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에 숲을 심다…양천구, ‘정원도시 양천’ 5개년 로드맵으로 녹색도시 전략 완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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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리안투데이 글로벌

 기후위기와 도시 환경 문제는 더 이상 먼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폭염과 집중호우, 미세먼지 등 일상 속에서 체감하는 환경 변화는 도시의 구조와 생활 방식을 근본적으로 바꿀 것을 요구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도시의 경쟁력은 개발 속도가 아니라, 얼마나 지속가능한 녹색 전략을 갖추고 있는가에 달려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서울 서남권의 대표 주거지인 양천이 ‘정원도시’라는 명확한 방향성을 앞세워 중장기 도시 전략을 구체화하며 주목받고 있다.

 

[코리안투데이] 양명초 후문 옆 쉼터 정원 모습(사진=양천구청) © 변아롱 기자

 

양천구는 ‘정원도시 양천’을 구현하기 위한 2025~2029년 5개년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고, 도심 전역에 1,004개의 테마 정원을 조성하는 로드맵을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단순한 녹지 확충을 넘어, 기후변화 대응과 주민 삶의 질 향상을 동시에 겨냥한 도시 전략으로, 정원을 도시 인프라의 핵심 요소로 끌어올리겠다는 구상이다.

 

양천구의 정원 정책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그간 파리공원과 신트리공원 재정비, 목동마중숲공원과 목동반려숲공원 조성, 양화교 교차로 등 유휴 공간의 녹지화 사업을 통해 도심 속 녹색 기반을 꾸준히 확장해 왔다. 특히 34년 만에 전면 리노베이션된 오목공원은 공공디자인 혁신 사례로 평가받으며 대한민국 공공디자인 대상, 서울시 조경상 대상, 한국경관학회장상을 동시에 수상해 ‘3관왕’을 달성했다. 장기간 방치돼 공원 해제 위기에 놓였던 지양산 자락 도시공원 역시 생태·문화·여가 기능을 아우른 ‘지양숲공원’으로 재탄생하며 녹색 도시 전환의 상징적 사례로 꼽힌다.

 

이번 5개년 계획의 핵심은 ‘5분 거리마다 정원을 만나는 도시’다. 대규모 공원 조성에 더해, 자투리 공간과 생활권 소규모 공간을 활용한 촘촘한 정원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현재까지 양명초 후문 쉼터, 곰달래 마을마당, 신월4동 걷고싶은거리 등 237개소, 약 4만㎡ 규모의 정원 조성이 완료됐다. 올해는 250개의 정원을 추가로 조성하고, 2029년까지 총 1,004개의 테마 정원을 완성해 도시 전역에 사계절 녹색 풍경을 입힌다는 계획이다.

 

정원은 공간 특성에 따라 다양한 유형으로 조성된다. 공공청사와 자투리 공간에는 상징성을 담은 ‘테마정원’을, 가로변 보도와 보행로에는 ‘매력정원’을, 마을마당과 소공원에는 쉼을 강조한 ‘힐링정원’을 조성한다. 안양천과 등산로 등 자연 공간에는 생태적 가치를 살린 ‘생태매력정원’을 배치해 생활권 전반에 정원이 자연스럽게 스며들도록 한다는 전략이다.

 

양천구 정원도시 정책의 또 다른 축은 주민 참여다. 구는 ‘양천정원봉사단’과 ‘Y가드닝크루’를 중심으로 주민이 직접 정원을 만들고 관리하는 참여형 구조를 구축했다. 양천정원봉사단은 마을정원사 역할을 수행하며 관내 정원 조성과 유지관리에 참여하고, Y가드닝크루는 유휴 녹지를 분양받아 설계부터 조성, 관리까지 주민 주도로 운영한다. 이 모델은 민관 협력 도시 녹화의 모범 사례로 평가받아 2025년 ‘서울시 정원도시상’을 수상했다.

 

구는 정원 입문자부터 생활권 중심 봉사자까지 단계별 교육 체계를 마련해 지속가능한 정원 관리 기반을 다지고 있다. 올해부터는 ‘동 봉사단’ 양성과정을 새롭게 도입해 18개 동 전역으로 운영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는 정원을 ‘보는 공간’이 아닌 ‘함께 가꾸는 문화’로 정착시키기 위한 시도로 해석된다.

 

정원 정책은 점에서 선으로 확장된다. 양천구는 물길과 산길, 도심을 하나의 흐름으로 잇는 ‘양천둘레길(해우리길)’ 조성을 통해 정원이 연결되는 보행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있다. 총 40.9km에 달하는 이 길은 양천구 경계를 따라 도는 둘레길 코스와 관내 산지를 잇는 생활권 둘레길로 구성돼, 출퇴근길과 주말 산책, 가족 나들이까지 일상 속에서 자연을 만나는 인프라로 기능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반려식물 동행 프로젝트’도 정원문화를 생활 깊숙이 확장하는 정책으로 주목받고 있다. 서울시 최초로 도입된 ‘찾아가는 반려식물 관리서비스’는 원예 전문가가 직접 가정을 방문해 병충해 진단과 관리 상담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며, 2024년부터는 대형 식물까지 지원 범위를 넓혔다. 현재까지 8,300여 건의 관리서비스가 제공되며 주민 호응을 얻고 있다.

 

이기재 양천구청장은 “정원도시 조성은 기후변화에 대응하고 주민의 일상을 지키며 도시의 생명력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적인 도시 전략”이라며 “생활권 전반에 정원을 체계적으로 확산시켜 자연과 공존하는 지속가능한 도시 환경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도시 경쟁력이 콘크리트의 높이가 아니라 녹색의 깊이에서 결정되는 시대, 양천구의 ‘정원도시’ 로드맵은 단기 성과를 넘어 중장기 도시 비전의 방향을 분명히 보여준다. 정원이 일상이 되고, 주민이 주체가 되는 도시 실험이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지, 양천의 녹색 변화는 앞으로도 주목할 만한 사례로 남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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