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 140] 기다리는 자의 뜰
5월 · 세 번째 문 | 약 3분 읽기삼국지 365 · Day 140 · Book 1 「별이 모이다」

세 번째 문이 열린 그 오전, 유비(劉備)와 공명(孔明)은 와룡강(臥龍崗) 마당의 돌 위에 함께 앉아 대화를 이어 갔다.
첫 번째 짧은 문답은 "이름과 마음의 차이"였다. 두 번째 긴 대화는 더 구체적인 이야기가 될 것이었다. 공명이 먼저 부채를 펴고 접었다.
"황숙. 이 사내의 뜰은 작사옵니다. 마당의 가장자리에서 다른 가장자리까지 열 걸음이옵니다. 이 열 걸음 안쪽에서, 이 사내는 이십 년을 살았사옵니다."
"이십 년을 이 마당 안쪽에서 — 무엇을 하셨사옵니까."
"기다렸사옵니다."
짧은 대답이었다. 유비의 눈가가 가볍게 떨렸다. 이십 년을 한 마당 안쪽에서 기다린 사람을 오늘 아침에 만난 사람이, 지난 스물 해를 이 마당 저 마당을 떠돌며 기다림의 자리를 놓친 사람일 때 — 두 사람의 "이십 년"은 같은 단어이지만 다른 방이었다.
공명이 부채 끝을 마당의 흙 위에 내려 그었다. 가벼운 선이 흙 위에 남았다.
"황숙. 기다리는 자의 뜰이 하는 일은 두 가지이옵니다. 첫째, 기다리는 동안 바깥세상의 박자를 한 박자씩 모아 두는 일. 둘째, 기다림의 끝이 오시는 그 날에, 모아 둔 박자를 바깥으로 돌려 드릴 준비를 하는 일. 오늘 아침 황숙의 세 번째 걸음이 제 뜰에 닿으셨으므로, 오늘부터 두 번째 일이 시작되옵니다."
유비는 한참을 말이 없었다. 그러고는 조용히 말했다.
"공명 선생. 이 사람이 이십 년을 기다리지 못하고 이 마당 저 마당을 떠돈 까닭은 — 기다림이 무엇인지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옵니다. 선생의 뜰 열 걸음의 자리에서, 저는 오늘 아침부터 기다림의 첫 걸음을 배울 수 있겠사옵니까."
공명이 웃었다.
"황숙. 이 사내가 배운 기다림은, 이 사내의 뜰 안쪽의 기다림이옵니다. 황숙이 앞으로 배우셔야 할 기다림은, 황숙 바깥의 천하의 기다림이옵니다. 두 기다림은 서로 다른 기다림이옵니다. 이 사내는 황숙의 기다림의 자리에 옆으로 서 있겠사옵니다."

그때 공명이 오른손 손가락으로 마당의 흙 위에 처음으로 선 한 자락을 그었다. 지도 하나가 시작되고 있었다.
"황숙. 오늘 이 흙 위에 제가 한 장의 지도를 그리겠사옵니다. 지도는 다섯 자(尺)의 폭이옵니다. 다섯 자 안쪽에, 천하의 세 덩이가 들어오게 될 것이옵니다. 내일 아침 제가 그 지도를 자세히 풀어 드리겠사옵니다. 오늘 오전은 먼저 이 뜰의 기다림의 모양을, 지도의 귀퉁이에 올려 두시는 날이옵니다."
공명의 손가락이 마당의 흙 위에서 북쪽의 한 가닥을 먼저 그었다. 다음에 남쪽의 한 가닥. 다음에 서쪽의 한 가닥. 세 가닥의 선이 이어지지 아니하고, 각기 따로 그어졌다. 세 가닥 사이에 빈 자리가 넓었다. 그 빈 자리가 오늘 아침 지도의 가장 큰 자리였다.
유비는 그 빈 자리를 오래 바라보았다. 공명이 부채를 접었다가 다시 폈다.
"황숙. 지도의 빈 자리가, 지도의 실제 자리이옵니다. 오늘 아침의 이 빈 자리가, 앞으로 이십 년 황숙의 자리이옵니다."
그 말을 들은 뒤, 유비는 오래 말이 없었다. 마당의 바람이 지나가며, 흙 위 세 자락 선의 한 끝을 살짝 흐트러뜨렸다. 공명이 부채로 그 흐트러진 끝을 다시 매만졌다.
"황숙. 바람은 지도의 선을 흐트러뜨리옵니다. 다만 지도의 빈 자리는 흐트러뜨리지 못하옵니다. 빈 자리의 힘이, 그린 선의 힘보다 때로는 더 단단하옵니다."
유비가 두 손을 마당의 흙 위에 가볍게 짚었다. 그의 손바닥에 흙이 조금 묻었다. 공명이 그 흙을 보고, 작게 웃었다.
"황숙. 오늘 아침 황숙의 손바닥에 묻은 이 한 줌의 흙이, 앞으로 이십 년 가장 단단한 줌의 흙이옵니다. 이 흙을 지금 털어 내지 마시옵소서. 오늘 오후 뜰을 떠나시기 전까지, 손바닥에 그대로 두시옵소서."
사립문 바깥에서 관우(關羽)와 장비(張飛)가 그 광경을 계속 보고 있었다. 두 사람 모두 몇 번을 자세를 바꾸었다. 아침 해가 정오 쪽으로 움직이는 사이에, 마당의 흙 위에 세 자락의 선이 그어지고, 두 사람의 손바닥에 한 줌의 흙이 묻어 있고, 부채가 두 사람 사이의 공기를 한 결 더 부드럽게 해 두고 있었다.
기다리는 자의 뜰이 오늘 아침 기다리기를 멈추었다. 대신에 기다림을 풀어 내어, 한 사람의 손바닥에 흙으로 옮겨 놓기 시작했다. 그 옮김이 내일 아침의 긴 지도 설명으로 이어지게 될 것이었다. 오늘 오후 유비의 손바닥의 흙은 — 내일 아침 지도의 흙과 같은 결의 흙이 될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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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역가의 한 마디 — 연삼흠 박사이십 년을 한 뜰 안쪽에서 기다린 사람과, 이십 년을 이 마당 저 마당을 떠돈 사람이 오늘 처음 한 돌 위에 마주 앉은 오전이, 당신의 한 생(生)에도 찾아오실지 모르겠습니다. 그 오전 마당의 흙이 손바닥에 한 줌 묻으시거든, 오늘 오후까지 그 흙을 털어 내지 마시옵소서. 그 한 줌의 흙이, 내일 아침 당신의 이름이 천하의 한 귀퉁이에 조용히 적히는 그 순간의 가장 단단한 줌의 흙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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