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가수들의 중국 공연이 잇따라 취소되거나 공연 중단되는 이른바 ‘한일령(限日令)’ 논란 속에서 무관중 공연을 둘러싼 논쟁이 확산하고 있다. 대표적 사례로 꼽히는 일본 유명 가수 하마사키 아유미(47)의 상하이 공연 취소와 관련해 ‘무관중 콘서트’였다거나 ‘가짜뉴스였다’는 서로 다른 주장이 충돌하며 중·일 양측 네티즌의 공방전까지 번지고 있다.
![]() [코리안 투데이] 지난달 30일 일본 가수 하마사키 아유미가 자신의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올린 공연 사진. 페이스북 캡처 © 두정희 기자 |
중화권 매체 보도에 따르면 하마사키 아유미는 지난달 28일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을 통해 다음날 예정된 상하이 콘서트가 취소됐음을 알렸다. 이어 30일 SNS에는 1만4000석 규모 공연장에서 관객 없이 노래하는 ‘무관중 공연’ 사진 9장을 게시하며 “비록 빈 좌석이었지만 전 세계 팬들의 사랑을 느낄 수 있었다. 잊을 수 없는 공연 중 하나였다”고 적었다. 중국에서는 접속이 막힌 플랫폼임에도 게시물에는 3100여 개의 댓글이 달리며 “독재는 공연을 막아도 감동을 막을 수 없다” 등 응원 메시지가 이어졌다.
그러나 중국 측은 곧바로 반박에 나섰다. 1일 자신을 회사 소속 카메라맨이라고 밝힌 라이쭝룽은 웨이보에 사과문을 올려 “11월 28일 오후 6시경 리허설 영상을 무단 촬영해 더우인에 올렸다”며 “많은 1인 매체가 이를 퍼가면서 하마사키가 텅 빈 공연장에서 혼자 공연했다는 가짜뉴스가 확산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촬영 및 업로드 금지 규정을 위반한 것에 깊이 사과한다”고 덧붙였다. 이후 중국 언론 펑파이, 제일재경 등은 “무관중 공연은 사실이 아니며, 도촬 영상으로 조작된 가짜뉴스”라고 일제히 보도했다.
중국 SNS 여론은 즉각 양분됐다. 일부 네티즌은 “속았다” “자작극이었다”라며 비난을 쏟아낸 반면, 또 다른 쪽에서는 “리허설 영상이든 실제 공연이든 공연 취소 자체가 문제”, “스태프 사과문이 압박으로 나온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이번 논란은 앞선 일본 가수 관련 공연 중단 사건과도 맞물린다. 일본 애니메이션 ‘원피스’ 주제곡을 부른 오쓰키 마키의 공연이 지난달 28일 상하이에서 진행되던 중 갑자기 조명이 꺼지고 무대에서 퇴장당한 사건이 벌어진 바 있다. 당시 후시진 전 환구시보 편집인은 “무례하고 과도한 조치이며 일본 국민 전체를 일본 정부·우익과 동일시해서는 안 된다”고 비판했지만 글은 검열로 삭제됐다.
정치적 해석을 피하려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린젠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일본 가수 공연 취소 및 퇴장 사태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상업적 활동의 구체적 상황과 원인은 주최 측에 문의하라”며 즉답을 피했다.
하마사키 아유미 공연 논란은 단순한 콘서트 취소 문제를 넘어 중·일 간 문화 콘텐츠 교류, 정치 감정, 온라인 여론전이 복합적으로 얽히며 더욱 확산되는 양상이다. 향후 중국 내 일본 연예인의 공연 및 활동 제한이 더 강화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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