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 전 오늘] 1926년 10월 2일 – 총독부 신청사 낙성 이튿날, 단성사에서는 영화 <아리랑>이 개봉 이틀째를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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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리안투데이 강서

100년 전 오늘

1926년 10월 2일 토요일 · 경성 · 오전판

🕙 10시 10분 – 시계가 미소 짓는 시간, 100년 전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1. 10시 10분의 시간

1926년 10월 2일 토요일, 경성. 이날 날씨를 알려 주는 기록은 이번 조사에서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확인되지 않은 하늘은 그리지 않겠습니다.

확인되는 것은 하루 앞선 풍경입니다. 10월 1일은 총독부가 ‘시정기념일’로 삼은 날이었고, 경복궁 안뜰에 10년 동안 지어 온 총독부 신청사가 이날 문을 열었습니다. 같은 날, 종로 단성사에서는 나운규의 영화 <아리랑>이 막을 올렸습니다. 오늘은 그 이튿날입니다. 한쪽은 돌로 지은 큰 건물이고, 한쪽은 필름 한 통이었습니다.

2. 그날의 경성 – 돌집과 필름총독부 신청사는 10월 1일 중앙홀에 전 직원이 모인 가운데 낙성식을 열었고, 오후에는 경복궁 경회루에서 경축연을 가졌다고 전해집니다. 임금의 궁궐 한복판에 들어선 이 건물은 조선 사람들에게는 낯설고 무거운 건물이었습니다.

건물 앞을 가린다는 이유로 총독부는 광화문을 헐겠다는 계획을 내놓았고, 조선은 물론 일본 지식인들까지 반발했습니다. 결국 철거는 접고 이듬해인 1927년 광화문을 건춘문 쪽으로 옮겨 세웁니다. 이 일은 오늘 이후의 일이고, 이날 신문이 이것을 어떻게 다뤘는지는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단성사의 <아리랑>은 나운규가 시나리오를 쓰고 감독하고 주연까지 맡은 영화입니다. 스물네다섯 살 청년이 미친 사람이 된 청년 영진을 연기했다고 합니다. 개봉 소식에는 이런 이야기가 따라붙습니다. 나운규는 전단 1만 장을 찍어 악대와 함께 종로에서 광화문 앞을 지나 단성사까지 행진할 생각이었는데, 개봉날 새벽 종로경찰서가 노랫말이 불온하다며 전단을 모두 가져갔다는 것입니다. 상영이 끝날 무렵 관객들이 일어나 ‘아리랑’을 따라 불렀다는 이야기도 전합니다. 다만 이런 전승은 글마다 세부가 조금씩 달라서, 당일 신문 원문으로 확인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밝혀 둡니다.

3. 경성과 한반도넉 달 전인 1926년 6월 10일, 순종의 장례일에 서울 거리에서 만세 소리가 터졌습니다. 6·10 만세운동입니다. 그해 3월에서 4월 사이에는 동아일보가 두 번째 정간을 당하기도 했습니다. 말과 글을 묶어 두려는 힘이 한창 세던 해였습니다.

그런 한 해의 가을, 총독부는 새 건물을 열었고 극장에서는 이 땅 사람이 만든 영화가 관객을 만났습니다. 두 장면이 같은 날 같은 도시에서 나란히 벌어졌다는 사실이 1926년 10월의 경성을 잘 보여 줍니다.

4. 그날의 세계폴란드에서는 10월 2일 피우수트스키가 대통령 모시치츠키의 지명으로 총리 자리에 올랐습니다. 영국 켄트 지방 리(Leigh)에서는 에어 유니옹 소속 블레리오 155 여객기가 엔진에 불이 붙어 추락해, 타고 있던 7명이 모두 숨졌습니다. 여객기 비행 중 불이 난 첫 사고로 기록되는 일입니다.

중국에서는 국민혁명군의 북벌이 한창이었습니다. 한양과 한커우는 9월에 이미 손에 넣었고, 성벽에 둘러싸인 우창은 포위당한 채 버티고 있었습니다. 우창은 열흘 뒤인 10월 10일에 무너집니다.

5. 경성 24시 – 토요일의 문화와 건축토요일에는 문화와 건축 이야기를 해 보겠습니다. 이날 경성 사람들의 하루는 날씨도, 물가도, 극장 관객 수도 확인된 기록이 없습니다. 그래서 하루를 지어내지 않고, 그날 도시에 나란히 서 있던 두 공간만 적습니다.

하나는 경복궁 앞마당에 들어선 새 총독부 청사입니다. 다른 하나는 종로의 극장 단성사입니다. 건물의 크기로 보면 견줄 수 없지만, 100년이 지난 오늘 사람들이 더 오래 기억하는 쪽은 극장에서 상영된 영화입니다.

6. 100년의 거울항목 1926년 2026년경복궁 앞총독부 신청사 낙성청사는 철거되었고 광화문은 복원되었다영화나운규의 <아리랑> 개봉(단성사) 개봉 100주년 기념 상영과 행사가 열렸다작품필름이 극장에서 돌았다원본 필름은 오늘 전해지지 않는다크고 단단해 보이던 돌집은 사라졌고, 스크린에 비쳤다 사라진 필름의 노래는 100년째 불리고 있습니다.

7. 내일을 기다리며내일은 1926년 10월 3일 일요일입니다. 내일 아침 10시 10분, 다시 만나요.

출처: 조선총독부 청사 낙성식 관련 국가기록원·역사 자료, 나운규 <아리랑> 개봉 관련 보도·논문(2005~2026), 1926년 10월 세계 사건 연표(Wikipedia ‘October 1926’), 북벌 관련 연구 자료. 당일자 신문 원문은 이번 조사에서 직접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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