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포구청이 평범한 행정기관의 틀을 깨고 색다른 문화 실험을 시작한다. 그 중심에는 구청사 외벽에 설치된 초대형 ‘미디어 캔버스’가 있다. 이제 마포구청은 단순한 업무 공간이 아니라, 영화와 스포츠, 소통과 감동이 흐르는 마을의 거대한 스크린이 된다.
마포구(구청장 박강수)는 구청 외벽에 가로 14m, 세로 8m의 대형 디지털 전광판을 설치하고, 주민 누구나 즐기고 참여할 수 있는 ‘마포구민 광장’을 조성했다. 이 미디어 캔버스는 단순한 시청각 장치를 넘어, 구민과 소통하는 문화 플랫폼으로 기능할 예정이다. 평소에는 정책 안내와 생활 정보, 주민 참여 콘텐츠가 상영되고, 특별한 날에는 영화와 스포츠로 광장이 축제의 공간으로 변신한다.
![]() [코리안투데이] 맢포구청 광장에서 영화를 보는 구민 모습 ( 사진 제공 = 마포구청 © 송현주 기자 ) |
이 변신의 첫 장면은 오는 7월 1일 화요일 오후 8시에 펼쳐진다. 바로 ‘2025 한여름 밤의 영화광장’이 그 주인공. 상영작은 2024년 개봉작 <빅토리>로, 이미 사전 접수가 성황리에 마감됐으며 일부 현장 관람객을 위한 자리도 마련된다. 입장은 선착순이며, 야외 행사 특성상 우천 시 일정이 연기될 수 있다. ‘구청에서 영화 관람’이라는 이색 경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마포의 밤이 특별해지고 있다.
미디어 캔버스는 매일 오전 7시부터 밤 10시까지 운영된다. 30분 단위로 다양한 영상 콘텐츠가 송출되며, 음향 없이 이미지와 동영상 중심으로 구성된다. 이는 도심 속 소음 문제를 최소화하면서도 시각적 즐거움을 극대화하기 위한 선택이다. 일상적인 영상뿐만 아니라 주민들이 직접 제작한 콘텐츠도 상영되는데, 특히 ‘우리의 행복을 응원해’ 프로젝트는 주민이 서로를 향한 메시지를 영상으로 보내는 창구 역할을 한다. 가족, 친구, 반려동물 등에게 보내는 축하나 응원 영상이 구청 외벽에 상영되는 풍경은 그 자체로 감동적이다.
이번 사업은 단순한 야외 상영 프로젝트가 아니다. 주민에게 광장을 돌려주고,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문화를 누릴 수 있는 장을 마련하는 것이 핵심이다. 특히 구청이라는 상징적 공간이 행정을 넘어 소통과 감동의 장소로 탈바꿈하면서, 공공기관의 역할에 대한 새로운 해석도 가능하게 했다. 박강수 구청장은 “구청사가 행정기관을 넘어, 주민이 함께 소통하고 문화를 누릴 수 있는 열린 공간이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영화, 스포츠 중계 등 다양한 콘텐츠로 미디어 캔버스를 활기차게 운영하겠다”고 밝혔다.
디지털 기술과 공공 공간의 융합, 그리고 주민 참여를 기반으로 한 문화 확장은 마포구가 지향하는 도시 이미지와도 맞닿아 있다. 단순한 도시 미관 개선을 넘어, 지역 공동체의 소통과 공감대를 형성하는 수단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다. 도심 한가운데서, 그것도 구청 외벽에서 펼쳐지는 문화 실험이 주민 삶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주민이 주인공이 되는 미디어 캔버스, 관객이 참여하는 영화 광장. 마포구청 외벽은 이제 단순한 벽이 아닌, 이야기를 담는 스크린이자, 마포의 밤을 특별하게 채우는 창이 되고 있다.
[ 송현주 기자 : mapo@thekoreantoday.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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