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시몬 손중하의 ‘국화꽃 베개’

 

이순을 넘긴 나이인데도 아직도 사랑을 모르며 살고 있습니다. 얼마만큼의 사랑의 끈을 모아야 그대의 영혼에 닿을 수 있는 길이가 되는지, 어느 정도의 사랑의 두께가 쌓여야 그대 영혼과 어깨를 같이 할 수 있는지, 어느 정도의 사랑의 조각들을 모아야 그대 영혼 보듬어 감쌀 수 있는 넓이가 되는지 참으로 알 수 없는 노릇입니다.

 

[연재] 시몬 손중하의 ‘국화꽃 베개’

 [코리안투데이] 평화로운 느낌의 수채화(AI 그림) © 임승탁 기자


416개월 동안 교단에 서 있었음에도 사랑 숙제 하나 해결하지 못하고 그저 나에게 누적된 정하나 정표로 남기고자 가슴에 묻어 두었던 마음들을 꺼내어 펼쳐 내 보았습니다.

무척이나 망설였지만 주위의 지인들이 한쪽에서는 떠밀고 한쪽에서는 끌어당기는 힘에 못 이겨 펼쳐내기는 했습니다만 군중 속에 벌거벗은 채로 서 있는 느낌입니다. 누군가가 가운 하나 들고 와 부끄러운 부분이라도 살짝 가려주었으면 하는 기분입니다.

철들어 가면서 한 마리의 물고기가 아니라 물고기를 키우는 연못으로 살고 싶었지만 살아가면서 다른 사람들에게 생채기를 내가며 살지나 않았나 뒤돌아봅니다.

 

얼 만큼의 눈물이면 내 부끄러운 마음 씻어 낼 수 있을까

얼 만큼의 기도이면 내 죄 덜어 낼 수 있을까

 

너에게도 또 너에게도 당신에게도 또 당신에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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