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의 품질은 단순히 “맛있다”로 설명되기엔 너무 복합적이다. 다양한 양조법, 발효 방식, 평가 기준이 어우러져 하나의 와인이 탄생하며, 이를 이해하는 것이 진정한 와인 애호가로 가는 첫걸음이다. 이번 칼럼에서는 와인 양조법의 핵심인 발효 방식과 평가 기준, 그리고 유명 와인 평론가들의 평가 방식을 통해 와인을 바라보는 새로운 눈을 제시해본다.
먼저, 와인 양조법은 발효 방식에 따라 중간 발효법과 완전 발효법으로 나뉜다. 중간 발효법은 당분이 완전히 소비되기 전 발효를 중단하여 와인에 단맛을 일부 남기는 방식이다. 반면, 완전 발효법은 효모가 당분을 거의 모두 소비해 알코올 도수가 높은 드라이한 와인이 완성된다.
이 두 방식은 와인의 대표 품종 이름에도 녹아 있다. ‘레조또(Recioto)’는 중간 발효법을 활용한 달콤한 와인으로, 아페리티프나 디저트 와인으로 인기가 높다. 반면 ‘아마로네(Amarone)’는 완전 발효법을 사용하여 풍부한 바디감과 강한 알코올 도수, 드라이한 풍미를 지닌다. 같은 품종과 아파시멘토 공법을 사용해도 발효법에 따라 완전히 다른 스타일의 와인이 탄생하는 셈이다.
이제 이런 와인을 어떻게 평가할까? 와인 평가의 대표적인 인물로는 과거 로버트 파커(Robert Parker)가 있었고, 현재는 이탈리아의 루카 마로리(Luca Maroni)가 널리 알려져 있다. 그는 99점 척도법으로 와인을 평가하며, 일반적인 테이스팅 노트 외에도 와인의 구조감, 균형, 외관의 완성도까지 점수화한다.
그가 특히 강조하는 ‘구조감(Structure)’은 와인의 바디감, 산도, 당도, 타닌, 그리고 향의 복합성까지 포함하는 개념으로, 맛뿐 아니라 시각적으로도 ‘완성도 있는 와인’을 판별하는 데 사용된다.
또한 와이너리에서는 자체 평가 지표로 ‘워크통(Worktong)’이라는 평가 시스템을 활용하기도 한다. 이는 와인의 가격과 품질, 생산 방식, 소비자 평가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라벨이나 등급에 반영된다. 레조또나 아마로네 와인의 라벨에도 이러한 평가 기준이 적용되어 소비자에게 품질의 힌트를 제공한다.
결론적으로, 와인 한 병의 품질은 단순한 맛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발효 방식 → 품질 평가 기준 → 평론가의 기준까지 이해해야 비로소 그 와인의 가치와 개성을 온전히 느낄 수 있다.
다음 칼럼에서는 루카 마로리가 실제 평가한 와인 사례를 바탕으로, 점수의 의미와 평가 요소를 구체적으로 분석해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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