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현장에서의 난청 학생 지원 – 모든 아이가 평등하게 배울 권리 | 코리안투데이
교육현장에서의 난청 학생 지원
모든 아이가 평등하게 배울 권리
📅 2025년 ✍️ 지승주 칼럼니스트 ⏱️ 11분 읽기
“선생님, 제가 뭐라고 말씀하셨는지 잘 안 들려요.” 수업 시간, 뒷자리에 앉은 한 학생이 조심스럽게 손을 들며 말했습니다. 교실 뒤편의 소음, 에어컨 소리, 친구들의 속삭임이 뒤섞인 상황에서 난청을 가진 학생에게는 선생님의 목소리가 명확하게 들리지 않았던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은 전국 교실에서 매일 반복되고 있습니다. 현재 우리나라 초·중·고등학교에는 약 1만 1천 명의 중도 이상 난청 학생들이 학습하고 있지만, 이들이 제대로 된 교육 지원을 받고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오늘은 교육현장에서 난청 학생들이 차별 없이 학습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한 구체적인 지원 방안들을 살펴보겠습니다.
법적 기반: 특수교육법이 보장하는 교육의 권리
교육현장에서의 난청 학생 지원은 「장애인 등에 대한 특수교육법」에 근거하여 이루어집니다. 이 법은 만 3세부터 만 17세까지의 특수교육대상자에게 유치원·초등학교·중학교·고등학교 과정의 의무교육을 받을 권리를 보장하며, 난청 학생들도 적절한 진단·평가를 통해 특수교육대상자로 선정될 수 있습니다.
📋 특수교육 관련서비스의 8가지 영역
![]() [코리안투데이] 101-1. 교실에서 FM시스템을 사용하는 난청학생과 선생님 © 지승주 기자 |
FM시스템: 교실 소음을 뚫고 전달되는 명료한 음성
FM시스템의 작동 원리와 효과
FM(Frequency Modulation) 시스템은 교실에서 가장 효과적인 난청 학생 지원 도구 중 하나입니다. 선생님이 착용하는 송신기가 음성을 FM 주파수로 전송하면, 학생의 보청기나 인공와우에 연결된 수신기가 이를 직접 받아 명료한 음성을 전달합니다. 이를 통해 교실의 소음과 거리로 인한 음성 왜곡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
15-20dB
신호 대 소음비 개선
|
85%
어음 이해도 향상
|
6-10m
효과적 전달 거리
|
국내 FM시스템 보급 현황과 과제
⚠️ 현재 FM시스템 보급의 문제점
- 아동 수에 비해 FM시스템 보유 대수가 현저히 부족
- 보유하고 있어도 기기 노후화와 호환성 문제 다수 발생
- 전문 인력 부족으로 인한 관리 시스템 미흡
- 교육 청능사 배치 부족으로 적절한 기기 조정과 유지보수 어려움
교실 환경 개선: 소리가 잘 들리는 공간 만들기
음향 환경 최적화 방안
🔧 교실 음향 개선 체크리스트
- 배경 소음 관리: 교실 내 소음을 35dB 이하로 유지 (에어컨, 환풍기 소음 최소화)
- 잔향시간 조절: 카펫, 커튼, 흡음재 활용으로 0.6초 이하 유지
- 좌석 배치 최적화: 난청 학생을 교사와 가까운 앞자리에 배치
- 시각적 단서 활용: 칠판, 프레젠테이션 자료의 글자 크기와 대비 개선
- 조명 개선: 입 모양을 정확히 볼 수 있도록 충분한 조명 확보
![]() [코리안투데이] 101-2. 음향 최적화된 교실 환경 – 흡입재 설치, 좌석배치 최적화 © 지승주 기자 |
보조공학기기와 속기 지원 서비스
다양한 보조공학기기의 활용
🎧 청각 보조기기
- 개인용 증폭기
- 진동 알림 시계
- 필기 지원 태블릿
💻 ICT 지원 도구
- 실시간 자막 소프트웨어
- 음성-문자 변환 앱
- 화상회의 자막 기능
속기 지원 시스템의 필요성
수업 내용을 실시간으로 문자로 변환해주는 속기 지원은 난청 학생들에게 매우 중요한 서비스입니다. 하지만 현재 국내에서는 예산 확보가 어려워 시행하는 교육기관이 많지 않은 상황입니다. 또한 서비스 사용자에게 정보 제공이 부족해 수요가 적고, 이로 인해 예산 배치가 이루어지지 않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습니다.
“난청 아동들이 수업을 듣기 위해서는 속기 지원이 필요한데 예산을 확보해 시행하는 곳이 많지 않다. 서비스 사용자에게 정보 제공도 부족해 수요가 없고 예산 배치가 안 된다.”
– 동아청각언어치료실 허민정 박사
교사 역량 강화와 연수 프로그램
난청 학생 지원을 위한 교사 교육
교육현장에서 난청 학생을 효과적으로 지원하기 위해서는 교사들의 이해와 전문성이 필수적입니다. 국립특수교육원에서는 특수교육 교사를 대상으로 한 연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각 시·도 교육연수원에서도 통합교육과 특수교육 관련 연수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 교사가 알아야 할 난청 학생 지원 기법
- 의사소통 전략: 명확한 발음, 적절한 속도, 시각적 단서 활용
- 수업 방법 조정: 필기 시간 충분히 제공, 중요 내용 반복 설명
- 보조기기 관리: FM시스템 점검, 배터리 상태 확인
- 학급 관리: 소음 최소화, 학생간 이해 증진 활동
- 평가 조정: 구술 평가 시 충분한 시간 제공, 서면 평가 병행
![]() [코리안투데이] 101-3. 교사 연수 현장 – 난청 학생 지원방법 배우는 교사들 © 지승주 기자 |
해외 사례에서 배우는 선진 지원 모델
미국과 호주의 교육 지원 시스템
🌍 해외 선진 사례
미국 IDEA (개별화 교육법)
- 개별교육계획(IEP) 수립 의무화
- 최소제한환경(LRE) 원칙 적용
- 보조공학기기 무상 제공
호주 Disability Standards for Education
- 교실 음향 기준 명시 (신호 대 소음비 +15dB 이상)
- FM시스템 의무 설치
- 전문 청능사 배치
일본의 유연한 교육 지원 체계
일본은 특별지원학급을 전일제에서 시간제로 전환하여 수술 후 수행력이 부진한 아동과 수술 연령이 늦은 아동 등에게 교육적 선택권을 제시하는 유연한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는 난청 정도와 개별 학생의 필요에 따라 맞춤형 교육을 제공할 수 있는 모델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가족과 학교의 협력 체계 구축
효과적인 협력을 위한 소통 방안
🤝 가족-학교 협력 포인트
- 정기적 소통: 월 1회 이상 학습 상황과 적응도 점검
- 개별교육계획 수립: 학생의 특성과 필요에 맞는 맞춤형 계획
- 보조기기 관리: 가정-학교 간 기기 점검 및 관리 협조
- 정보 공유: 의료진, 청능사와의 연계를 통한 종합적 지원
- 또래 관계 지원: 학급 내 이해 증진과 친구 관계 형성 도움
정책 개선과 미래 과제
중등도 난청 학생을 위한 지원 확대
현재 약 1만 1천 명의 초·중·고등학생이 중도 이상의 난청을 가지고 있지만 장애인 등록이 되지 않은 상태로 추정됩니다. 이들은 정부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아동에 대해서는 중등도 이상의 난청으로 양측 보청기 지원기준을 완화할 필요가 있습니다.
🎯 시급히 개선이 필요한 과제들
• FM시스템 보급 확대와 전문 관리 인력 배치
• 교육 청능사 양성과 학교 배치 확대
• 속기 지원 서비스 예산 확보와 제도화
• 중등도 난청 학생 지원 기준 완화
학교와 가정에서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 방안
📋 오늘부터 실천하는 난청 학생 지원법
🏫 학교에서
- 수업 시작 전 FM시스템 작동 상태 점검하기
- 중요한 내용은 칠판에 함께 적으며 설명하기
- 학생과 눈을 맞추며 명확하게 발음하기
- 교실 내 불필요한 소음원 제거하기
- 동영상 시청 시 자막 기능 적극 활용하기
🏠 가정에서
- 학교 담임교사와 정기적으로 소통하기
- 보청기나 인공와우 관리 상태 매일 점검하기
- 숙제나 학습 시 조용한 환경 조성하기
- 학급 친구들과의 관계 형성 적극 지원하기
- 자녀의 자존감과 자신감 향상에 집중하기
![]() [코리안투데이] 101-4. 통합교육 환경에서 함께 공부하는 일반 학생과 난청 학생 – 협력, 포용 © 지승주 기자 |
마무리하며: 포용적 교육환경을 향한 여정
교육현장에서의 난청 학생 지원은 단순히 기술적 보조만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법적 제도의 정비, 예산 확보, 전문 인력 양성, 교사 연수, 그리고 무엇보다 모든 교육 구성원의 인식 개선이 함께 이루어져야 진정한 통합교육이 실현될 수 있습니다.
한 명의 난청 학생이 교실에서 소외감을 느끼지 않고 또래들과 함께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은 단지 그 학생만을 위한 일이 아닙니다. 이는 모든 학생들에게 다양성을 존중하고 서로를 이해하는 소중한 경험을 선사하며, 우리 사회가 더욱 포용적이고 따뜻한 공동체로 발전하는 밑거름이 됩니다.
다음 칼럼에서는 ‘고용현장의 난청인 배려’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교육을 마치고 사회에 진출하는 난청인들이 직장에서 어떤 지원을 받을 수 있는지, 그리고 기업들이 어떻게 난청 직원들을 위한 환경을 조성할 수 있는지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 |
지
지승주 센터장
스타키 보청기 종로센터 센터장
15년 경력의 청각학 전문가
난청 재활 및 교육 지원 컨설턴트
코리안투데이 건강칼럼 | 소리의 재발견 – 난청과 함께하는 건강한 삶
본 칼럼은 일반적인 의학 정보를 제공하는 것으로, 개인의 건강 상태에 대한 진단이나 치료를 대체할 수 없습니다.
청력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되시면 반드시 이비인후과 전문의나 청각 전문가의 진료를 받으시기 바랍니다.
<저작권자 ⓒ 코리안투데이(The Korean 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