회 유승현 대표는 “김유정의 유산은 단지 과거의 문학이 아니라 지금 여기 우리에게 필요한 예술적 품이자 따뜻한 시선입니다. 시대가 변해도 변치 않는 인간에 대한 이해와 공감, 그것이 바로 김유정 문학이 살아 숨 쉬는 이유”라고 말했다.

 

 

지역을 넘는 예술의 연결, 하남과 춘천의 교류전

이번 전시의 특별함은, 김유정의 고향인 춘천과 그가 마지막으로 머문 하남이 손을 맞잡았다는 데 있다. 춘천 지역 예술가들이 하남을 찾아 함께 전시를 열고 공연을 진행하는 이례적인 문화 교류가 성사됐다.

               

서예가 박무숙, 어반스케쳐 이병도, 한국화가 안용선, 영화감독 조창호 등이 참여한 ‘하남-춘천 교류전’은 김유정의 문학을 각자의 장르로 해석하여 풀어낸 작품들을 선보였다. 이를 통해 관객은 문학 속 정서가 어떻게 현대예술의 언어로 변주되는지 직접 경험할 수 있었다.

 

또한 국립무용단 청년단원 이민성 무용가는 ‘유정, 꽃으로 피다’라는 주제의 솔로 무대를 통해, 김유정의 문학을 몸짓 언어로 해석했고, 극단 청춘터는 창작극 <동백꽃 핀 하남>을 무대에 올려 그의 작품 속 인물들을 생생히 되살려냈다. 소프라노 이승의 무대는 김유정 문학이 품은 서정을 음악으로 전환시키며, 융합 예술의 진가를 보여줬다.

 

                     [코리안투데이]  ‘김유정, 하남에 머물다’ 오프닝, 기념 사진 모습 © 백창희 기자

 

문화예술 수요의 새로운 지표, 전시 기간 천 명이상의 아이들 방문

전시 초기부터 관람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이번 행사는, 이례적으로 전시 기간이 연장되었다.

유승현 대표는 “단 며칠 만에 교육기관 아이들이 천 명이나 다녀갔습니다. 김유정 작가가 교과서에 실린 문인이라는 점도 있지만, 그만큼 하남시 아동·청소년들의 문화적 수요가 분명하게 있다는 점을 보여준 셈이지요.”라고 소감을 밝혔다.

 

 [코리안투데이]  전시장에서 김유정 작품을 함께 낭독하며 감상하는 어린이들 모습 / 김유정예술연구회 사진 제공  

 

  [코리안투데이] 오혜린 작가 <동백꽃> 착품에서 유승현 대표의 설명을 들으며 자유롭게 감상 중인 어린이들 / 김유정예술연구회 사진 제공 

“지금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예술이 품은 따뜻한 시선입니다”

하남시는 2020년부터 김유정과 관련된 문화 프로젝트를 연이어 기획해왔다. 특별기획전, 창작 뮤지컬 <유정, 봄을 그리다>, 문학콘서트까지, 김유정 문학을 매개로 한 다양한 콘텐츠는 지역사회 안에서 문화의 지속 가능성과 예술적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문학촌 초대 촌장인 전상국 소설가는 “김유정의 삶과 정신을 여러 예술가들이 각기 다른 방식으로 품고 표현하고 있다는 점이 무엇보다 감동적이다. 그 예술혼이 하남과 춘천에서 오롯이 이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코리안투데이] 예술이 품은 따뜻한 시선로 감상하는 작가와의 만남 시간  ©백창희 기자

 

김유정 문학, 도시와 사람을 잇는 문화 플랫폼으로

문학은 시대를 비추는 거울이자, 세대를 연결하는 다리가 된다.

하남과 춘천은 김유정이라는 작가를 매개로 서로의 문화를 교류하며, 문학을 중심에 둔 ‘도시 간 지속 가능한 예술 플랫폼’을 함께 만들어가고 있다.

 

  [코리안투데이] 《김유정, 하남에 머물다》 참여 작가와의 만남을 통한 작품 세계의 이해와 문화예술 공감 시간  © 백창희 기자

 

 

《김유정, 하남에 머물다》는 단지 회고전이 아닌, 문학이 오늘 우리 삶에서 어떻게 숨 쉬고, 예술로 피어나며, 다음 세대에게 이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진정한 문화예술 전시회이다.

 

특히 하남문화재단은 전시와 공연을 넘어서 매달 첫째 주 화요일마다 시민들과 함께 ‘김유정 책 읽기 모임’을 운영하고 있으며, 김유정의 작품을 통해 삶의 의미를 되새기고 문학적 감수성을 공유하는 장을 만들고 있다.

이와 함께 올 하반기에는 하남 아트스페이스 유에서 《유정 파티》가 다시 개최된다. 문학, 무용, 음악, 미술, 연극이 어우러진 융복합 공연은 김유정의 문학세계를 ‘총체적 공연예술’로 재구성한 대표 콘텐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참여 작가 및 예술인 | 유승현, 전상국, 조창호, 이민성, 정영원, 정우진, 강현준, 임서정, 김민경, 이승, 유인근, 유주현, 김부경, 박무숙, 이병도, 안용선, 추가디, 조수정, 우광제, 최승애, 김민찬, 김용호, 배솔, 송정희, 정소경, 오혜린, 전애, 윤지수, 이미선, 정을순, 조경애, 피혜림, 이민숙, 강병덕, 구민재, 권미영, 김낙주, 김민정, 김은솔, 김진영, 윤보현, 유요환, 윤정환, 이경임, 이민아, 전종애, 어선숙, 박주희, 이기문, 윤정열, 최윤식, 한상란 외 다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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