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을 품은 나무, 예술로 다시 피어나다

 

김경진 작가가 보호수를 예술 언어로 다시 불러냈다. 세종시 연동문화발전소에서 8월 16일까지 열리는 개인전 ‘앙코르 보호수’는 기억의 장소를 시각예술로 환기하는 전시다. 보호수는 단순한 나무를 넘어, 공동체의 쉼과 그늘, 그리고 소통의 공간이었다. 김 작가는 그러한 감각을 재료와 구조물로 되살려, 잊힌 기억과 장소를 다시금 관객 앞에 펼쳐놓는다.

 

이번 전시는 연동문화발전소 제1기 입주예술인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열리며, 두 번째 이어지는 전시다. 김경진은 삶 속에서 사라진 장면과 남겨진 물성의 사이에서 감각적으로 작동하는 보호의 흔적을 탐구한다. 특히 고재 목재와 오래된 시장 파라솔, 평상 등 친숙한 구조물들이 설치작품으로 재구성된다. 이들은 과거 공동체 일상이자 공적 기억이 깃든 요소로, 장소성과 시간을 동시에 환기시키는 장치로 기능한다.

 

 [코리안투데이 ] 김경진작가 개인전 포스터   © 이윤주 기자

 

그는 “보호수는 단지 한 그루의 나무가 아니다”라고 말한다. 이는 곧 하나의 감각적 장소, 기억의 거점이라는 의미다. 김 작가는 사라진 공간과 남겨진 구조물 사이에 여전히 존재하는 감각의 흐름을 조형 언어로 구현했다. 관람객은 전시를 통해 무심코 지나친 풍경과 장소의 의미를 새롭게 마주하게 된다.

 

이번 전시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운영되며, 월요일과 일요일, 공휴일은 휴관한다.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어 접근성도 높다. 특히 지역의 기억과 예술을 잇는 의미 있는 시도로, 세종시민과 예술 애호가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길 것으로 보인다.

 

연동문화발전소는 김윤섭 작가를 시작으로 김경진, 최승철, 정원, 임선이 등 총 5인의 입주예술인이 오는 11월까지 순차적으로 작품을 선보인다. 이들은 연말 ‘한글’을 주제로 한 결과보고 전시를 통해 공동 창작의 완성도 또한 공유할 예정이다. 지역과 예술이 만나는 이 실험적 공간은 예술의 사회적 확장 가능성을 묻고 있다.

 

김경진의 ‘앙코르 보호수’는 단지 한 작가의 전시를 넘어, 도시의 기억과 공동체의 감각을 예술로 번역한 시도다. 사라진 장소는 작품으로 되살아나고, 관람객은 그 시간의 깊이에 자연스레 발을 들인다.

 

 

[ 이윤주 기자: e8681100@naver.com ]

 

기사 원문 보기

<저작권자 ⓒ 코리안투데이(The Korean 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남기기

📱 모바일 앱으로 더 편리하게!

코리안투데이 완주를 스마트폰에 설치하고
언제 어디서나 최신 뉴스를 확인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