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조 2천억, 아직도 못 찾은 돈"…내 돈인데도 몰라서 못 찾는 보험금의 비밀

2025년 7월 1일, 정부는 “숨은보험금 11조 2천억원을 찾아가라”는 제목의 대대적인 안내를 시작했다. 보험 가입자 본인이 받을 수 있는 돈임에도 불구하고 몰라서, 혹은 까다로운 절차 때문에 찾아가지 않은 보험금이 어마어마한 규모에 달하고 있는 것. 2024년 한 해 동안만 해도 137만건, 총 4조 954억원의 숨은보험금이 환급됐다. 이 중에서도 ‘내보험찾아줌’ 시스템을 통해 누구나 손쉽게 자신의 숨은보험금을 조회하고 청구할 수 있다는 점이 주목된다.

 

 [코리안투데이]  전자고지 시행 흐름도 ( 사진 출처 = 금융위원회 ) © 송현주 기자

숨은보험금이란 지급이 확정됐지만 소비자가 청구하지 않은 보험금을 의미한다. 대표적인 예로는 보험 계약 만기, 중도보험금, 휴면보험금, 폐업한 사업장의 퇴직연금 적립금 등이 있다. 문제는 대부분의 소비자가 이러한 보험금의 존재 자체를 모르거나, 혹은 “이자율도 모르고 소액이라 귀찮다”는 이유로 방치한다는 점이다. 특히 계약 만기 후 시간이 지날수록 적립 이자율이 낮아지거나 0%가 되는 구조여서, 시간이 지날수록 소비자 손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정부는 이러한 실태를 바로잡기 위해 올해부터 더욱 적극적인 안내와 시스템 개선에 나섰다. 첫 번째 변화는 ‘정확한 적립 이자율 기재’. 그동안 안내장에는 단순히 ‘평균공시이율의 50%’라는 식의 추상적 설명만 있었지만, 이제는 “1.375%”처럼 정확한 수치를 기재하여 소비자가 스스로 판단하고 청구할 수 있도록 했다.

 

두 번째 변화는 ‘고령소비자 맞춤형 안내’. 그동안 글씨가 작고 복잡한 안내장에 어려움을 느꼈던 고령자들을 위해, 글자 크기를 키우고 미수령 금액·이자율·연락처 등 핵심 정보를 첫 페이지에 배치했다. 또한 모바일 이용이 어려운 이들을 위해 전용 앱이나 팝업 안내 기능도 도입된다.

 

세 번째는 ‘모바일 전자고지’ 확대. 주소나 전화번호가 달라져 연락이 닿지 않았던 소비자에게도, 방송통신위원회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의 협조로 주민등록번호 기반 암호화 식별자(CI)를 생성해 전자고지를 시행할 수 있도록 했다. 카카오톡이나 네이버앱으로도 본인 명의 스마트폰을 통해 고지서 수령이 가능해졌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보험사들은 자사 홈페이지나 앱 접속 시 팝업창을 띄워 숨은보험금 정보를 안내하고, 고객센터 상담 중에도 숨은보험금 여부를 함께 확인해주는 시스템으로 확장하고 있다. 더불어 서민금융진흥원과 협업해 대형마트 카트, 약국 봉투, 아파트 모니터 등 생활 밀착형 홍보도 강화할 예정이다.

 

실제 환급 실적을 보면, 최근 5년간 총 19조 2,550억원의 숨은보험금이 환급됐으며, 2024년만 해도 생명보험사 3조 7,855억원, 손해보험사 3,099억원에 이른다. 중도보험금이 2조 3,501억원으로 가장 많고, 이어 만기보험금(1조 2,584억원), 휴면보험금(4,229억원), 사망보험금(640억원) 순이다. 건당 환급액도 약 300만원으로 적지 않은 금액이다.

 

숨은보험금의 종류도 다양하다. 자녀 입학 때 지급되는 축하금, 대학 등록금 명목의 교육자금, 성년 시 지급되는 자립자금, 일정 연령 도달 시 지급되는 건강진단자금 등 일상 속에서 잊기 쉬운 보험금들이 대부분이다. 심지어 이미 만기된 연금저축이나 연금보험도 ‘생존연금’이라는 이름으로 남아 있을 수 있다.

 

그렇다면 어떻게 찾을 수 있을까? ‘내보험찾아줌’(cont.insure.or.kr 혹은 cont.knia.or.kr) 누리집에 접속해 본인 인증만 거치면 된다. 가입한 모든 보험계약 내역, 숨은보험금 현황, 청구까지 한 번에 가능하다. 상속인의 경우 피상속인의 보험계약 확인도 가능하다. 휴면예금까지 포함한 조회는 ‘휴면예금찾아줌’(sleepmoney.kinfa.or.kr)에서 할 수 있다.

 

정부는 오는 8월부터 주소 확인이 완료된 보험계약자에게 대대적인 우편·모바일 안내를 시작할 예정이다. 아직도 찾아가지 않은 11조 2천억원의 보험금은 보험회사의 돈이 아닌 소비자의 몫이다. 지금 바로 확인하지 않는다면, 시간이 지날수록 그 가치는 줄어들고 환급 가능성도 희박해질 수 있다.

“보험은 가입보다 청구가 중요하다”는 말이 다시금 떠오른다. 돈을 내며 계약한 보험, 이제는 받을 차례다. ‘숨은 내 돈 찾기’, 오늘부터 시작해보자.

 

 

[ 송현주 기자 : mapo@thekoreantoday.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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