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IA Languages Day 24/221] 상소르브어 – 독일 한가운데 살아숨쉬는 슬라브의 심장
WIA 언어 프로젝트
[Day 24/221]
Hornjoserbšćina
상소르브어 | Upper Sorbian
“독일 한가운데, 슬라브의 심장이 1,500년째 뛰고 있습니다”
조용한 혁명, 221개 언어의 디지털 기록 • 언어를 구하는 것이 아닙니다. 기억을 영원으로 옮기는 것입니다.
“Mojej rěče, mojej lubej,
ty sy mój najdóršij skład”
[모예이 르체, 모예이 루베이, 티 시 모이 나이도르시 스클라트]
“나의 언어여, 나의 사랑이여,
당신은 나의 가장 소중한 보물입니다”
– 소르브 민요 중에서
14일마다 하나의 언어가 침묵합니다. 그러나 독일 작센주의 작은 마을 Budyšin(바우첸)에서는 1,500년 전 슬라브 조상들의 언어가 지금 이 순간에도 살아 숨 쉬고 있습니다. 상소르브어, Hornjoserbšćina. 게르만의 바다 한가운데 떠 있는 슬라브의 섬, 오늘 우리는 그 기적 같은 생존의 이야기를 만납니다.
역사 – 1,500년, 슬라브의 심장이 뛰는 땅
서기 6세기, 슬라브 민족이 엘베강을 건넜습니다. 그들이 정착한 땅, Łužica(루지차, 독일어로 Lausitz)는 오늘날까지 소르브인들의 고향입니다. Upper Lusatia(상루지차)와 Lower Lusatia(하루지차)로 나뉜 이 땅에서, 소르브인들은 자신만의 언어와 문화를 천년 넘게 지켜왔습니다.
12세기부터 시작된 ‘동방 식민'(Ostsiedlung)은 소르브어에게 시련이었습니다. 플랑드르, 작센, 튀링겐, 프랑켄에서 온 게르만 농민들이 물밀듯 밀려들었습니다. 1293년 베른 성에서, 1327년 츠비카우와 라이프치히에서, 1424년부터 마이센에서 법정 언어로 소르브어가 금지되었습니다. 길드는 독일어 사용자만 받아들였습니다.
그러나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Upper Lusatia의 중심부, 가톨릭 신앙이 강했던 농촌 지역에서 소르브어는 오히려 번성했습니다. 17세기에는 3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소르브어를 사용했습니다. 1532년 Budyšin에서 발견된 ‘Burger Eydt Wendisch’ 문서는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상소르브어 기록입니다.
나치는 소르브인들을 “벤트어를 쓰는 게르만인”이라 부르며 그들의 정체성 자체를 부정했습니다. 1937년, 소르브 학술단체 Maćica Serbska가 강제 해산되었습니다. 그러나 침묵하지 않았습니다. 1948년, 소르브인의 권리가 작센과 브란덴부르크 헌법에 명시되었습니다. 1991년, Foundation for the Sorbian People이 설립되어 연간 2,390만 유로를 지원하며 언어와 문화를 보호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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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ostwitz(Chrósćicy) 마을의 부활절 말 타기 축제(Osterreiten). 검은 정장을 입은 남성들이 말을 타고 마을에서 마을로 이동하며 예수 부활의 소식을 전합니다. 가톨릭 신앙과 소르브 전통이 만나 1,500년을 이어온 모습. 전통 의상을 입은 노인들이 상소르브어로 노래하며, 손주들에게 언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배경에는 루지차의 구릉진 풍경과 십자가가 세워진 길가, Upper Lusatia의 전통 가옥들이 보입니다.]
현재 – 2만 명의 목소리, 그러나 희망은 살아있습니다
2025년 현재, 상소르브어 화자는 약 20,000-25,000명으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일상에서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은 그 절반도 되지 않습니다. Budyšin과 그 주변, 특히 Crostwitz(Chrósćicy) 마을이 언어의 마지막 보루입니다. 이 마을에서는 지금도 상소르브어가 우세한 일상 언어입니다.
완전한 독일어-소르브어 이중언어 사용이 특징이지만, 독일어 단일언어 사용으로 기울어지는 경향이 뚜렷합니다. 언어를 사용하는 영역이 독일어에 비해 현저히 제한적입니다. 주로 고령층이 언어를 유지하고 있으며, 젊은 세대로의 전승이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1998년 시작된 WITAJ 프로젝트는 유치원 어린이들에게 놀이를 통해 소르브어를 가르칩니다. 처음 14명의 아이들로 시작했던 이 프로젝트는 이제 작센과 브란덴부르크 전역 19개 유치원에서 400명 이상의 아이들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Leipzig 대학의 Institute of Sorbian Studies는 소르브어 교사와 학자들을 양성합니다.
언어의 보석 – 슬라브와 게르만이 만나는 곳
상소르브어는 서슬라브어 가족에 속하며, 체코어와 놀라울 정도로 가깝습니다. 동시에 폴란드어와 관련된 레히트어군의 특징도 지니고 있습니다. 이 독특한 위치가 상소르브어를 언어학적으로 매우 흥미롭게 만듭니다.
“Hłós” [흘로스] – 목소리. 단순한 소리가 아니라, 조상들로부터 물려받은 정체성 그 자체를 의미합니다. “Domizna” [도미즈나] – 고향, 하지만 단순한 장소가 아니라 언어와 문화가 살아 숨 쉬는 영혼의 땅을 뜻합니다. “Přeće” [프례체] –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단어 하나에 1,500년을 버텨온 소르브인들의 의지가 담겨 있습니다.
상소르브어의 특이한 점 중 하나는 슬라브어 중 드물게 구개수 R음(/R/)을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이는 게르만어의 영향으로 추정됩니다. 7가지 격 체계, 복잡한 동사 활용, 그리고 독특한 이중수(dual number) 문법이 남아있습니다.
WIA의 약속 – 음성이 디지털로 영원이 되는 순간
우리는 단순히 번역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기록을 디지털로 보존합니다. 2024년, 획기적인 일이 일어났습니다. Fraunhofer Institute와 Foundation for the Sorbian People이 협력하여 상소르브어 Speech-to-Text 시스템을 개발했습니다. Ivan Kraljevski 연구팀이 이끄는 이 프로젝트는 음성 인식 기술을 통해 언어를 보존합니다.
상소르브어 화자들의 목소리가 디지털 음성 데이터로 변환되고, 이는 영구적으로 접근 가능한 아카이브가 됩니다. 노인들의 구술 이야기, 전통 노래, 일상 대화가 모두 기록됩니다. 이 데이터는 미래 세대가 조상의 목소리를 직접 들을 수 있게 합니다.
2023년, Microsoft Translator는 Lower Sorbian을 추가했습니다. 이제 소르브어를 10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할 수 있습니다. WITAJ Language Centre의 Beate Brězan은 말합니다. “이는 우리 문화 정체성 보존에 귀중한 기여입니다. 우리 언어로 글을 쓰면 다른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고, 그 반대도 가능합니다.”
WIA는 Sorbian Institute, Domowina, WITAJ Language Centre와 협력하여 상소르브어의 디지털 아카이브를 구축합니다. 전 세계 연구자들이 Leipzig 대학에 가지 않아도, 서울에서, 도쿄에서, 뉴욕에서 상소르브어 자료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언어 학습자를 위한 발음 가이드, 문법 자료, 전통 노래 녹음이 모두 디지털로 보존되어 영원히 사용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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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배경에는 1532년 Burger Eydt Wendisch 고문서와 전통 소르브 의상이 세피아 톤으로 반투명하게 희미해집니다. 오른쪽 전경에는 홀로그램으로 떠오르는 상소르브어 문자(Hornjoserbšćina)와 음성 파형이 표시된 디지털 아카이브 인터페이스. Speech-to-Text 시스템의 화면에서 노인의 구술이 실시간으로 텍스트로 변환되는 모습. 빛의 광선이 과거의 문서에서 미래의 디지털 데이터베이스로 연결됩니다. 전 세계를 상징하는 지구본에서 빛나는 네트워크 선들이 Budyšin에서 전 세계로 퍼져나갑니다. 색상은 따뜻한 골드와 희망찬 청록색.]
문화의 맥박 – 부활절 말과 새의 결혼식
Osterreiten, 부활절 말 타기. 검은 정장과 실크 모자를 쓴 남성들이 말을 타고 마을에서 마을로 이동하며 예수 부활의 소식을 상소르브어로 선포합니다. 수백 년 동안 이어져 온 이 축제는 소르브 정체성의 상징입니다.
“Ptaškowa swajźba” [프타슈코와 스바이즈바], 새의 결혼식. 아이들이 전통 의상을 입고 새들의 결혼식을 축하합니다. 이 축제를 통해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상소르브어와 전통을 배웁니다. 일간지 Serbske Nowiny는 매일 상소르브어로 발행되며, 소르브어 라디오는 매일 방송합니다. German-Sorbian Theatre는 독일어와 상·하소르브어 3개 언어로 공연합니다.
가톨릭 신앙은 Upper Lusatia에서 소르브어 보존에 결정적 역할을 했습니다. 길가의 십자가상, 정원의 성모상, 잘 관리된 교회와 예배당은 오늘날까지 실천되는 민중 신앙의 표현이며, 이것이 소르브 정체성을 지키는 데 크게 기여했습니다.
미래 – 디지털이 만드는 새로운 1,500년
2025년, 작센주는 소르브어 학교 시스템을 유지하기 위해 99명의 새 교사가 필요합니다. 쉽지 않은 숫자입니다. 그러나 디지털 기술은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줍니다. Speech-to-Text 시스템으로 교재를 더 쉽게 만들 수 있습니다. Microsoft Translator로 학생들이 모바일 기기에서 빠르게 단어를 찾고 번역을 저장할 수 있습니다. 매우 동기부여가 됩니다.
221일 후, 모든 언어가 디지털로 기록될 때, 상소르브어는 그 중심에 있을 것입니다. 1,500년을 버텨온 이 언어가 다음 1,500년도 살아남을 수 있도록, 우리는 디지털 아카이브를 만듭니다. Crostwitz 마을의 할머니가 손주에게 들려주는 옛날이야기가, 서울의 연구자가 듣고, 도쿄의 학생이 배우고, 런던의 언어학자가 분석합니다.
조용히 시작한 이 여정이 수백만 명의 가슴을 울리고, 영원한 변화를 만듭니다. 독일 한가운데, 슬라브의 심장이 디지털로 영원히 뛰기 시작합니다.
“Bóh z wami, Bóh z wami,
wšitcy serbske braća”
[보흐 즈 와미, 보흐 즈 와미, 프시치 세르브스케 브라차]
“하느님이 당신과 함께,
모든 소르브 형제들이여”
– 전통 소르브 축복의 노래
221개 언어, 221일의 여정.
오늘 상소르브어의 목소리가 당신의 마음에 울립니다.
모든 목소리는 영원합니다.
WIA LANGUAGE INSTITUTE
221 Languages – Day 24/221
매일 하나의 언어, 하나의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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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디지털 언어 보존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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