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항 인근에 거주하는 주민에게 항공기 소음은 일시적 불편이 아니라 일상의 일부다. 이착륙이 반복되는 시간대에는 대화와 수면, 학습까지 영향을 받지만, 그 피해는 수치로 환산하기 어렵다. 이런 구조적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양천구가 항공기 소음 피해 주민을 대상으로 시행 중인 김포공항 이용료 지원을 대폭 확대하며 현실적인 보상에 나섰다.
![]() [코리안투데이] 김포공항 이용료 지원사업 안내 포스터(사진=양천구청) © 변아롱 기자 |
양천구는 올해부터 공항소음대책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한 김포공항 이용료 지원 횟수를 기존 연 2회에서 연 4회로 늘렸다. 이에 따라 김포공항에서 출발하는 항공편을 이용할 경우 국제선은 1회당 1만7천 원, 국내선은 4천 원을 지원받을 수 있으며, 1인당 연 최대 지원액은 6만8천 원까지 확대됐다. 단순한 횟수 증가가 아니라, 주민이 실제 체감할 수 있는 수준으로 보상 폭을 키웠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 사업은 2024년 수도권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최초로 도입됐다. 공항 인근 지역에 거주하며 수년, 수십 년간 항공소음을 감내해 온 주민들에게 실질적인 혜택을 제공하겠다는 취지에서 출발했다. 당시 양천구는 자체 예산을 투입해 제도를 설계했고, 단발성 지원이 아닌 지속 가능한 정책으로 발전시키겠다는 방향을 분명히 했다.
제도적 기반은 2023년에 마련됐다. 양천구는 ‘공항소음대책지역 주민 지원에 관한 조례’를 개정해 지원 근거를 명확히 하고, 2024년부터 연 2회 지원을 본격 시행했다. 동시에 온라인 신청 시스템을 구축해 접근성을 높였고, 주민센터 방문 신청도 병행해 고령층과 디지털 취약계층의 불편을 줄였다. 올해는 이러한 운영 경험을 토대로 지원 횟수를 두 배로 확대하며 제도의 완성도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
지원 대상은 공항 이용일과 신청일 기준으로 공항소음대책지역 및 인근 지역에 거주하는 양천구민이다. 김포공항에서 출발하는 항공편을 실제 이용한 경우에 한해 지원되며, 신청은 항공기 탑승일로부터 1년 이내에 가능하다. 지원 횟수는 신청연도 기준으로 산정되며, 서류 검토가 완료되면 신청일 기준 30일 이내에 본인 계좌로 입금된다.
신청 방법도 비교적 간단하다. ‘양천구 공항소음대책 종합지원센터’ 홈페이지를 통한 온라인 신청이 가능하며, 주소지 동 주민센터나 종합지원센터를 방문해 서류를 제출하는 방식도 병행 운영된다. 거주지가 공항소음대책지역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종합지원센터를 통해 확인할 수 있도록 안내하고 있다.
이번 확대 조치는 항공소음 피해에 대한 지방정부의 역할을 재정의하는 사례로도 평가된다. 항공기 소음은 국가 기반시설 운영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가피한 문제지만, 그 부담은 특정 지역 주민에게 집중된다. 양천구는 이런 구조적 불균형을 완화하기 위해 세금 감면, 건강 지원, 이용료 지원 등 다층적인 정책을 병행해 왔다.
실제로 양천구는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전국 최초’로 공항소음대책지역 재산세 감면을 시행한 바 있으며, 구 직영 ‘공항소음대책 종합지원센터’를 설립해 청력 정밀검사, 보청기 구입비 지원, 상담·심리지원 서비스 등 맞춤형 사업을 운영 중이다. 단순 보상에 그치지 않고, 장기적 건강 피해까지 고려한 정책 설계라는 점에서 차별성이 있다.
이러한 정책 흐름은 항공소음 문제를 ‘민원’이 아닌 ‘생활 환경 문제’로 인식한 데서 출발한다. 소음 피해를 줄이는 물리적 대책이 단기간에 어려운 만큼, 그로 인해 발생하는 불편과 비용을 사회적으로 분담하겠다는 접근이다. 김포공항 이용료 지원 확대 역시 이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다.
이기재 양천구청장은 “공항소음 피해는 단기간에 해소되기 어려운 구조적인 문제”라며 “주민이 일상에서 체감할 수 있는 지원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포공항 이용료 지원 확대를 통해 피해 주민에게 실질적인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고, 앞으로도 공항소음 대응 정책을 지속적으로 보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공항과 도시가 공존하는 현실 속에서, 소음 피해는 피할 수 없는 과제다. 중요한 것은 그 피해를 어떻게 관리하고, 누구의 책임으로 보완할 것인가다. 양천구의 김포공항 이용료 지원 확대는 지방정부가 할 수 있는 현실적인 해법을 제시한 사례로 남을 가능성이 크다. 단순한 행정 서비스가 아니라, 주민 삶의 질을 직접 겨냥한 정책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는 작지 않다.
[ 변아롱 기자 : yangcheon@thekoreantoday.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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