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약물로 인한 난청 (이독성 약물) – 치료를 위한 선택이 청력을 위협할 때

16. 약물로 인한 난청 (이독성 약물) – 치료를 위한 선택이 청력을 위협할 때

 

약물로 인한 난청 (이독성 약물) – 치료를 위한 선택이 청력을 위협할 때 

약물로 인한 난청 (이독성 약물)
치료를 위한 선택이 청력을 위협할 때

📅 2025년 9월 ✍️ 지승주 센터장 ⏱️ 12분 읽기

“선생님, 폐렴 치료받고 나서부터 귀가 안 들려요.” 응급실에서 중증 감염으로 생명을 구한 환자가 몇 주 후 외래에서 하는 말입니다. 생명을 구하기 위해 사용한 항생제가 청력을 앗아간 것입니다. 이처럼 치료 목적으로 사용하는 약물이 귀에 독성을 나타내는 것을 ‘이독성(耳毒性)’이라고 합니다. 오늘은 우리가 꼭 알아야 할 이독성 약물들과 그로부터 청력을 보호하는 방법을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이독성 난청이란? – 약이 독이 될 때

이독성 난청은 약물이나 화학물질에 의해 내이의 기능이 저하되어 발생하는 청력 손실입니다. 특히 달팽이관의 유모세포와 청신경이 주요 손상 부위가 되며, 때로는 평형 기능을 담당하는 전정기관도 함께 영향을 받습니다.

🔬 이독성 난청의 특징

  • 발생 부위: 주로 내이의 달팽이관과 전정기관
  • 증상 패턴: 고주파수부터 시작하여 점진적으로 저주파수로 확산
  • 회복 가능성: 약물에 따라 가역적 또는 비가역적
  • 동반 증상: 이명, 어지럼증, 평형 장애 가능

 [코리안투데이] 16-1. 이독성 약물이 달팽이관에 미치는 영향 도식화  © 지승주 기자

[이미지: 이독성 약물이 달팽이관에 미치는 영향 – 유모세포 손상 과정과 청력 손실 패턴 도식화]

주요 이독성 약물들 – 알아두어야 할 위험 약물

1. 아미노글리코사이드계 항생제

⚠️ 대표적인 약물들

겐타마이신(Gentamicin)
– 중증 감염 치료용
– 발생률: 약 15-20%
토브라마이신(Tobramycin)
– 녹농균 감염 특효
– 신독성 상대적으로 적음
아미카신(Amikacin)
– 내성균에 효과적
– 높은 이독성 위험

메커니즘: 아미노글리코사이드는 달팽이관의 유모세포에 직접 축적되어 활성산소를 생성하고 세포막을 손상시킵니다. 전체 사용자의 7-20%에서 이독성이 발생하며, 손상은 대부분 비가역적입니다.

2. 백금 함유 항암제

약물명 이독성 발생률 특징
시스플라틴 13-81% 고주파수부터 손상, 용량 의존적
카보플라틴 5-15% 시스플라틴보다 이독성 낮음
옥살리플라틴 < 5% 상대적으로 안전

“시스플라틴은 혈관조를 통해 내림프로 유입된 후 유모세포에 축적되어 DNA 손상과 활성산소 생성을 통해 세포사멸을 유발합니다. 특히 60mg/m² 이상의 고용량에서 이독성 위험이 크게 증가합니다.”

3. 루프 이뇨제

푸로세미드(라식스)가 대표적이며, 심부전이나 부종 치료에 필수적인 약물입니다. 시간당 240mg을 초과하거나 너무 빠르게 정맥 주사할 때 일시적인 난청이나 이명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다행히 대부분은 가역적입니다.

4. 살리실산계 (아스피린)

💊 아스피린의 이독성

  • 발생 조건: 고용량 사용 시 (하루 3-4g 이상)
  • 증상: 양측성 이명, 경도-중등도 난청
  • 회복: 약물 중단 후 72시간 이내 정상 회복
  • 메커니즘: 외유모세포의 형태학적 변화

5. 국소 점이액

중이염 치료에 사용하는 점이액도 주의가 필요합니다. 고막 천공이 있는 상태에서 겐타마이신이 포함된 점이액을 사용하면 약 3-4%에서 이독성이 보고됩니다.

 [코리안투데이] 16-2. 주요 이독성 약물들의 발생률 인포그래픽  ©지승주 기자

 

이독성 발생 위험 요인 – 누가 더 위험할까?

🚨 고위험군 체크리스트

연령 관련 요인

  • 신생아 및 영유아
  • 65세 이상 고령자
기존 질환

  • 신기능 저하
  • 간기능 장애
  • 기존 청력 손실
약물 사용 조건

  • 고용량 사용
  • 장기간 투여
  • 빠른 정맥 주사
유전적 소인

  • 미토콘드리아 질환
  • 가족력
  • 약물 대사 이상

이독성 난청의 증상과 진단

초기 증상들

🔔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알려주세요

  1. 고주파수 청력 저하: TV 소리는 들리지만 전화벨 소리가 안 들림
  2. 이명: ‘삐-‘ 하는 고음성 이명이 지속됨
  3. 어지럼증: 평형감각 이상, 걸을 때 휘청거림
  4. 귀 충만감: 귀가 막힌 듯한 느낌
  5. 진동시각: 시야의 물체가 떨리는 것처럼 보임

진단 방법

검사 방법 목적 시행 시기
고주파수 청력검사 8kHz 이상 조기 손상 발견 치료 전, 중, 후
이음향방사검사(DPOAE) 외유모세포 기능 평가 정기 모니터링
혈중 약물농도 최적 용량 유지 투여 중 정기적
신기능 검사 약물 배설 능력 확인 치료 전후

 [코리안투데이] 16-3. 이독성 난청 진단 검사실 모습  © 지승주 기자

 

이독성 난청 예방법 – 미리 막을 수 있다

1. 의료진이 할 수 있는 예방

🏥 의료진의 예방 전략

  • 최소 유효량 원칙: 효과를 볼 수 있는 최소 용량 사용
  • 혈중농도 모니터링: 정기적인 약물 농도 측정
  • 투여 속도 조절: 푸로세미드는 분당 4mg 이하로 천천히
  • 대체 약물 고려: 안전한 대안이 있다면 우선 선택
  • 병용 금지: 여러 이독성 약물 동시 사용 금지

2. 보호 약물의 활용

최근 연구에서 N-아세틸시스테인(NAC)을 하루 1회 함께 복용하면 아미노글리코사이드로 인한 이독성을 상당히 예방할 수 있다는 것이 밝혀졌습니다. NAC는 항산화 작용을 통해 유모세포를 보호합니다.

“순천향대 최성준 교수팀의 최신 연구에 따르면, 이독성 약물의 작용 메커니즘이 점차 명확해지고 있어 앞으로 더 효과적인 예방법과 치료법이 개발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3. 환자와 가족이 할 수 있는 예방

👨‍👩‍👧‍👦 환자 및 가족의 역할

  1. 정확한 병력 전달: 이전 이독성 약물 부작용 경험 반드시 알림
  2. 증상 즉시 보고: 이명, 난청, 어지럼증 즉시 의료진에게 알림
  3. 복용법 준수: 처방된 용량과 횟수 정확히 지키기
  4. 정기 검진 참여: 청력검사 일정 지키기
  5. 자가 약물 금지: 의사 처방 없이 항생제 복용 금지

이독성 난청의 치료와 관리

급성기 치료

이독성 난청이 의심되면 즉시 원인 약물을 중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아스피린이나 푸로세미드처럼 가역적인 경우 빠른 중단으로 회복이 가능하지만, 아미노글리코사이드나 시스플라틴의 경우 이미 발생한 손상은 되돌리기 어렵습니다.

⚡ 응급 대응 순서

  1. 원인 약물 즉시 중단 (의료진과 상의 후)
  2. 청력검사 및 이음향방사검사 시행
  3. 스테로이드 치료 고려 (염증 억제)
  4. 혈관 확장제나 항산화제 투여
  5. 정기적인 청력 모니터링

장기 관리 방안

비가역적인 이독성 난청이 발생한 경우, 조기 청각 재활이 중요합니다. 보청기나 인공와우를 통한 적극적인 재활로 삶의 질을 크게 개선할 수 있습니다.

 [코리안투데이] 16-4. 희망적인 청각 재활 치료 장면  © 지승주 기자

 

실생활 예방 가이드

💡 생활 속 이독성 예방법

약물 복용 전

  • 의료진에게 청력 문제 기왕력 정확히 전달
  • 가족 중 이독성 난청 경험자 있는지 확인
  • 현재 복용 중인 모든 약물 리스트 제공

약물 복용 중

  • 매일 아침 청력 상태 간단히 자가 체크
  • 이명이나 어지럼증 즉시 보고
  • 처방된 용량 임의로 변경하지 않기

일반 의약품 사용 시

  • 아스피린 고용량 장기 복용 피하기
  • 중이염 치료 시 점이액 사용법 정확히 지키기
  • 의사 처방 없이 항생제 복용 금지

이런 증상이 있다면 즉시 병원으로!

• 갑작스러운 청력 저하 • 지속되는 이명
• 심한 어지럼증 • 걸을 때 균형 잡기 어려움
• 시야가 흔들려 보임 • 구토를 동반한 현기증

미래의 전망 – 더 안전한 치료를 향해

현재 이독성 난청 예방을 위한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특히 나노 약물 전달 시스템을 이용해 약물을 표적 장기에만 전달하거나, 유전자 치료를 통해 손상된 유모세포를 재생하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 주목할 만한 연구 동향

  • 보호 약물 개발: NAC 외에 더 효과적인 보호제 연구
  • 약물 모니터링: 실시간 이독성 감지 바이오마커 개발
  • 개인 맞춤 의학: 유전자형에 따른 맞춤 처방
  • 재생 치료: 줄기세포를 이용한 유모세포 재생

마무리하며: 치료와 청력, 둘 다 지킬 수 있다

이독성 약물들은 생명을 구하는 중요한 치료제이지만, 동시에 청력을 위협할 수 있는 양날의 검입니다. 하지만 적절한 예방 조치와 모니터링을 통해 치료 효과는 극대화하면서 이독성은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의료진과 환자, 가족이 함께 협력할 때 생명도 구하고 청력도 보호하는 최선의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독성 약물 사용 시 정기적인 청력 모니터링증상 발생 시 즉시 보고하는 것입니다. 조기 발견과 빠른 대응이 청력 손실을 최소화하는 가장 확실한 방법입니다.

다음 칼럼에서는 ‘중이염과 난청의 관계’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특히 소아에서 흔한 중이염이 어떻게 난청으로 이어질 수 있는지, 그리고 적절한 치료와 예방법에 대해 함께 살펴보시죠.

 지

지승주 센터장

스타키 보청기 종로센터 센터장
15년 경력의 의학 전문 칼럼니스트
난청 재활 및 보청기 fitting 전문가
이독성 난청 예방과 관리 전문 상담

코리안투데이 건강칼럼 | 소리의 재발견 – 난청과 함께하는 건강한 삶

본 칼럼은 일반적인 의학 정보를 제공하는 것으로, 개인의 건강 상태에 대한 진단이나 치료를 대체할 수 없습니다.
이독성 약물 사용 중 청력 이상이 의심되시면 즉시 처방 의사나 이비인후과 전문의의 진료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약물 복용은 반드시 의사의 지시에 따라 정확한 용법·용량을 지켜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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