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격증 하나로 인생역전? 재취업 성공률로 본 ‘뜨는 자격’과 ‘지는 자격’

 

2023년 국가기술자격을 취득한 61만여 명 중 4% 가까운 2만4천여 명이 재취업이나 이직을 목표로 시험을 봤다. 이 중 평균 재취업 성공률은 41.1%, 취업까지 평균 소요 기간은 약 79일. 숫자로만 보면 절반도 안 되는 성공률이지만, 자격증에 따라 ‘일자리 당첨 확률’은 극명하게 갈렸다.

 

가장 ‘핫한’ 자격은 산업기사다. 44.0%라는 가장 높은 재취업 성공률을 기록하며 기능사(41.8%), 서비스 자격군(40.9%)을 제쳤다. 재취업까지의 평균 소요 기간도 산업기사는 63.2일로 상대적으로 짧았다. 반면 기능장은 취득자의 재취업률이 28.0%에 불과했지만, 취업까지 걸리는 시간은 단 39.2일. ‘붙기 어렵지만 붙으면 빨리 취업’인 셈이다.

 

 [코리안투데이] 재취업 성공률이 높은 자격 종목 top 10 ( 사진 출처 = 고용 노동부 ) © 송현주 기자

분야별로 보면, 건설·안전관리·전기전자 분야가 ‘재취업 3대장’으로 떠올랐다. 특히 전기·전자 분야는 48.0%로 업종별 최고 재취업 성공률을 자랑했다. 실제로 전기기사, 전기산업기사는 ‘재취업률 최강’ 자리를 굳히고 있다. 전기산업기사는 60.8%의 재취업률을 기록해 산업기사 등급 중 최고였고, 기사 등급에서는 전기기사가 48.6%로 선두에 섰다.

 

연령대별로도 자격증 ‘선호도’와 ‘실효성’은 뚜렷이 갈렸다. 고령층(55세 이상)은 지게차운전기능사와 전기산업기사에 집중했고, 각각 63.0%, 62.5%의 높은 취업률을 보였다. 흥미로운 점은 고령층이 평균 75일 만에 취업에 성공해 청년층(80.1일)보다 오히려 빨랐다는 것.

 

남녀 간 차이도 눈에 띈다. 남성은 지게차운전기능사, 산업안전기사, 굴착기운전기능사 등을 많이 취득한 반면, 여성은 직업상담사2급, 산업위생관리기사, 한식조리기능사 순으로 많았다. 여성 취득자 중 양식조리기능사는 57.1%의 높은 재취업률을 보였고, 웹디자인기능사도 51.4%를 기록했다.

 

성공률뿐 아니라 취업까지 걸리는 시간도 중요하다. 평균 78.9일의 재취업 소요 기간 중, ‘가장 빨리 일하는 자격’은 에너지관리기사(42.2일), 공조냉동기계산업기사(43.7일), 자동차정비기능사(52.7일) 등으로 확인됐다. 반면 직업상담사 2급이나 임상심리사 2급은 100일이 넘게 걸려 다소 시간이 필요하다.

 

눈여겨볼 점은 자격증 취득자의 재직 상태. 시험을 치를 당시 ‘무직’이었던 사람은 38.9%였으며, 이들 중 무려 55.9%가 자격 취득 후 일자리를 얻었다. 반면 재직 중 자격을 따서 직장을 바꾼 사람은 31.6%에 그쳤다. 실직자에게 자격증은 실질적인 ‘출구 전략’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최근 4년간 재취업 목적의 국가기술자격 취득자는 꾸준히 증가해왔다. 특히 안전관리 분야는 2020년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고, 건설과 전기·전자 분야도 각각 1.7배, 1.5배씩 늘었다. 중대재해법 강화, 안전관리 인력 수요 증대 등이 자격증 수요를 끌어올린 것으로 보인다.

 

고용노동부는 “국가기술자격 취득은 단순한 스펙을 넘어서 실제 고용 경쟁력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고 있다”며, “분야별로 자격증의 효용이 다르기 때문에 맞춤형 진로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재취업 시장에서 ‘효율적인 자격증’은 더 이상 이론이 아닌 실전 전략이다. 구직자에게는 단순한 ‘한 줄 스펙’이 아닌, 실제 취업 확률과 시간을 좌우하는 무기가 된 것이다. 고용환경이 불안정한 시대, 내 손안의 자격증 하나가 일자리 보장의 열쇠가 되고 있다.

 

 

[ 송현주 기자 : mapo@thekoreantoday.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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