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혜선 개인전 월하연희가 2026년 8월 6일부터 10일까지 원주시 능라동길 갤러리 원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재즈의 자유로운 리듬과 회화의 색채를 한 공간에 불러들이고, 원주 강원감영의 깊은 밤을 작가만의 상상으로 재구성한다. 그림을 벽에 걸어 보여주는 데 머물지 않는다. 음악과 움직임, 이야기와 지역의 기억이 만나 하나의 무대를 만든다.
전시 제목 월하연희(月下蓮戱)에는 장혜선 작가가 바라본 밤의 세계가 압축돼 있다. 낮의 감영은 사람들이 오가는 역사 공간이다. 그러나 사람들이 돌아간 뒤 달이 뜨면 어떨까. 작가는 그 질문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시작한다. 오래된 건물이 숨을 쉬고 꽃이 깨어난다. 동물과 요정 같은 상상의 존재들이 모습을 드러내고, 고요했던 공간에는 어느새 음악과 춤이 흐른다. 현실에 존재하는 강원감영이 작가의 상상을 통과하면서 한밤의 예술 무대로 변하는 것이다.
![]() [코리안투데이] 장혜선 개인전 월하연희 포스터 © 이선영 기자 |
장혜선 개인전 월하연희를 관통하는 또 하나의 언어는 재즈다. 작가에게 재즈는 단순히 듣는 음악이 아니다. 정해진 구조 안에서도 연주자의 호흡에 따라 새로운 리듬이 탄생하고, 같은 곡도 매번 다른 감정을 만들어내는 예술이다. 장혜선은 이러한 재즈의 즉흥성을 회화로 가져왔다. 음악에서 느껴지는 리듬을 선으로 옮기고, 소리가 불러오는 감정을 색으로 풀어낸다. 음악이 그림이 되고 그림이 다시 음악처럼 느껴지는 순간을 만들고자 한 것이다.
그래서 이번 전시에 등장하는 꽃과 동물, 달과 요정은 단순한 소재로만 머물지 않는다. 서로 다른 존재들이 한 공간에서 관계를 맺으며 작가가 만든 세계를 완성한다. 강렬한 색채와 자유로운 선은 생명력을 만들고, 때로는 익살스러운 등장인물들이 화면에 이야기와 움직임을 더한다. 작품마다 개별적인 서사가 있지만 이를 관통하는 정서는 연결과 공존이다. 서로 다르기 때문에 더 빛날 수 있고, 함께할 때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된다는 메시지가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 [코리안투데이] © 이선영 기자 |
작가의 시선은 오래된 장소와 오늘의 감각을 연결한다. 강원감영이라는 역사적 공간은 과거의 시간만을 보여주는 배경이 아니다. 장혜선의 화면에서는 현재의 감성과 상상력이 다시 시작되는 장소가 된다. 실제 풍경을 그대로 재현하는 대신, 감영에 축적된 시간을 달빛과 꽃, 음악과 상상의 존재들로 다시 해석했다. 관람객에게 역사 공간을 바라보는 또 하나의 방법을 제안하는 셈이다.
특히 전시장에 펼쳐지는 밝고 풍부한 색채는 전시가 가진 분위기를 직관적으로 전달한다. 분홍빛과 푸른빛, 노란 달과 화려한 꽃이 화면 곳곳에서 부딪히고 어우러진다. 토끼와 해태를 비롯한 동물들은 인간처럼 춤을 추고 밤의 축제를 즐긴다. 현실에서는 만날 수 없는 장면이지만 작품 안에서는 자연스럽다. 장혜선이 구축한 세계에서는 현실과 환상의 경계 자체가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 안에는 따뜻한 관계에 대한 시선도 자리한다. 처음 만난 존재가 서로에게 인사를 건네고, 함께 꽃을 피우며, 눈빛으로 마음을 나눈다. 혼자서는 완성하기 어려운 것을 함께 만들어간다는 이야기도 이어진다. 작가는 화려한 환상의 세계 안에 공존과 관계, 설렘과 존중이라는 일상의 감정을 담았다. 그래서 월하연희의 밤은 낯설면서도 친근하다. 관람객 자신의 기억과 관계를 떠올릴 수 있는 여지를 남긴다.
장혜선 개인전 월하연희가 흥미로운 이유는 이러한 세계가 회화에만 머물지 않는다는 데 있다. 작가는 음악과 그림을 같은 감정을 전달하는 서로 다른 언어로 바라본다. 재즈에서 출발한 리듬을 그림으로 표현하고, 다시 실제 음악과 퍼포먼스를 전시장으로 가져온다. 전시 기간에는 드로잉 피트니스 퍼포먼스와 음악 공연도 마련돼 시각과 청각, 신체의 움직임이 서로 교차한다.
![]() [코리안투데이] 드로잉 피트니스 퍼포먼스 © 이선영 기자 |
드로잉 피트니스 역시 이번 전시의 성격을 보여주는 요소다. 몸의 균형과 호흡, 움직임에서 발생하는 선을 화면에 담는 방식은 재즈의 즉흥성과 맞닿아 있다. 정해진 답을 따라가기보다 순간의 움직임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하나의 흔적으로 남긴다. 작가에게 몸의 움직임과 음악의 리듬, 그림의 선은 서로 다른 영역이 아니라 하나의 감각으로 연결된다.
8월 9일 오후 3시에는 피아노 김유신, 보컬 채랑이 참여하는 공연도 예정돼 있다. 그림을 바라보는 관람객의 눈앞에서 음악이 흐르면서 전시의 출발점이었던 재즈가 다시 공간으로 돌아오는 셈이다. 그림에서 시작된 이야기가 음악을 만나고, 음악은 다시 작품을 바라보는 새로운 감각을 만들어낸다.
무엇보다 이번 전시는 원주라는 장소와 작가의 상상력이 만난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강원감영은 오랜 지역의 시간을 간직한 공간이다. 장혜선은 그 시간을 역사적 사실의 재현으로 접근하지 않는다. 아무도 없는 깊은 밤이라는 상상에서 출발해 과거와 현재, 현실과 환상이 만날 수 있는 예술적 공간으로 확장한다. 오래된 장소를 현대의 예술가가 어떻게 새롭게 바라볼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시도다.
장혜선 작가는 관람객이 잠시 현실의 시간을 내려놓고 자신이 상상한 감영의 밤을 함께 걷기를 바란다. 달빛 아래에서 꽃이 피고, 이름 모를 존재들이 노래하고 춤추는 풍경이다. 재즈가 흐르고 자유로운 색과 선이 움직인다. 그렇게 장혜선 개인전 월하연희는 작품을 하나씩 해석해야 하는 전시보다 하나의 세계 안으로 들어가 경험하는 전시에 가까워진다.
전시는 8월 10일까지 갤러리 원에서 계속된다. 전시 자료에는 관람 시간이 문자 문의 방식으로 안내돼 있어 방문 전 확인이 필요하다. CHAERANG이 주최·주관한다. 8월 7일 오전 11시 드로잉 피트니스 퍼포먼스에 이어 8월 9일 오후 3시 음악 공연이 예정돼 있다.
한여름 원주에서 펼쳐지는 월하연희는 달빛 아래 존재할지도 모를 또 하나의 시간을 상상하게 한다. 오래된 감영과 재즈, 회화와 퍼포먼스가 만나면서 과거의 장소는 현재의 예술 무대로 다시 깨어난다.
관람객에게 필요한 것은 작품의 의미를 하나하나 찾아내는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잠시 현실의 시간을 벗어나 작가가 열어둔 문을 지나 그 밤의 축제에 들어가 보는 것, 그것이 장혜선이 이번 전시를 통해 건네는 초대다.
[ 이선영 기자: wonju@thekoreantoday.com ]
지역 홍보대사 신청 기자양성과정 신청 코리안투데이 지부장 신청 코리안투데이 원주코리안브랜드대상 신청 최고경영인대상 신청 소비자만족도대상 신청 위아북
<저작권자 ⓒ 코리안투데이(The Korean To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