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용업소는 주민의 일상과 가장 밀접하게 맞닿아 있는 생활서비스 업종 중 하나다. 머리를 자르고, 염색하고, 손과 발을 관리하는 과정에서 위생 상태는 단순한 청결을 넘어 감염 예방과 직결되는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 이런 가운데 서울 양천구가 관내 이·미용업소를 대상으로 실시한 공중위생서비스 평가에서 위생 수준이 눈에 띄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우수 등급인 ‘녹색등급’ 업소 비율이 이전 평가 대비 30% 이상 증가하며, 지역 공중위생 관리 체계가 한 단계 도약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 [코리안투데이] 양천구 공중위생업소 점검 사진(사진=양천구청) © 변아롱 기자 |
양천구는 지난 9월부터 11월까지 약 3개월간 관내 이·미용업소 1,272개소를 대상으로 ‘공중위생서비스 평가’를 실시했다. 이번 평가는 공중위생관리법에 따라 업종별로 격년제로 진행되는 정기 평가로, 영업장의 위생관리 실태를 점검하고 서비스 질 향상을 유도하기 위해 마련됐다. 평가에는 명예공중위생감시원과 담당 공무원으로 구성된 평가단이 직접 현장을 방문해 점검하는 방식이 적용됐다.
평가 항목은 업소 운영의 기본부터 세부 위생관리까지 폭넓게 구성됐다. 영업신고증과 요금표 게시 여부 같은 기본 준수 사항은 물론, 소독장비 비치 여부, 미용기구의 세척·보관 상태, 수건과 가운 관리, 작업대와 바닥 청결도 등 실제 이용자 위생과 직결되는 요소들이 중점적으로 확인됐다. 업종별 특성을 반영해 총 22~25개 항목이 점검됐으며, 평가단은 항목별 기준에 따라 점수를 부여했다.
평가 결과는 수치로도 뚜렷한 변화를 보여줬다. 전체 업소 평균 점수는 97.2점으로, 전반적인 위생 수준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등급별로 보면 90점 이상을 받은 최우수 녹색등급 업소가 883개소에 달했다. 이는 이전 평가 당시 489개소에서 394곳이 늘어난 수치로, 비율로는 30.4% 증가다. 전체 업소 가운데 88.8%가 90점 이상을 기록해, 고득점 업소 비중 역시 이전 대비 29.4% 확대됐다.
80점 이상 90점 미만의 황색등급(우수) 업소는 353개소로 집계됐고, 80점 미만의 백색등급(일반) 업소는 36개소에 그쳤다. 전체 업소 중 백색등급 비율이 극히 낮다는 점은 양천구 이·미용업 전반의 위생 관리 수준이 안정적인 궤도에 올랐음을 보여준다. 단순히 일부 모범 업소만 우수한 것이 아니라, 대다수 업소가 일정 수준 이상의 위생 기준을 충족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 같은 성과의 배경에는 양천구가 지난해부터 도입한 ‘부진업소 사후 컨설팅’ 제도가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구는 이전 평가에서 상대적으로 점수가 낮았던 업소를 대상으로 일회성 지적에 그치지 않고, 구체적인 개선 방향을 제시하는 맞춤형 컨설팅을 진행해왔다. 현장 점검 이후 지적사항을 세분화해 설명하고, 개선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 실질적인 관리 방법과 기준을 안내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업소 운영자들의 인식 변화도 함께 이뤄졌다는 평가다. 위생 기준을 단속의 대상이 아닌, 서비스 경쟁력을 높이는 요소로 받아들이는 분위기가 확산되면서 자발적인 개선 노력이 이어졌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번 평가에서 점수가 크게 오른 업소 상당수가 이전 평가에서 컨설팅을 받았던 곳으로 확인됐다.
양천구는 평가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해 주민 선택권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이번 공중위생서비스 평가 결과는 양천구청 홈페이지와 보건소 홈페이지를 통해 누구나 열람할 수 있다. 주민들은 미용실이나 이용업소를 선택할 때 위생 등급을 참고할 수 있고, 이는 업소 간 자율적인 경쟁과 서비스 질 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구는 이번 성과에 안주하지 않고, 평가 미실시 업소나 법적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업소에 대해서는 재점검과 현장 컨설팅을 지속할 계획이다. 위생 관리 사각지대를 최소화하고, 평가 대상에서 제외되거나 관리가 느슨해질 수 있는 업소까지 관리 범위를 넓히겠다는 취지다. 또한 업종 특성과 현장 여건을 반영한 평가 기준 개선도 검토해, 실효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양천구 관계자는 이번 평가 결과에 대해 “주민 생활과 밀접한 업종의 위생 수준을 높이기 위해 행정과 영업주가 함께 노력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특히 사후 컨설팅 제도 도입 이후 실질적인 개선 효과가 수치로 확인됐다는 점에서, 앞으로도 선제적 관리와 맞춤형 지원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생활서비스 업종의 위생 수준은 단기간에 개선되기 어렵고, 지속적인 관리와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 양천구의 이번 평가는 단속 중심의 관리에서 벗어나, 자율 개선과 행정 지원을 결합한 관리 모델이 효과를 낼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주민 입장에서는 보다 안전하고 쾌적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고, 업소 입장에서는 신뢰도를 높이는 계기가 된다. 공중위생 관리의 선순환 구조가 현장에서 자리 잡고 있는지, 양천구의 다음 평가 결과에도 관심이 쏠린다.
[ 변아롱 기자 : yangcheon@thekoreantoday.com ]
<저작권자 ⓒ 코리안투데이(The Korean 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