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구, 제35회 청룡문화제 성황리 마무리

 

서울 동대문구가 가을의 정취 속에서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문화의 장을 펼쳤다. 지난 25일 용두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열린 35회 청룡문화제가 주민들의 뜨거운 호응 속에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이 행사는 동대문구의 역사적 뿌리를 되새기며 지역 공동체의 화합을 도모하는 소중한 자리로 자리 잡았다.

   

 [코리안투데이조선시대 왕의 행차를 재현한 제35회 청룡문화제 어가행렬에서 임금과 왕비가 가마를 타고 입장하고 있는 모습(사진제공동대문구청ⓒ 박찬두 기자

 

올해 청룡문화제는 동대문문화원과 청룡문화제보존위원회가 공동으로 주관하고 동대문구가 후원하며 그 의미를 더했다오랜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지역 대표 축제로이번 행사는 다시 한번 동대문구의 문화적 위상을 드높였다특히 지난해 약식으로 진행되었던 어가행렬이 정식으로 부활하며 행사의 격을 한층 끌어올렸다.

 

청룡문화제는 조선 태종 시절부터 이어져 온 전통 기우제(비를 기원하는 제사)동방청룡제에서 유래한 행사다. 일제강점기 중단되었다가 주민들의 헌신적 노력으로 1991년에 복원되었으며, 올해로 35회를 맞이했다. 이번 행사에서는 용두동주민센터에서 용두초등학교까지 약 1.1km 구간을 행진하는 정식 어가행렬이 재현되어, 조선 임금의 위엄 있는 행차를 생생히 느낄 수 있었다. 웅장한 행렬은 관람객들의 큰 박수와 환호를 이끌어내며 축제의 분위기를 한껏 고조시켰다.

 

이어진 동방청룡제향에서는 임금의 폐백례(임금이 제사에 참여해 예를 올리는 의식)와 제관의 제향이 엄숙히 거행되었다. 특히 올해 첫 수확한 햅쌀을 바치는 진상례가 함께 진행되어 전통 의례의 깊은 의미를 되새기는 시간이 되었다. 이 의식은 단순한 재현을 넘어, 풍요와 번영을 기원하는 지역 주민들의 마음을 하나로 모았다.

 

행사장 곳곳에서는 전통과 현대가 어우러진 다채로운 체험 부스가 마련되어 가족 단위 관람객들의 발길을 사로잡았다. 전통 의상 체험, 캘리그라피(손글씨 예술), 소원트리 꾸미기, 전통 놀이 체험 등은 남녀노소 모두가 함께 즐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오후 내내 이어진 지역 예술 단체와 무형문화재 보유자들의 공연은 축제의 흥을 더하며 가을 하늘 아래 따뜻한 웃음과 박수를 끌어냈다.

 

이필형 동대문구청장은 이번 행사에 대해 청룡문화제는 조선시대 임금이 직접 참여했던 기우제를 지역 주민들의 손으로 되살린 뜻깊은 축제라고 평가하며, “정식 어가행렬의 부활로 역사적 의미를 더했고, 가족과 아이들이 함께 전통문화를 체험하며 문화도시 동대문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다고 전했다.

 

청룡문화제는 단순한 지역 행사를 넘어, 동대문구의 역사적 유산을 계승하고 공동체의 정체성을 강화하는 상징적 자리다. 전통 제례와 현대적 체험이 조화를 이루며, 이 축제는 세대를 이어주는 문화의 다리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가을의 끝자락에서 펼쳐진 이 행사는 동대문구 주민들에게 따뜻한 추억과 자부심을 선사하며, 앞으로도 계속될 전통의 맥을 단단히 이어나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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