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어울림플라자 임시 개관…도서관·수영장·연수시설 잇는 ‘배리어프리 복지문화복합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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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리안투데이 글로벌

공공시설은 얼마나 많은 기능을 담고 있는가보다, 누구에게 얼마나 자연스럽게 열려 있는지가 더 중요한 시대가 됐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나누지 않고 같은 공간에서 같은 일상을 공유할 수 있을 것인가. 서울 강서구에 문을 연 서울시어울림플라자는 이 질문에 대한 하나의 실험적 답변처럼 보인다. 임시 개관 중인 현장을 직접 둘러보면, 이 공간이 단순한 복지시설이나 문화센터를 넘어 ‘일상의 흐름 자체를 설계한 건물’이라는 인상이 분명해진다.

 

[코리안투데이] 서울어울림플라자 전경(사진=서울어울림플라자) © 변아롱 기자

 

서울시어울림플라자는 서울 강서구 공항대로 489에 위치해 있으며, 지하 4층부터 지상 5층까지 조성된 대규모 복지문화복합공간이다. 9호선 등촌역 1번 출구에서 약 300m 거리로 접근성도 나쁘지 않다. 이곳의 핵심 개념은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이용하는 배리어프리 공간이다. 도서관, 수영장, 체육센터, 문화교실, 다목적홀, 세미나실, 연수형 숙박시설까지 일상·문화·건강·교육 기능이 한 건물 안에 집약돼 있다.

 

임시 개관 중인 도서관은 이미 지역 주민들에게 빠르게 알려진 분위기다. 어린이자료실에는 아이와 부모가 자연스럽게 드나들며 공간에 활기를 더하고 있었고, 아직 모든 장서가 입고되지 않아 일부 비어 있는 서가조차 ‘준비 중인 공간’ 특유의 설렘을 전했다. 관장 측에서 비어 있는 공간을 소규모 포토존처럼 구성해 허전함을 최소화한 점도 인상적이다. 위층은 어린이자료실, 아래층은 종합자료실로 구성돼 있지만 이용 연령을 엄격히 나누기보다는, 아이 중심 공간과 혼자 머무르기 좋은 구역이 자연스럽게 분리돼 동선이 직관적으로 읽힌다.

 

도서관 벽면 곳곳에 전시된 그림들도 눈길을 끈다. 장애인, 초등학생, 자원봉사 시민이 함께 참여한 시범 운영 프로그램의 결과물로, 재료와 표현 방식이 모두 다르다. 색연필, 크레파스, 마카 등 제각각의 흔적이 남아 있어 전시라기보다 공간의 일부처럼 느껴진다. 이용자가 단순한 방문객이 아니라 공간을 함께 만들어가는 주체라는 메시지가 은근히 전달된다.

 

시설 곳곳에 배치된 배리어프리 장치도 과시적이지 않다. 도서관 층에는 휠체어 접근이 가능한 낮은 높이의 키오스크가 설치돼 있고, 화면 글자 확대와 음성 안내 기능을 지원한다. 대출과 반납이 한 대의 키오스크로 가능하다. 크게 강조하지 않아도 ‘누구든 와서 쓸 수 있는 공간’을 지향한다는 의지가 설계 전반에 스며 있다.

 

지하 공간으로 내려가면 또 다른 성격의 시설이 펼쳐진다. 수영장과 체육센터, 재활 운동 시설이 한 층에 배치돼 있다. 수영장에는 수중 휠체어와 리프트가 마련돼 휠체어 이용자가 안전하게 물속으로 진입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기록이나 경기 중심의 수영장이 아니라 재활과 회복을 염두에 둔 공간이라는 점이 분명하다. 체력단련실 역시 장애인 전용 기구를 따로 두지 않았다. 의자를 분리하면 휠체어 이용자가 그대로 접근할 수 있고, 다시 결합하면 비장애인도 사용할 수 있는 구조다. 이용자를 나누지 않고 장비를 공유하도록 설계했다는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

 

아직 정식 개관 전이라 수영장과 헬스장의 이용 요금과 운영 시간은 공개되지 않았다. 관련 내용은 2월 중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될 예정이다. 이용을 계획하는 시민이라면 사전 공지와 이용 규칙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

 

다목적홀과 문화교실, 세미나 공간도 이 건물의 중요한 축이다. 지하 다목적홀은 평소에는 넓게 개방돼 있지만, 좌석과 책상을 배치하면 워크숍이나 문화교실,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는 구조다. 단일 기능의 공간이 아니라 상황에 따라 형태가 바뀌는 가변형 설계다. 위층에는 세미나실과 분임토의실이 배치돼 있고, 그 옆으로 연수형 숙박시설이 함께 구성돼 있다. 장애인도 이용 가능한 객실이 약 20실 마련돼 있어, 교육·토론·숙박이 한 건물 안에서 이어지는 구조다. 단기 체험을 넘어 며칠간 머물며 집중 프로그램을 운영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춘 셈이다.

 

접근성 측면에서 가장 눈에 띄는 요소는 ‘동행크루’다. 정식 운영이 시작되면 등촌역 출구나 버스 정류장에서 플라자까지 함께 이동을 돕는 서비스가 제공될 예정이다. 센터 내부에서도 동행크루를 쉽게 만날 수 있다. 노란 조끼를 입고 “도움이 필요한가”를 먼저 묻는 이들이 복도와 도서관, 교육장을 오간다. 접근성이 시설 내부에만 머무르지 않고 ‘도착하는 과정’까지 확장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특히 이 동행 인력이 자원봉사가 아닌 일자리 사업을 통해 채용된다는 점은 접근성과 고용을 동시에 고려한 구조로 평가된다.

 

임시 개관 기간에도 다양한 문화예술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 안전체험 인형극, 장애 인식개선 교육 마술공연, 느린 학습자 어린이를 위한 그림자극, 리듬 놀이터, 연극 치료 프로그램, 책 육아와 공동육아 프로그램 등 내용도 폭넓다. 프로그램 구성에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을 구분하지 않는 점 역시 공간의 성격을 분명히 보여준다.

 

서울시어울림플라자는 복지, 문화, 교육, 건강 기능을 단순히 한 건물에 모아둔 시설이 아니다. 오전에는 도서관에서 책을 읽고, 오후에는 강의를 듣고, 정기적으로 재활 운동을 하는 하루의 동선을 자연스럽게 상상하게 만든다. 복지시설을 ‘이용하러 가는 곳’이 아니라 ‘머무르는 일상 공간’으로 재정의하려는 시도가 읽힌다.

 

도서관은 현재 시범 운영 중이며, 운영 시간은 화요일부터 금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월요일과 주말, 공휴일은 휴관한다. 시범 운영 기간은 1월 13일부터 2월 20일까지로, 이 기간에는 도서 대출은 불가하고 공간 이용 중심으로 운영된다. 정식 개관은 3월 예정이며, 프로그램 이용은 홈페이지 또는 현장 신청 후 추첨제로 운영될 계획이다.

 

 

임시 개관이라는 과도기임에도 서울시어울림플라자는 이미 지역 생활권 안으로 스며들고 있다. 한 번 둘러보고 끝낼 공간이 아니라, 여러 번 오가며 일상을 쌓아갈 수 있는 구조라는 점에서다. 복지문화복합공간이라는 개념이 추상적 구호에 그치지 않고, 실제 동선과 설계로 구현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다. 정식 개관 이후 이 공간이 어떤 방식으로 채워질지, 그리고 시민들의 일상 속에 얼마나 깊이 자리 잡을지 주목된다.

 

 

 

[ 변아롱 기자 : yangcheon@thekoreantoday.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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