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9] 낙양의 파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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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리안투데이 강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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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y 9] 낙양의 파리들

1월 · 별이 모이다 | 약 3분 읽기삼국지 365 · Day 9 · Book 1 「별이 모이다」

삼국지 365 Day 9 헤더 일러스트

평원현(平原縣)의 자리에서 다섯 해가 지나가고 있었다. 서기 189년의 낙양(洛陽)이었다. 한(漢)의 도성은 여전히 천하에서 가장 컸다. 그러나 그 도성의 가장 깊숙한 곳 — 황제의 궁궐 안쪽에서는, 한 가지 이상한 일이 오래전부터 벌어지고 있었다.

여름이면 황제의 상 위를 파리가 날았다. 봄이면 황제의 붓끝을 파리가 건드렸다. 가을이면 황제의 침상 머리맡에서 파리가 울었다. 처음엔 두 마리였다. 열 마리가 되는 데 오래 걸리지 아니하였다. 궁궐 안의 사람들이 처음엔 손을 들어 쫓았다. 그러다 어느 날부터는, 아무도 손을 들지 아니하였다. 파리가 황제의 음식 위에 앉았고, 종이 위에 앉았고, 옷자락 끝에 앉았다. 그러고는 황제의 귀 옆에 앉기 시작했다. 파리의 다리는 가벼웠다. 소리는 들리지 아니하였다. 그러나 파리가 건너앉은 자리마다, 황제의 두 눈은 반드시 한 결씩 더 흐려졌다.

그 파리들의 이름을, 세상 사람들은 한 묶음으로 불렀다.

십상시(十常侍).

장양(張讓)·조충(趙忠)·봉서(封諝)·단규(段珪)·조절(曹節)·후람(候覽)·건석(蹇碩)·정광(程曠)·하운(夏惲)·곽승(郭勝). 열 사람의 이름이었다. 황제가 그 가운데 장양을 "아부(阿父) — 내 아버지"라 불렀다. 한 나라의 황제가, 자기가 낳지 아니한 환관을 아버지라 부르는 궁궐이었다.

열 사람의 파리가 각자의 자리에서 각자의 일을 하고 있었다. 관직이 팔렸고, 작위가 팔렸다. 매관(賣官)의 가격이 정해져 있었다. 태수 자리는 이천 섬의 값. 자사 자리는 사천 섬의 값. 삼공의 자리는 일천 근의 금. 돈을 낸 자는 자리를 얻었고, 돈을 내지 아니한 자는 자리를 얻지 못하였다. 공이 많아도 돈이 없으면 자리는 내려오지 아니하였다. 공이 없어도 돈이 있으면 자리는 내려왔다. 조정의 저울 한쪽이 기울어져 있었다.

삼국지 365 Day 9 중간 일러스트

그 해 여름, 황제가 병석에 누웠다. 병명은 정해지지 아니하였다. 다만 두통이 깊었고, 숨이 짧았고, 두 눈이 자주 흐려졌다. 십상시가 병실 문 앞에 돌아가며 자리를 지켰다. 병실의 문이 안쪽에서 열리면, 그것은 반드시 환관의 손이었다. 문이 바깥쪽에서 열리려 하면, 환관의 한 마디가 그 문을 다시 닫게 하였다.

"폐하는 지금 꿈을 꾸고 계십니다. 깨우지 마시옵소서."

그 한 마디 뒤에서, 열 사람의 파리가 황제의 귀 옆에서 조용히 울고 있었다.

황제에게는 두 아들이 있었다. 한 명은 하후(何皇后)의 아들 변(辯). 또 한 명은 왕미인(王美人)의 아들 협(協). 변은 열네 살, 협은 아홉 살이었다. 후계의 줄이 둘로 갈라져 있었다. 십상시가 둘 중의 한 쪽을 밀고 있었고, 대장군 하진(何進)이 다른 한 쪽을 붙잡고 있었다. 궁궐 한가운데에 두 갈래의 길이 서로 맞닿아 있었다.

평원의 현령 자리에서 유비가 오늘 저녁 이 소식을 들었다. 소문의 걸음은 빨랐다. 유비가 관우와 장비를 관아 뒤뜰에 불러 앉혔다. 세 사람이 낮은 탁자 둘레에 둘러 앉았다.

"아우들. 낙양의 궁궐이 열 마리 파리에게 점령되어 있다. 파리가 황제의 귀 옆에 앉아 있다. 황제가 더 길지 못할 결이다. 그 뒤에, 파리들이 두 어린 황자의 한가운데에 더 크게 날아들 것이다. 우리의 걸음은 이곳 평원에서 기다리며, 그 파리들의 결을 먼 곳에서 읽어 가는 자세일 것이다."

관우가 수염 끝을 쓸어내렸다. 장비가 고개를 깊게 끄덕였다. 세 사람의 눈이 오늘 저녁 낙양 쪽을 조용히 바라보았다.

Book 1의 아홉 번째 저녁이 평원현 관아 뒤뜰에서 조용히 깊어 가고 있었다. 十蠅廷(십승정, 열 마리 파리의 궁) 세 글자가, 낙양 궁궐의 가장 안쪽 결로 씨가 심어지고 있었다. 먼 북쪽 공손찬의 화로(Day 8)에서 평원의 현령 자리로 건너온 유비의 걸음이, 오늘 저녁 낙양 쪽을 처음 바라보고 있었다.

삼국지 365 Day 9 마무리 일러스트

✒️ 평역가의 한 마디 — 연삼흠 박사궁궐의 가장 안쪽에 열 마리 파리가 돌아가며 날아드는 저녁이 있지요. 파리의 다리는 가볍고, 소리는 들리지 아니하되, 파리가 건너앉은 자리마다 두 눈이 한 켜씩 흐려지는 저녁이옵니다. 오늘 저녁 당신의 자리에도, 낮은 날개의 가벼운 파리가 혹시 건너앉아 있으신지요. 그 건너앉음의 결을 더 조용히 들여다보시는 것은 어떨까요.

📅 내일 Day 10: 먼저 죽은 사람

"영제가 붕어(崩御)하였다. 후계를 둘러싼 궁궐의 다툼이 일어났고, 그 다툼의 한가운데에서 한 사람이 먼저 죽었다. 그 사람의 이름은 하진(何進)이었다." — 연삼흠 박사평역 — 연삼흠 평역가 · Sam H. Yeon, Ph.D. · 延三欽博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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