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지영 예술단장이 오는 11월 4일 오후 7시 용인 평생학습관 큰어울마당에서 열리는 유지영의 제15회 두레춤 정기공연에 참여한다. 공연의 다섯 번째 순서인 《흥취》를 통해 관객을 만날 예정이다. 궁중무용과 한복 공연, 주한 외교사절과의 문화교류를 이어온 그에게 이번 무대는 잠시 멀어졌던 춤을 다시 자신의 삶으로 불러들이는 시간이다. 공연은 전석 무료로 진행된다.
![]() [코리안투데이] 한복으로 세계와 소통해온 민지영 단장, 11월 《흥취》로 다시 전통춤 무대에 © 김현수 기자 |
민지영 단장은 무용을 전공했지만, 무대에 설 기회가 충분하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춤에 대한 열정과 우리 문화에 대한 애정을 가진 젊은이들과 함께 2000년 예술단을 창설한 것도 그 갈증에서 출발했다. 함께 연습하고 공연을 만들어가면서, 혼자서는 얻기 어려웠던 무대의 기회를 스스로 넓혀갔다.
궁중무용에 깊이 관심을 갖게 된 계기는 국립국악원 우면당 공연이었다. 안성향당무 가운데 봉황금란무를 접한 뒤 정재를 비롯한 궁중무용을 공부하기 시작했다. 국립국악원 공연을 꾸준히 관람하면서 춤의 구성과 무대 연출을 연구했고, 이러한 경험은 궁중무용과 궁중한복을 결합한 한복쇼로 이어졌다.
![]() [코리안투데이] 의상비 때문에 놓쳤던 무대의 기억, 후배 무용가를 돕는 마음으로 이어지다 © 김현수 기자 |
그가 제공한 활동 소개에 따르면, 2002년 울산 문수경기장에서 열린 월드컵 관련 공연에 참여했으며, 2011년에는 국회에서 태평무를 공연하고 국회의장상을 받았다. 여성잡지 《퀸》에는 궁중무용가로 소개됐고, 궁중대례복과 머리 장식 등을 갖춘 경복궁 화보 촬영에도 참여했다. KBS 《국악한마당》과 《열린음악회》 출연 역시 그가 들려준 활동 이력에 포함돼 있다.
민지영 예술단장이 무대를 준비하며 강조해온 기준은 춤의 기량, 의상, 그리고 무용수 사이의 화합이다. 동작을 정확히 익히고 공연에 맞는 의상을 갖추는 일만큼, 작은 실수와 마찰 앞에서 서로를 배려하는 태도가 중요하다는 생각이다. 함께 춤추는 사람들의 마음이 어긋나면 무대의 호흡도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 [코리안투데이] 궁중무용에서 한복쇼까지…춤과 옷의 아름다움을 함께 전해온 여정 © 김현수 기자 |
의상비를 마련하기 어려운 단원들에게 의상을 지원한 데에는 자신의 경험이 자리한다. 대학 시절 비용 부담 때문에 무대에 오르지 못하고 친구들의 공연을 지켜봐야 했던 기억이다. 그는 단원들이 같은 이유로 기회를 놓치지 않기를 바랐다. 함께 무대에 오르고 기량을 높여가는 과정에서 서로의 마음이 가까워지는 것이 큰 즐거움이었다고 전했다.
민지영예술단에서 아리예술단으로 활동을 넓힌 뒤에는 주한 대사관의 리셉션과 경축행사 등에 참여하며 한복과 한국무용을 소개했다. 민 단장은 이러한 활동을 통해 15개국으로부터 감사장과 감사패를 받았다고 밝혔다. 서로 다른 언어를 쓰는 사람들 앞에서 한복의 선과 춤의 움직임은 한국 문화를 전하는 수단이 됐다.
![]() [코리안투데이] 대사관 행사와 해외 공연에서 만난 사람들, 한복으로 가까워진 문화의 거리 © 김현수 기자 |
문화교류 현장에서는 상대 국가를 향한 관심도 의상에 담았다. 체코의 전통무용 행사에 초청받았을 때는 체코 국기의 색을 고려해 한복을 준비했다. 현장에서 한복과 체코 전통의상을 비교해 소개하는 순서가 마련됐다는 기억도 들려줬다. 다른 나라를 방문할 때 그 나라의 국기 색에 맞춰 한복을 구성하는 것은 상대 문화를 존중하는 자신만의 방식이었다.
친분을 맺은 대사 부인이 임기를 마치고 떠날 때 한복을 선물한 일도 있었다. 이 과정에는 오영후 국현우리옷 대표의 협찬이 힘이 됐다고 설명했다. 공연이 끝난 뒤에도 한국에 대한 기억이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이었다.
![]() [코리안투데이] 기량과 의상, 그리고 화합…민지영 단장이 지켜온 무대의 세 가지 조건 © 김현수 기자 무대 밖에서 이어온 나눔 역시 그의 활동에서 중요한 부분을 차지한다. 민 단장은 은평천사원과 용인 지역의 의료기관 등을 찾아 공연했고, 바이올리니스트 유진박 등과 협연하며 관객을 만났다고 밝혔다. 자폐가 있는 아들을 둔 개인적인 경험은 소외된 이웃을 위한 공연에 마음을 기울이는 배경이 됐다. 어머니가 세상을 떠난 뒤에는 어버이날을 전후해 요양원 등을 방문하며 효 공연을 이어갔다. 자신의 그리움을 춤으로 표현하는 동시에, 공연장을 찾기 어려운 어르신들에게 문화예술을 전하는 시간이었다. 그는 이러한 활동 속에서 무대가 누군가에게 위로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경험했다.
육영수 여사를 추모하는 뮤지컬 《백목련》에서는 무용 부문에서 육 여사를 표현하는 역할을 맡아 오랜 기간 참여했다고 전했다. 공연 후 관객들이 건네던 격려와 마음은 연습을 이어가는 힘이 됐다. 여름이면 공연 준비에 집중하며 관객과 만날 시간을 기다렸다는 회고에는 무대를 대하는 책임감이 담겨 있다. 코로나19 시기에는 외교행사와 공연이 줄어들면서 활동의 방향도 달라졌다. 민지영 단장은 한복모델과 한복패션쇼 연출로 표현의 영역을 넓혔다. 런웨이에서도 춤사위를 더해 의상의 움직임과 선을 보여줬다. 오랜 무용 경험은 걷는 방식과 시선, 옷자락을 다루는 동작 안에 자연스럽게 이어졌다. 그는 2025년 월드미스유니버시티 한국대회의 한복쇼를 계기로 에콰도르 대사 부인과 문화행사 협력을 논의한 경험도 소개했다. 이후 대사 부부가 한복패션쇼에 함께 참여하며 한복의 아름다움을 알렸다고 전했다. 오는 10월 10일에는 성남시청 온누리홀에서 열리는 김영자 K 궁중 한복쇼에 참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분주한 활동 속에서 다시 춤 연습을 시작하게 된 계기는 두레춤 무용수 박은영을 통해 유지영을 만난 일이었다. 민 단장은 연습을 거듭하면서 오래 간직해온 열정이 되살아났고, 그 시간이 자신을 위한 회복의 과정으로 느껴졌다고 설명했다. 11월 4일 무대에서 선보일 《흥취》는 흥에 겨워 추는 춤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민지영 단장은 이번 공연을 앞두고 설렘과 두려움이 함께한다고 밝혔다. 여러 문화교류 현장에서 한국의 아름다움을 전해온 경험과 별개로, 다시 춤추는 사람으로 관객 앞에 서는 일에는 새로운 용기가 필요했다. 그에게 이번 공연은 오래 내려놓았던 춤을 조심스럽게 다시 집어 드는 발디딤이다. 의상비 때문에 무대에 오르지 못했던 학생은 단원들의 무대를 돕는 예술단장이 됐고, 한복과 춤으로 해외 관객을 만나온 시간 끝에 다시 자신의 마음을 돌보는 춤으로 돌아왔다. 《흥취》에는 그 시간을 지나온 한 무용가의 신명이 담길 예정이다. [ 김현수 기자: incheoneast@thekoreantoday.com ] <저작권자 ⓒ 코리안투데이(The Korean 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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