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가 인공지능 선박을 앞세워 조선업 인공지능 대전환, 이른바 AX 시대를 본격적으로 열고 있다. 울산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주관한 ‘인공지능 선박 특화 기반(플랫폼) 및 애플리케이션 개발·실증’ 공모사업에 최종 선정됐다고 21일 밝혔다.
이에 따라 울산은 오는 2029년까지 총 401억 원을 투입해 기존 하드웨어 중심 조선산업을 소프트웨어와 데이터 중심 산업으로 전환하는 대형 프로젝트에 착수하게 됐다. 이번 사업비는 국비 207억 원, 시비 103억 원, 민자 91억 원으로 구성된다.
이번 사업의 핵심은 단순한 선박 제조 고도화가 아니다. 선박을 만든 뒤에도 인공지능 기능을 계속 진화시킬 수 있는 ‘소프트웨어 정의 선박(SDS)’ 체계를 현실화하는 데 있다. 지금까지 선박은 한 번 건조되면 내부 시스템을 바꾸기 쉽지 않았다.
그러나 앞으로는 스마트폰처럼 무선 업데이트를 통해 자율운항 기능, 통합제어 기능, 에너지 최적화 기능을 지속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방향으로 산업 구조가 재편될 전망이다. 인공지능 선박 기술이 조선산업의 경쟁 기준을 바꾸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선박의 가치는 더 이상 선체 제작 능력에만 머물지 않고, 얼마나 정교하게 데이터를 분석하고 소프트웨어를 운영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게 된다.
![]() [코리안투데이] 울산태화호가 해상에서 운항하고 있다. 울산시는 울산태화호를 활용해 인공지능 선박 기반 기술의 전주기 실증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 정소영 기자 |
울산은 이번 사업에서 실제 운항 선박인 울산태화호와 선박통합데이터센터를 활용해 전주기 실증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가상환경과 실제 선박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기술을 먼저 검증한 뒤 현장에 적용하는 방식이다. 이는 해상 사고 위험을 낮추고 기술 신뢰도를 높이는 데 중요한 기반이 된다.
특히 인공지능이 실시간 해상 상태를 분석해 가장 적은 연료로 가장 안전하게 운항할 수 있는 경로를 제시하게 되면, 연료 효율 향상은 물론 탄소배출 저감과 운영비 절감 효과까지 동시에 기대할 수 있다. 울산이 단순한 조선 생산도시를 넘어 미래 해양 모빌리티 실증 거점으로 부상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사업 추진 구조도 눈길을 끈다. 울산정보산업진흥원이 주관기관을 맡고, HD한국조선해양과 디지털트윈 기업 하이어스, 독일 아헨공과대학교가 참여한다. HD한국조선해양은 자율항해와 통합제어, 원격관제 등 디지털 선박 플랫폼 기술을 바탕으로 소프트웨어 중심 선박 플랫폼 개발과 자율운항 기술 표준화를 주도한다.
하이어스는 가상환경과 실제 현장을 연결하는 검증 시스템 구축을 담당한다. 독일 아헨공과대학교는 유럽 내 인공지능 및 모빌리티 연구 역량을 바탕으로, 자동차 산업에서 검증된 소프트웨어 중심 기술을 조선 분야에 접목해 국제 경쟁력 확보를 지원할 예정이다. 이는 울산 프로젝트가 지역 사업에 머무르지 않고 국제 표준 경쟁까지 겨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세부 사업도 구체적이다. 울산시는 AX 기반 무인선박 플랫폼 표준화와 인프라 구축, 소프트웨어 중심 선박 미들웨어 플랫폼 및 특화 애플리케이션 개발, 선박과 육상을 연결하는 원격운영센터 구축과 실증·인증 체계 마련을 함께 추진한다.
다시 말해 선박 전체를 더 똑똑하게 제어하는 운영 소프트웨어, 실제 운항에 필요한 응용 기술, 육상에서 선박을 안전하게 지원하는 통합 체계를 한 번에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같은 접근은 향후 자율운항선박과 스마트선박 시장에서 울산이 선도적 위치를 확보하는 데 중요한 발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이번 선정은 울산 주력산업의 미래를 다시 쓰는 분기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전통 제조업의 강점 위에 인공지능, 데이터, 보안, 통신, 디지털트윈 기술이 더해지면 조선업은 더 넓은 산업 생태계로 확장될 수 있다.
지역 기업에는 새로운 사업 기회가, 청년 인재에게는 새로운 일자리와 성장 경로가 열릴 가능성도 커진다. 울산시 관계자는 가상환경에서 사전 검증한 기술을 실제 선박에 적용하는 체계를 구축하고, 스스로 판단하고 운영하는 지능형 인공지능 선박 플랫폼이 글로벌 표준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울산이 이번 사업을 계기로 대한민국 조선업의 디지털 전환을 이끄는 핵심 도시로 도약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 정소영 기자: ulsangangbuk@thekoreantoday.com ] | 울산강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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