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천구, 서울 첫 ‘어르신 반려동물 의료비 지원’…65세 이상, 마리당 최대 40만 원

양천구, 서울 첫 ‘어르신 반려동물 의료비 지원’…65세 이상, 마리당 최대 40만 원

“생기는 돈은 없는데 반려견이 아프면 엄청 부담돼요. 종합검사까지 하려면 진짜 많은 돈이 드는데, 큰 도움이 되는 거죠.” 양천구 신월동에 사는 조○○ 어르신의 말은 현실을 그대로 보여준다. 반려동물이 아플 때 발생하는 병원비는 고령층에게는 결코 가볍지 않은 짐이다. 이런 어려움을 줄이기 위해 양천구가 서울 자치구 최초로 시작한 ‘양천형 우리동네 동물병원’ 사업이 시행 3년 차를 맞아 눈길을 끈다.

 

[코리안투데이] ‘양천형 우리동네 동물병원’ 안내 이미지 © 변아롱 기자

양천구는 2023년부터 기초연금 수급자인 65세 이상 어르신을 대상으로 반려동물 진료비를 지원하는 독자적인 사업을 운영해왔다. 전국적으로 반려동물 양육 가구가 급증하면서 반려동물을 가족처럼 여기는 문화가 확산되는 가운데, 경제적 이유로 치료를 미루거나 포기하는 고령층의 현실적 문제를 직접 겨냥한 정책이다.

 

지원 범위는 ‘필수진료’와 ‘선택진료’로 나뉜다. 필수진료에는 기본 건강검진, 예방접종, 심장사상충 예방약 투여 등이 포함되며 최대 20만 원까지 지원된다. 선택진료는 필수진료 과정에서 발견된 질병 치료나 중성화 수술 등에 적용되며, 역시 최대 20만 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 결과적으로 반려견이나 반려묘 1마리당 최대 40만 원까지 보조가 가능하다. 다만 미용이나 영양제 주사 등 단순 처방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올해부터는 ‘가구당 1마리’였던 지원 기준을 ‘1인당 1마리’로 확대해, 다인 가구 내 복수의 반려동물도 혜택을 받을 수 있게 했다. 이 역시 어르신들의 실제 양육 환경을 반영한 조치로 평가된다. 지금까지 이 사업을 통해 진료비 지원을 받은 반려동물은 200여 마리에 이른다.

 

지원 절차는 간단하다. 기초연금 수급자 확인서와 신분증, 동물등록이 완료된 반려동물을 데리고 구와 협약한 지정 동물병원을 방문하면 된다. 병원은 목동·신월동·신정동을 포함한 양천구 내 10곳에서 운영되며, 진료비는 구비로 전액 충당된다. 지정 병원 정보는 양천구청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이 사업은 단순히 비용 지원을 넘어, 고령층의 정서적 안정과 동물복지 증진이라는 이중 효과를 노린다. 반려동물은 어르신의 외로움 해소와 정신 건강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예상치 못한 의료비가 커다란 장애물로 작용한다. 양천구가 ‘서울시 최초’라는 타이틀을 걸고 사업을 시작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양천구는 이와 함께 ▲저소득층 반려동물 돌봄 서비스 ‘우리동네 펫위탁소’ ▲유기동물 입양 활성화를 위한 입양비 지원 ▲광견병 예방접종 무상 지원 ▲반려동물 문화교실 운영 등 동물복지 전반에 걸친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 단순한 보건 차원을 넘어,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살아가는 지역사회를 지향하는 흐름이다.

 

실제로 ‘양천형 우리동네 동물병원’은 지역 주민들이 직접 뽑은 양천구 정책 성과 가운데 긍정적 평가를 받은 사례로 꼽힌다. 특히 노령화와 1인 가구 증가라는 사회 구조적 변화 속에서 반려동물 돌봄은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 복지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이기재 양천구청장은 “양천형 우리동네 동물병원은 어르신들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반려동물과 건강하게 동행할 수 있도록 돕는 따뜻한 복지정책”이라고 강조하며, 앞으로도 지원 대상을 늘리고 프로그램을 확대해 “사람과 동물이 함께 살기 좋은 도시 양천”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 변아롱 기자 : yangcheon@thekoreantoday.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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