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AMD 손잡자, 삼성전자에 20조 원 기회 열렸다

오픈AI·AMD 손잡자, 삼성전자에 20조 원 기회 열렸다
✍️ 기자: 송현주

 

오픈AI와 AMD가 인공지능(AI) 반도체 협력에 나서면서 삼성전자가 반사이익을 얻을 것이라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오픈AI가 AMD의 AI 반도체를 기반으로 초대형 데이터센터를 구축하기로 하면서, 핵심 부품인 고대역폭 메모리(HBM) 공급을 담당하는 삼성전자가 이번 협력의 실질적인 수혜자로 떠올랐다.

 

업계에 따르면 오픈AI는 AMD의 차세대 GPU ‘MI450’을 탑재한 대규모 AI 데이터센터를 6GW(기가와트) 규모로 설계 중이며, 이 프로젝트에 삼성전자의 HBM4 제품이 투입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AI 반도체에서 HBM은 데이터를 빠르게 처리하기 위한 핵심 부품으로, 성능 경쟁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 삼성전자는 이미 HBM3E를 양산 중이며 차세대 HBM4는 연내 본격 양산을 앞두고 있다. AMD는 오픈AI와의 협력에서 HBM4를 12단 적층 구조로 적용할 계획이며, GPU 한 장당 12개의 HBM이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다.

 

 [ 코리안투데이] 반도체 칩(semiconductor chip) 을 들고 있는 연구원 © 송현주 기자

AI 반도체 한 장에 들어가는 HBM 수량이 급증하면서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공급 물량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본다. 오픈AI의 1GW 규모 데이터센터에는 약 33만 장의 GPU가 필요하며, 여기에 탑재될 HBM은 약 400만 개에 달한다. HBM4 한 개의 시장 가격이 500~600달러(한화 약 70만~80만 원) 수준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1GW 규모만으로도 3조~4조 원의 공급액이 예상된다. 오픈AI가 추진 중인 6GW 전체 프로젝트가 완성되면 삼성전자가 얻을 수 있는 잠재 매출 규모는 최대 20조 원에 이를 전망이다.

 

AI 반도체 생태계에서 메모리는 연산 성능 못지않게 중요하다. 대규모 언어 모델(LLM)이나 생성형 AI는 초고속 데이터 처리 속도를 요구하기 때문에, GPU와 함께 메모리의 성능이 AI 효율을 좌우한다. AMD가 오픈AI와 협력하면서 선택한 메모리가 삼성전자의 HBM4라는 점은 기술적 신뢰를 의미한다. 실제로 AMD는 과거 HBM3E 단계부터 삼성 제품을 우선적으로 활용해 왔으며, 엔비디아가 주로 SK하이닉스 제품을 쓰는 것과 대조적이다. 이러한 파트너십은 오픈AI와의 대형 프로젝트에서도 그대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에서는 AMD와 삼성의 관계를 ‘깐부 동맹’으로 평가한다. 양사는 HBM뿐 아니라 프로세스 인 메모리(PIM), 저전력 고속 인터페이스 등 차세대 AI 반도체 기술을 함께 연구하고 있다. AMD가 오픈AI 프로젝트를 수주하면서 삼성전자가 자동으로 주요 협력사에 포함된 것은 이러한 기술적 결속력 덕분이다. 메모리 공급 외에도 삼성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분야에서도 추가 기회를 잡을 가능성이 있다. AMD는 기존에 TSMC에 GPU 생산을 맡겨왔지만, 미국 내 반도체 공급망 다변화 정책과 보조금 제도 때문에 다른 제조 파트너를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때 삼성전자의 미국 텍사스 공장이 AMD의 신규 생산기지 후보로 부상하고 있다.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은 이번 협력을 계기로 글로벌 AI 반도체 생태계에서 존재감을 한층 강화할 전망이다. 올해 AI용 HBM 시장은 작년 대비 세 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향후 5년간 전체 AI 반도체 수요는 5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AI 반도체 시장의 핵심은 이제 GPU보다 메모리 경쟁력으로 옮겨가고 있다”며 “삼성전자는 HBM4 기술력과 생산 능력에서 경쟁사보다 한발 앞선 위치에 있다”고 말했다.

 

AI 시대의 주도권을 두고 엔비디아, AMD, 인텔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들이 경쟁하는 가운데, 이들 모두의 기술 기반을 뒷받침하는 삼성전자의 역할은 더욱 커지고 있다. 오픈AI와 AMD의 협력 구도 속에서 삼성전자는 AI 데이터센터의 ‘보이지 않는 핵심 공급자’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 GPU를 만드는 회사가 무대 위의 주인공이라면, 그 칩에 생명을 불어넣는 메모리를 만드는 삼성전자는 무대 뒤의 숨은 주연이다. 결국 AI 반도체 전쟁의 진짜 승자는 오픈AI도, AMD도 아닌 삼성전자가 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 송현주 기자 : mapo@thekoreantoday.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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