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마다 우렁찬 울음으로 하루를 여는 수탉은,
겉으로 보기엔 늘 당당하고 권위적인 존재처럼 보인다.
그러나 그 겉모습 뒤에는 섬김·배려·책임·희생이 숨어 있다.
가장 먼저 먹이를 양보하고, 둥지를 정리하며,
위험 앞에서는 암탉과 병아리를 지키는 존재—
이것이 바로 현대 리더가 잃어버린 서번트 리더십(Servant Leadership)의 본질이다.
![]() [코ㄹ리안투데이] 머릿돌20. 가장 높이 우는 수탉은 가장 깊이 섬기는 리더© 지승주 기자 |
새벽 공기를 가르는 수탉의 우렁찬 울음소리는
언제나 하루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처럼 들립니다.
높은 곳에 올라가 목을 길게 뽑고
세상 전체에 “새 날이 밝았다”고 선언하는 듯한 모습은
누가 보아도 ‘리더’의 풍모를 떠올리게 합니다.
어깨를 활짝 펴고 닭장을 거닐며
10마리에서 15마리의 암탉을 거느리는 수탉은
언뜻 보면 권위적이고 절대적인 지위에 서 있는 존재처럼 보입니다.
그러나 많은 이들이 모르는 사실이 있습니다.
가장 권위적으로 보이는 수탉이
실은 가장 깊이 섬기는 존재라는 것.
먹이를 발견하고 가장 먼저 양보하는 리더
수탉은 먹이를 발견하면 맨 먼저 달려가지 않습니다.
오히려 자신이 거느린 암탉들에게 먼저 신호를 보냅니다.
암탉들이 모여들도록 소리를 내고, 모두가 배불리 먹을 때까지 기다립니다.
그 뒤에야 자신이 먹습니다.
배고픔을 참고, 자신의 힘을 뒤로 미루는 리더.
“나는 나보다 너희가 먼저다”라는 메시지를 행동으로 보여주는 존재입니다.
이것은 바로 섬김의 리더십의 출발점입니다.
리더는 먼저 채우는 사람이 아니라,
먼저 내어주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사실을 자연스럽게 깨닫게 합니다.
알을 위한 둥지를 정리하는 ‘준비의 리더십’
많은 이들이 잘 모르는 수탉의 또 다른 역할이 있습니다.
암탉이 알을 낳기 전이 되면
수탉은 직접 둥지를 정리하고 주변을 깨끗하게 만들어 줍니다.
알이 안전한 환경에서 낳아질 수 있도록 공간을 준비해 주는 것입니다.
그리고 암탉이 알을 낳는 동안
수탉은 그 옆에 서서 조용히 지켜줍니다.
혹시라도 외부 위험이 다가올까,
암탉이 혹여 불안해질까 걱정하며 묵묵히 보호합니다.
이는 오늘날 조직의 리더가 해야 할 일과 정확히 맞닿아 있습니다.
– 구성원이 자신의 역량을 펼칠 환경을 먼저 만드는 사람
– 구성원이 성장할 때 뒤에서 묵묵히 보호하는 사람
– 소리 없이 기반을 닦고, 그 위에서 구성원이 빛나게 하는 사람
이것이 바로 진짜 리더의 모습입니다.
“섬김”이 없는 리더십은 오래가지 못한다
현대 사회에서 흔히 말하는 리더십은
대부분 “얼마나 강하게 이끄는가”에 초점을 맞추곤 합니다.
하지만 수탉은 그 반대로 말합니다.
리더란, 얼마나 많이 섬기느냐로 평가된다.
얼마나 많은 사람을 품었는가,
얼마나 많은 사람을 먼저 먹였는가,
얼마나 많은 사람의 성장을 준비해 주었는가가
리더십의 진짜 기준이라는 것입니다.
어떤 조직이든, 리더가 이 정신을 잃고
권한·명령·통제로만 조직을 운용하면
그곳은 오래가지 못합니다.
그러나 리더가 섬김을 기반으로 권위를 세운다면,
그 조직은 안정되고, 사람들이 기꺼이 따라옵니다.
서번트 리더십: 이 시대가 잃어버린 리더의 답
오늘날 세계 경영학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리더십 이론이 바로
Servant Leadership(서번트 리더십)입니다.
“리더가 되고 싶다면 먼저 하인이 되라.”
이 말은 결코 겸손의 문구가 아니라,
조직을 살리고 사회를 살리는 ‘방법론’입니다.
서번트 리더십의 핵심은 다음과 같습니다.
– 나보다 구성원이 먼저다
– 명령보다 신뢰를 중요하게 한다
– 성과보다 사람을 키우는 데 초점을 둔다
– 부하 직원을 수단이 아닌 ‘섬김의 대상’으로 본다
– 조직의 성공을 나 혼자가 아닌 모두의 몫으로 여긴다
놀라운 것은, 이러한 원리가
수천 년 동안 이어져 온 자연 속에서도
동일하게 발견된다는 사실입니다.
수탉은 본능적으로
서번트 리더의 가장 중요한 요소들을 실천하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 사회가 가장 필요로 하는 것
전문성과 성취를 강조하는 시대일수록
우리는 더욱 더 ‘사람을 위한 리더’를 갈망합니다.
그런 리더는 이렇게 말할 것입니다.
“내가 앞서 가는 이유는
내가 높아서가 아니라
당신이 길을 잃지 않도록 비춰주기 위해서입니다.”
수탉은 새벽을 밝히며
우리에게 늘 같은 메시지를 던지고 있습니다.
“리더란 섬기는 사람이다.”
예의가 아닌 본질,
형식이 아닌 내면,
권위가 아닌 사랑.
이 모든 것을 갖춘 사람이 바로
우리 시대가 기다리는 리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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