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살아있다 – 백제 편] 제26화: 백제 유민의 이동 – 디아스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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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리안투데이 강서

百

THE KOREAN TODAY

역사는 살아있다

백제 편

제26화: 백제 유민의 이동 – 디아스포라

나라가 사라진 날, 사람들은 어디로 갔을까. 백제의 마지막 이야기는 사비성이 불타는 데서 끝나지 않고, 그 뒤 수천 리 길 위에서 이어졌다.

660년 사비성이 함락되자 백제인의 운명은 세 갈래로 나뉘었다. 포로가 되어 황해를 건너 당의 수도권으로 끌려간 사람, 옛 땅에 남아 신라의 백성이 된 사람, 그리고 663년 백강 전투의 패배 뒤 배를 타고 일본 열도로 건너간 사람들이다. 한 나라의 멸망은 곧 한 사회가 흩어지는 일이었다.

그런데 이 흩어짐은 끝이 아니었다. 낙양의 묘지석에, 신라의 관등 제도에, 일본 시가현의 신사에 백제는 다른 모습으로 살아남았다. 나라를 잃은 사람들은 무엇을 가지고 떠났고, 그것은 어떻게 새 땅의 문화가 되었을까?

◆ 시대의 풍경

660년 3월 당은 산둥반도에서 바다를 건너 대군을 보냈고, 신라군과 호응해 사비를 공격했다. 의자왕은 웅진 방면으로 피했으나 그곳의 책임자 예식이 왕을 붙잡아 넘겼다고 전한다(《삼국사기》, 《구당서》 계통 기록). 의자왕과 태자 효, 왕자 융·태·연, 대신과 장수 88명, 백성 1만 2,807명이 당으로 압송되었다.

이후 복신·도침, 흑치상지 등이 일으킨 부흥운동은 663년 백강 전투에서 사실상 꺾였다. 이때 왜(倭)의 구원군과 함께 있던 백제 지도층 일부가 배를 타고 일본으로 향했다. 일본 쪽 기록 《일본서기》는 이들이 가무사키(神前) 등 오미 지역과 동국(東國)에 정착했다고 전하는데, 사건별 연도와 인원은 기록마다 차이가 있어 ‘660년대 중반 이후 수천 명 규모’로 이해하는 것이 안전하다.

“왕과 태자 효, 왕자 태·융·연 및 대신과 장수 88명, 백성 1만 2,807명을 당의 서울로 보냈다.”

– 출처: 《삼국사기》 백제본기 제6 의자왕 20년(660) 조 (취지 요약 인용)

◆ 같은 시대, 다른 세계

🏛️ 중국

당 고종 때. 당은 백제 옛 땅에 웅진도독부 등을 두고 한반도에 영향력을 뻗쳤다. 망국의 왕족·귀족은 수도권에서 관직을 받으며 당의 대외 정책에 활용되었다.

🗿 유럽/중동

비잔틴은 콘스탄스 2세 치하에서 아랍의 팽창에 시달렸고, 사산 페르시아는 이미 무너져 왕족 일부가 당 조정으로 피신했다. 나라를 잃은 지배층이 대제국의 궁정에 머문 점이 닮았다.

🌏 기타 지역

일본은 덴지 천황 시기에 백강 패전 뒤 방어 체제를 정비하며 백제 유민의 지식과 기술을 국가 운영에 받아들였다.

백제 유민의 세 갈래 길 사비·웅진 660년 함락 당 낙양·장안 일본 열도 오미·동국·나니와 신라(편입) 압송: 왕족·귀족 등 1만2천여 명 망명: 백강 전투(663) 이후 잔류: 관등을 받고 신라 백성으로

[이미지: 660~663년 이후 백제 유민의 이동 경로(개념도)]

⚔️ 그날의 현장

“배는 새벽 안개를 가르며 항구를 떠났다. 갑판에는 궁중 악사와 학사, 기와 장인이 빼곡히 앉아 있었고, 누군가는 품에 불경 두루마리를, 누군가는 연장 보따리를 끌어안고 있었다. 멀어지는 해안선을 바라보는 눈은 마르지 않았다.”

“‘이곳에 다시 오지 못한다 해도, 우리가 아는 것은 가져간다.’ 이름을 알 수 없는 어느 장인의 다짐이었을 것이다. (※ 이 장면은 사료에 기초해 재구성한 상상이다.)”

◆ 역사의 진실을 찾아서

당으로 간 사람들. 포로로 끌려간 이들 가운데 일부는 당의 관료와 장군으로 살았다. 의자왕의 아들 부여융은 당에서 웅진도독으로 임명되어 신라와의 화해를 중재하는 역할을 맡았고, 682년 낙양에서 세상을 떠나 북망산에 묻혔다. 부흥운동을 이끌다 663년 당에 항복한 흑치상지는 당의 장군으로 변경 전투에서 공을 세웠으나 689년 모함을 받아 처형되었다. 이들의 묘지석은 백제 멸망 이후의 삶을 생생히 보여 주는 1차 자료다.

예군 묘지명의 충격. 중국 시안에서 발견된 예군(禰軍, 678년 사망)의 묘지명은 백제 멸망과 의자왕 항복 과정을 당시 백제 출신 관료의 시각으로 적고 있다. 여기에 ‘일본(日本)’이라는 말이 등장해 이 국호가 언제 쓰이기 시작했는지를 두고 연구가 활발하다. 일부 학자는 이 표현이 백제 쪽을 가리킬 가능성도 제기했다.

신라와 일본에서. 신라는 백제 유민에게 제한된 범위(연구에 따라 10관등 대나마 안팎까지)의 관등을 주어 통합했고, 신문왕대에 정비된 중앙군 9서당에도 백제인 중심 부대가 포함되었다. 일본에서는 귀실집사(鬼室集斯)가 학직두(學識頭) 같은 요직에 올랐고, 의자왕의 아들 선광(禪廣, 일본서기 표기 善光)의 후손은 ‘백제왕(百濟王)’이라는 성을 받아 귀족으로 이어졌다. 《속일본기》는 간무 천황의 어머니 다카노노 니이가사가 백제 무령왕의 후손이라고 적는다. 2001년 일본 아키히토 천황이 이 기록을 거론하며 ‘한국과의 인연’을 언급한 일은 유명하다.

시대

7세기 중후반 (660~690년대)

핵심 인물

부여융, 흑치상지, 예군, 귀실집사, 선광

핵심 사건

660년 압송, 663년 백강 패전과 망명

영향

동아시아 3국으로의 문화 확산

🔍 학계의 시각

주류 견해

유민은 당·신라·일본으로 나뉘어 각 사회에 흡수되었고, 일본 이주는 수천 명 규모의 지식·기술 집단이었다는 견해가 일반적이다.

대안적 견해

일본 학계 일부는 ’10만 명 도래설’처럼 훨씬 큰 규모를 거론하지만, 사료로 뒷받침되는 수치는 아니라는 비판이 있다. 규모와 영향력은 지금도 논쟁 중이다.

◆ 오늘 우리에게 묻다

국가를 잃은 사람들이 새 땅에서 살아남는 방식은 세 가지였다. 동화되거나, 섞이거나, 가진 것을 내어 주고 자리를 얻거나. 오늘의 한민족 디아스포라 역시 이 세 가지 길을 모두 걸어 왔다. 이산(離散)의 경험은 고통이었지만, 그 고통을 안고 새 사회의 구성원이 된 사람들이 문화를 옮기는 다리가 되었다.

오늘날 해외에는 700만 명 안팎의 한민족이 살고 있다. 이들은 김치와 한글, K-콘텐츠를 세계의 일상으로 옮기고 있다. 1,300여 년 전 백제 유민이 불교와 건축, 서체를 일본 열도의 일상으로 옮겼던 것처럼, 이동하는 사람들은 언제나 문화의 통로였다.

구분 백제 시대 현재
정치/안보 멸망·전쟁 때문에 강제로 이주 이주 동기는 다양하며, 난민 보호와 재외동포 정책이 과제
군사/외교 유민이 당·신라·일본 외교의 연결고리 재외동포가 민간 외교와 공공외교의 자산
문화/정신 불교·건축·기술을 새 땅에 전수 K-컬처를 현지 사회에 확산

이산에서 연결로: 백제 유민과 오늘의 동포 660년 백제 멸망·압송 663년 백강 패전·일본 망명 7~8세기 정착과 백제왕씨 오늘 700만 한민족 디아스포라 흩어진 사람들이 문화의 다리가 된다

[이미지: 백제 정신과 현대 한민족 디아스포라]

📚 더 깊이 알아보기

  • 중국 낙양 북망산에서 확인된 부여융 묘지, 시안에서 발견된 예군 묘지명 등 유민 관련 금석문(한국금석문 자료 DB에서 확인 가능)
  • 일본 시가현 히노초의 귀실신사(鬼室神社)는 귀실집사를 모신 곳으로 알려져 있다.
  • 《삼국사기》 백제본기·열전(흑치상지), 《일본서기》 덴지기, 《속일본기》 간무 천황 즉위 관련 기록

살아있는 역사의 목소리

백제는 660년에 사라졌지만 백제인은 사라지지 않았다. 낙양의 비석 위에서, 신라의 군단 속에서, 일본의 성씨와 신사 속에서 계속 살았다. 이산은 상처이면서 동시에 문화가 퍼져 나가는 길이었다.

“나라는 사라져도 사람이 가져간 기억은 새 땅에서 다시 꽃핀다. 백제 정신은 영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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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안투데이 “역사는 살아있다” 시리즈
백제 편 (총 30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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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콘텐츠는 역사적 사실에 기반하여 작성되었으며, 다양한 학술적 견해를 균형있게 다루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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