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2025년 한국 경제에 대해 불확실성이 높으며 하방 리스크가 우세하다는 평가를 내놨다. 특히, 정치적 불확실성이 장기화되면 투자와 소비 심리에 악영향을 미치고 금융시장 변동성을 확대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 © 현승민 기자 |
IMF는 최근 발표한 ‘2024년 한국 연례협의 보고서’를 통해 이 같은 분석을 내놓으며, 한국 경제의 성장률을 2.0%로 전망했다. 이는 잠재 성장률 수준으로, 견조한 수출과 민간 소비, 투자 회복이 예상되지만, 여전히 다양한 리스크 요인이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IMF는 한국 경제의 주요 하방 리스크 요인으로 △정치적 불확실성 지속 △미국 신정부의 정책 변화 △반도체 수요 약세 △주요 무역 상대국 경기 부진 △지정학적 갈등 심화를 꼽았다. 특히, 정치적 불확실성이 장기화될 경우 금융시장 변동성을 키우고 기업 및 소비자 신뢰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물가 상승률은 2.0%로 전망됐다. 지난해 2.4%였던 인플레이션은 한국은행의 정책 기조와 글로벌 경제 상황을 고려할 때 목표 수준에 도달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경상수지는 3.6% 수준의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이지만, 소비 회복에 따른 수입 증가로 흑자 폭이 줄어들 수 있다.
IMF는 정책 대응 방향과 관련해 △점진적 통화정책 정상화 △건전재정 기조 지속 △구조개혁 필요성을 강조했다. 현재 한국의 통화정책은 적절하게 추진되고 있으며, 금융 안정성과 기대 인플레이션 등을 고려할 때 점진적인 정상화가 바람직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재정 정책과 관련해서는 한국 정부의 건전재정 기조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고령화로 인한 미래 지출 압박을 고려해 보다 적극적인 재정 안정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다만, 경제 성장 둔화와 물가 하락이 예상보다 심화될 경우, 취약계층 지원을 포함한 추가 재정정책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했다.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외부 충격에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수준이며, 순대외금융자산(NIIP)이 GDP 대비 43.9% 수준으로 대외 건전성을 지지하는 중요한 요소라는 분석도 나왔다.
한편, 주택시장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금융 부문의 불안 요소에 대해서는 일정 부분 존재하지만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평가됐다. 가계부채 관리 강화를 위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 주택 공급 확대, PF 부실화 방지 조치 등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IMF는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구조개혁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특히, △주거·교육·육아 부담 완화를 통한 출산율 제고 △여성 경제활동 참여 확대 △우수 외국 인력 활용 등의 정책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또한, 중소기업 및 서비스 부문의 규제 완화, 인공지능(AI) 활용 확대를 통한 생산성 향상, 연금 개혁, 재정준칙 도입, 세입 확충, 지출 효율화, 기후변화 대응 강화 등도 한국 경제의 지속 가능성을 높이는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이번 보고서는 IMF 한국 미션단이 지난해 11월 한국을 방문해 주요 정부 부처 및 관계 기관과 진행한 연례 협의를 바탕으로 작성됐다. IMF는 매년 회원국의 거시경제 및 금융 상황을 점검하고 정책적 권고 사항을 발표한다.
IMF의 이번 평가에 따라 한국 정부는 경제 안정성을 유지하면서도 성장 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정책적 대응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다가오는 글로벌 경제 변화와 국내 정치적 변수가 맞물리면서 한국 경제가 직면한 도전 과제에 대한 면밀한 대응이 요구된다.
[현승민 기자 ulsangangnam@thekoreantoday.com]
<저작권자 ⓒ 코리안투데이(The Korean 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