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한 속 고려의 수도, 강화에 ‘국립강화고려박물관’ 세운다

인천 10개 군·구가 한목소리로 강화군에 국립강화고려박물관을 유치하자는 데 힘을 모았다. 지역 균형 발전과 역사적 정체성 회복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발걸음이다.

 

강화군은 지난 14일 강화 에버리치 호텔에서 열린 인천지역 군수·구청장협의회를 통해 ‘국립강화고려박물관 건립을 위한 공동 건의문’을 채택했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는 인천시 글로벌정무부시장과 각 기초자치단체장이 모두 참석해 박물관 건립의 필요성과 방향성에 대해 심도 있게 논의했다.

 

회의에서는 강화군이 자체 제작한 영상이 상영되며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영상은 고려시대 강화의 역사와 현재 군민들의 염원을 담아내 단체장들의 뜨거운 공감을 얻었고, 이어 공동 건의문이 채택되기에 이르렀다.

 

공동 건의문에는 인천시와 각 군·구가 박물관 유치를 위해 예산 확보 및 행정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서명운동에도 적극 동참하겠다는 의지가 담겼다. 이는 단순한 지역 사업을 넘어 인천시 전체의 위상을 높이고자 하는 대승적 결단이다.

 

강화군은 1232년부터 1270년까지 고려의 임시수도로 사용된 곳으로, 남한에서 유일하게 고려의 자취가 뚜렷이 남아 있는 지역이다. 고려 궁궐터, 성곽, 사찰 등 당시의 문화유산이 고스란히 존재하며, 이러한 역사적 정통성이 박물관 건립의 가장 큰 당위로 작용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13개의 국립박물관 지역 분관이 있지만, 고려시대를 집중 조명하는 박물관은 없다. 이로 인해 국립강화고려박물관의 필요성은 더욱 부각되고 있으며, 인천이 한국사 속 공백을 채울 결정적 역할을 맡게 된 셈이다.

 

박용철 강화군수는 “이번 박물관 유치는 단지 문화시설 하나를 세우는 것이 아니라, 고려의 정체성을 회복하고 인천의 미래를 역사 위에 세우는 일”이라며 “전 인천이 뜻을 모은 만큼, 반드시 유치에 성공하겠다”고 강조했다.

▲ [코리안투데이] 강화에 ‘국립강화고려박물관’ 세운다 ©장형임 기자

 

강화군은 지난 4월 1일부터 범국민 서명운동에 돌입해 전국적인 지지 기반 마련에 나섰으며, 이 결과와 공동 건의문을 문화체육관광부에 제출할 예정이다. 강화군의 역사적 비전과 인천시 전체의 연대가 만난 이번 유치전이 과연 어떤 성과를 낼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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