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도심 한복판, 배봉산 숲속폭포가 빛의 예술로 새롭게 태어났다. 동대문구(구청장 이필형)는 지난 15일 배봉산 열린광장에서 서울시 최초로 연중무휴 상설 상영되는 대형 미디어파사드를 첫 공개하며, 자연과 첨단 기술이 어우러진 새로운 야간 문화 명소를 선보였다.
 [코리안투데이] 지난 15일 배봉산 숲속폭포에서 미디어파사드 작품이 첫 상영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 동대문구청) ⓒ 박찬두 기자 |
첫 상영은 이날 열린 ‘배봉산 정원 가족축제’의 메인 프로그램으로 마련되었다. 관객들은 도심 속에서 펼쳐진 이 독특한 광경에 매료되었다. 배봉산 숲속폭포는 단순한 자연 경관을 넘어, 예술과 기술이 결합한 몰입의 공간으로 재탄생하며 많은 이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공개된 작품은 약 10분 분량으로, 「돌의 숨, 숨의 빛(Breath of Stone)」과 「야생화, 피어나다(Wild Bloom)」 두 편이 상영되었다. 배봉산 숲속폭포의 절벽 전체를 스크린으로 삼아 펼쳐진 영상은 프로젝션 맵핑(실제 지형에 맞춰 영상을 투사하는 기술), 레이저 연출, AI 기반 영상 합성 기술을 활용해 현실과 가상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경험을 선사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동대문구가 기획·감수하고, 서울예대 고주원 교수가 총감독을 맡았으며, 제작은 ㈜이지위드가 담당했다. 특히 배봉산의 과거 채석장으로서의 역사를 현대적 영상 언어로 재해석해 회복, 순환, 생명의 서사를 담아낸 점이 주목할 만하다. 이는 단순한 시각적 볼거리를 넘어, 자연과 인간의 공생을 성찰하게 하는 깊은 메시지를 전한다.
 [코리안투데이] 지난 15일 배봉산 숲속폭포에서 미디어파사드 작품이 첫 상영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 동대문구청) ⓒ 박찬두 기자 |
대표작 「돌의 숨, 숨의 빛」은 암벽 틈새에서 살아나는 빛과 생명의 움직임을 통해 자연의 회복력을 차분히 그려낸다. 반면 「야생화, 피어나다」는 동대문구가 추구하는 도시 비전인 ‘꽃의 도시’를 모티프로 삼아, 바위틈에서 피어나는 야생화의 강인한 생명력을 환상적인 색채로 표현해냈다. 두 작품 모두 자연의 숨결을 현대적 감성으로 풀어내며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작품 제작에는 3D 스캔 기술이 적용되어 폭포 절벽의 실제 형태와 질감을 정밀하게 반영했다. 여기에 물소리, 바람, 야생의 숨결을 담은 사운드 디자인이 더해져, 관객은 마치 자연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듯한 체험을 맛볼 수 있다. 이는 기술이 단순히 시각적 효과를 넘어 감각적 공명을 일으키는 예술로 승화된 순간이다.
이필형 동대문구청장은 이번 프로젝트에 대한 염원을 밝혔다. 그는 “주민들이 멀리 가지 않고도 가까운 공원에서 자연, 예술, 기술이 어우러진 야간 문화를 즐길 수 있도록 서울 최초의 상설 미디어파사드를 마련했다”며, “사계절 프로그램을 연계해 배봉산을 ‘꽃의 도시 동대문’의 대표 문화 명소로 자리 잡게 하겠다”고 전했다. 그의 말 속에는 주민과 자연, 그리고 문화가 함께 숨 쉬는 동대문구의 미래가 담겨 있다.
 [코리안투데이] 지난 15일 배봉산 숲속폭포에서 미디어파사드 작품이 첫 상영되고 있는 모습 (사진제공: 동대문구청) ⓒ 박찬두 기자 |
배봉산 숲속폭포 미디어파사드는 매일 오후 6시부터 밤 8시 30분까지 30분 간격으로 상영된다. 연중무휴로 운영되며, 관람료는 무료다. 별도의 예약 없이 누구나 자유롭게 이 빛의 향연을 즐길 수 있다. 이는 도심 속에서 모두가 평등하게 문화를 향유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동대문구의 배려다.
동대문구는 앞으로 계절별 영상 콘텐츠 교체, 시민참여형 미디어아트 프로그램, 배봉산 야간 산책 명소화 등 다양한 문화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는 공원 문화를 한 단계 끌어올리며, 배봉산을 단순한 휴식 공간이 아닌 예술과 자연이 공존하는 생명의 터전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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