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동식 개인전 그려온 길 그려갈 길, 관동산수에서 만나는 성장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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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역사는 살아있다

함동식 개인전 그려온 길 그려갈 길은 한 예술가의 결과물이 아닌 성장의 과정에 주목하는 전시다. 이 전시는 2025 ART BRIDGE 관동산수 기획전의 일환으로, 그림 속에서 자라난 아이의 시간과 감정을 조용히 따라가도록 이끈다. 관람객은 완성된 작품보다 그려온 시간과 그려갈 미래를 함께 바라보게 된다.

 

이번 함동식 개인전 그려온 길 그려갈 길은 2024년 장애인 예술입문 아카데미 아트브리지를 계기로 시작된 창작의 연속선 위에 놓여 있다. 전시는 일정한 목표나 메시지를 강요하지 않는다. 대신 꾸준히 그림을 그려온 시간, 반복과 몰입 속에서 형성된 감각, 그리고 변화의 흔적을 자연스럽게 드러낸다. 이는 예술을 결과 중심으로 바라보던 기존 시선에서 벗어나, 창작 자체를 삶의 언어로 존중하는 태도를 보여준다.

 

 [코리안투데이] 함동식 개인전 그려온 길 그려갈 길, 관동산수에서 만나는 성장의 기록 © 이선영 기자

전시의 중심에는 청소년기에 접어든 함동식 작가의 시선이 있다. 아이가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은 그림 속 공간과 인물, 그리고 세밀하게 배치된 일상 장면으로 표현된다. 관람자는 화면 속에서 학교와 거리, 도서관과 이동하는 자동차, 그리고 사람들의 표정을 마주한다. 이러한 장면은 단순한 풍경이 아니라, 작가가 세상과 관계 맺어온 기록이다. 함동식 개인전 그려온 길 그려갈 길은 이 기록을 통해 성장이라는 개념을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관동산수 갤러리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지역 문화공간의 역할 또한 분명히 드러낸다. 관동산수는 예술가 개인의 서사를 존중하며, 발달장애 예술가가 자신의 속도로 창작을 이어갈 수 있도록 지원해왔다. 이러한 시도는 국내외에서도 주목받는 문화예술의 포용적 흐름과 맞닿아 있다. 

 

함동식 개인전 그려온 길 그려갈 길은 관람객에게 질문을 던진다. 우리는 예술가의 완성만을 보고 있는가, 아니면 그가 지나온 시간과 앞으로의 가능성을 함께 보고 있는가. 전시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강요하지 않는다. 대신 조용한 장면과 색감, 반복되는 일상의 리듬을 통해 각자의 해석을 허용한다. 이 점에서 이번 전시는 감상보다 동행에 가깝다.

 

전시 일정은 2025년 12월 20일부터 2026년 1월 10일까지이며, 관동산수 갤러리에서 오전 11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된다. 매주 화요일과 수요일은 휴무다. 공간에 들어서는 순간 관람객은 작가의 세계에 초대받는다. 이 초대는 특별한 지식이나 배경을 요구하지 않는다. 그저 그림 앞에 서서 시간을 함께 보내는 것으로 충분하다.

 

함동식 개인전 그려온 길 그려갈 길은 발달장애 예술을 특별한 장르로 구분하지 않는다. 대신 한 명의 예술가가 성장해온 자연스러운 궤적을 보여준다. 이는 예술의 사회적 역할과 문화적 가치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드는 지점이다. 관람객의 관심과 발걸음은 전시를 더욱 의미 있는 시간으로 확장시킨다.

 

이 전시는 그려온 길을 함께 돌아보고, 그려갈 길을 따뜻하게 응원하는 자리다. 관동산수 기획전은 예술이 개인의 삶과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를 조용하지만 분명하게 보여준다.

 

 

[이선영 기자:  wonju@thekoreantoday.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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