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녀에게 성경을 들려주려던 할머니의 마음이 그림책 한 권으로 묶였다. 초등학교 교장으로 퇴직한 김미희 작가가 쓰고 그린 <모세의 기적과 십계명>이 4월 9일 PDF 전자책으로 출간된다. 광야를 걷던 이스라엘 백성과 모세, 시내산에서 받은 십계명까지 구약의 한 장면을 어린이 눈높이로 옮긴 신앙 그림책이다. 저자가 직접 글을 쓰고 그림까지 그려 완결했다는 점이 이 작업의 출발선이다.
기독교 가정에서 읽히는 어린이 성경책은 오랫동안 사건을 요약해 나열하는 텍스트 중심 구성이 주를 이뤘다. 최근 몇 년 국내외 기독교 출판에서는 그림과 이야기 흐름을 강화해 아이가 스스로 몰입하도록 돕는 방식이 늘어나는 추세다. <모세의 기적과 십계명>도 이 흐름 위에 있다. 사건을 한꺼번에 요약하는 대신 열 개의 장으로 나눠 만나와 반석의 물, 구름기둥과 불기둥 같은 개별 일화를 하나씩 짚어가며 읽도록 짰다. 한 장씩 읽고 덮어도 이야기가 끊기지 않게 배려한 구성이다.
책은 총 10개 장과 저자 소개, 작가의 말로 이루어졌다. ‘뜨거운 사막을 걷는 사람들’로 시작해 하늘에서 내린 만나, 반석에서 솟아난 물, 시내산을 오르는 모세, 돌판에 새겨진 하나님의 약속, 산 아래에서 드린 기다림의 기도, 기쁨으로 맞이한 십계명, 낮의 구름기둥과 밤의 불기둥, 계속되는 여행, 마음에 저장하는 약속까지 순서대로 이어진다. 사건 나열이 아니라 모세의 여정을 따라가는 이야기 구조를 택해 아이가 다음 장을 궁금해하며 넘기도록 구성했다. 장마다 소제목을 붙여 부모가 어느 장을 읽었는지 쉽게 확인하도록 한 점도 눈에 띈다. 저자소개로 열고 작가의 말로 닫는 구성 역시, 이야기를 다 읽은 아이가 작가의 마음을 다시 한번 확인하도록 배치한 결과다.
주 독자층은 성경을 처음 접하는 미취학·초등 저학년 어린이와 이 시기 자녀를 둔 기독교 가정이다. 주일학교나 가정예배에서 부모가 함께 읽어주는 용도로도 쓸 수 있도록 각 장의 분량을 짧게 나눴다. 원고 중 ‘사막을 걷던 사람들의 발걸음은 무거웠다. 그때 하늘에서 하얀 만나가 내렸다’는 대목처럼 아이가 소리 내 읽기 좋은 짧은 문장을 곳곳에 배치했다. 배고픔과 목마름이라는 아이도 공감할 수 있는 감각에서 이야기를 시작해 십계명이라는 추상적 개념까지 자연스럽게 끌고 간다.
전자책 형태의 어린이 신앙 콘텐츠는 스마트기기 보급과 함께 해외에서도 꾸준히 늘어왔다. 인쇄·유통 과정의 부담 없이 개인 저자가 완성한 이야기를 곧바로 독자에게 전할 수 있다는 점이 이 흐름을 뒷받침한다. 김미희 작가의 이번 작업도 은퇴 후 개인이 기획과 집필, 삽화를 모두 맡아 완성한 사례다. 소규모 신앙 콘텐츠 제작이 더는 출판사만의 영역이 아니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교육 현장에서 아이들을 직접 만나온 경력이 그림책 속 눈높이 서술에도 그대로 이어진다.
목차 열 개 장 가운데 절반가량이 모세의 이적, 나머지 절반이 시내산 이후 이스라엘 백성의 순종과 기다림을 다룬다. 기적을 보여주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 이후 백성이 어떻게 반응했는지까지 담아, 사건을 단순히 나열하는 데서 벗어나려 한 흔적이 목차 구성에서 드러난다.
다음 관전 포인트는 이 그림책이 시리즈로 이어질지 여부다. 저자가 손녀를 위해 쓰기 시작한 이야기인 만큼 출애굽 이후 여정이나 다른 구약 인물로 확장될 가능성이 있다. <모세의 기적과 십계명>은 4월 9일 WIA Book에서 PDF 전자책으로 출간되며 정가는 3,000원이다. 저자는 김미희이며, 도서 상세 정보와 구매는 WIA Book 홈페이지(https://wiabook.com/books/moseui-gijeokgwa-sipgyemyeong-ko/)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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