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천구의 한 재래시장에서 일어난 작은 사고.
가난한 할머니와 어린 손주의 ‘양심’,
차주의 ‘배려와 인성’,
그리고 기업의 ‘선처’.
세 개의 보석 같은 마음이 이어져
이 사회가 아직 충분히 살 만하고
앞으로 더 아름다워질 수 있다는 희망을 보여주는 이야기이다.
![]() [코리안투데이] 머릿돌18. 세 번째 보석까지 이어진 하루 © 지승주 기자 |
세상은 때때로 각박해 보입니다.
뉴스에서는 다투고 분노하는 이야기들이 더 자주 들려옵니다.
그럴 때 우리는 생각합니다.
“이 나라가 정말 살 만한 곳인가?”
그러나 회장님께서 올려주신 이 이야기는
그 물음에 조용하게, 그러나 단호하게 답합니다.
“아직 살아볼 만합니다.
그리고 앞으로 더 좋아질 수 있습니다.”
하나. 재래시장에서 시작된 작은 사고
양천구 신월동 인근 재래시장.
그날도 장이 서고, 할머니와 손주는 손수레를 끌고 장을 보고 있었습니다.
수레 안에는 콩나물 한 봉지와
손주가 좋아해서 샀을 법한 바나나 한 송이가 고요히 놓여 있었습니다.
그러다 7살쯤 되어 보이는 손주가
수레를 끌다 그만,
도로 모퉁이에 주차된 외제 승용차—아우디 차량의 앞부분을
스치듯 긁고 말았습니다.
차량 표면에는 선명한 흠집이 났고,
손주의 얼굴에는 당황과 두려움이 번졌습니다.
그리고 울음이 터졌습니다.
그 순간,
할머니는 도망치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손주가 멈춘 수레 옆에서
“이 일을 어떻게 차주에게 알릴까”
걱정스레 주변을 살펴보았습니다.
그들은 가난해 보였지만
그 마음은 누구보다 부자였습니다.
양심을 저버리지 않는 부자 말입니다.
둘. 사람들의 시선 속에서 피어난 두 번째 ‘보석’
주위를 지나던 사람들이 웅성대기 시작했습니다.
요즘 세태라면,
“그냥 가세요.
저 차가 잘못 주차한 거예요.”
“할머니 같은 분이 무슨 돈이 있다고…”
이런 말이 나올 법도 했습니다.
그러나 그때, 한 학생이 다가왔습니다.
할머니가 휴대전화가 없다는 것을 알아차린 그 학생은
차 앞 유리에 꽂힌 명함을 보고
차주에게 전화를 걸었습니다.
잠시 후,
차주 부부가 헐레벌떡 도착했습니다.
그리고 바로 여기서
이 이야기의 두 번째 보석이 빛을 발합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저희가 잘못했습니다.”
40대로 보이는 차주는
대뜸 할머니에게 머리를 숙였습니다.
“정말 죄송합니다.
차를 도로에 주차해 통행에 불편을 드렸습니다.
저희가 잘못했습니다.”
그리고 차주의 부인도
울고 있는 손주를 안아 달래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미안해요, 괜찮아요.
너무 놀랐지?”
할머니는 고개를 들지 못했습니다.
이런 배려를 받을 줄 몰랐기 때문입니다.
보고 있던 이들은 말했습니다.
“돈이 많아서 부러운 게 아니다.
저분들의 인성이 부럽다.”
이 순간,
그들은 그저 차주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자랑해야 할 두 번째 보석이 되었습니다.
셋. 그리고 마지막 보석—기업의 품격
뒤늦게 이 사실을 접한 아우디 코리아는
차주를 수소문해 찾아냈습니다.
그리고 단 한 문장을 전달했습니다.
“고객센터로 연락을 주시면
수리비 전액을 회사에서 지원하겠습니다.”
이 말은 단순한 보상이 아니었습니다.
기업은 ‘돈’보다 ‘품격’을 선택했습니다.
이것이 이 이야기의 세 번째 보석입니다.
넷. 그래서 우리는 희망을 버리지 않습니다
기고자는 글 말미에 이렇게 적었습니다.
“오늘 나는 정말 멋진 사람들을 만났다.”
그리고 또 말했습니다.
“가정과 학교에서 지식보다
인성교육이 더 중요합니다.”
이 이야기를 읽은 사람이라면 누구나 알 것입니다.
아직 대한민국은
서로를 향해 손을 내밀 줄 아는 사람들이 살아 있는 곳이라는 것을.
할머니와 손주,
학생,
차주 부부,
그리고 기업까지.
이 작은 사건 속에서
세 개, 아니 네 개의 ‘보석’이 이어졌습니다.
그 빛은 크지 않아도
세상을 조금 더 살고 싶게 만드는 빛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깨닫습니다.
대한민국은 여전히 따뜻한 나라다.
그리고 앞으로 더 아름다워질 가능성이 큰 나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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