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대표적인 노후 대단지로 꼽혀온 목동 아파트 재건축이 ‘속도’라는 키워드를 앞세워 새로운 국면에 들어섰다. 재건축은 통상 수년간의 행정 절차와 이해관계 조정이 뒤따르지만, 최근 양천구에서 진행 중인 목동 재건축은 이 같은 통념을 빠르게 허물고 있다. 정비구역 지정 이후 사업시행자 지정까지 평균 1년이 소요되는 서울시 기준과 달리, 목동 11단지는 단 2개월 만에 핵심 절차를 마무리하며 시장의 이목을 끌고 있다.
![]() [코리안투데이] 목동11단지아파트 재건축정비사업 조감도 (사진=양천구청) © 변아롱 기자 |
양천구는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27조에 따라 ‘목동 11단지 아파트 재건축 정비사업’의 사업시행자로 한국자산신탁을 지정·고시했다고 밝혔다. 이번 고시는 목동 11단지가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지 불과 두 달 만에 이뤄진 것으로, 서울시 정비사업 공정관리 계획상 표준 처리기한인 1년과 비교하면 약 10개월을 단축한 셈이다. 행정 속도와 예측 가능성이 동시에 확보됐다는 점에서 재건축 시장에서도 상징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사업시행자로 지정된 한국자산신탁은 앞으로 정비사업 시행규정 확정, 전문관리업자 선정, 설계자 및 시공사 선정 등 주요 절차를 토지등소유자 전원으로 구성된 회의를 통해 단계적으로 추진하게 된다. 조합 설립을 거치지 않는 신탁방식의 특성상, 사업 구조가 단순화되고 의사결정 과정의 투명성이 높아진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목동 11단지는 부지면적 약 12만8천㎡ 규모로, 용적률 약 300%를 적용해 기존 15층 1,595세대에서 최고 41층, 총 2,679세대의 대단지로 재편될 예정이다. 단순한 주택 공급 확대를 넘어 주거 환경 전반의 질적 개선도 함께 추진된다. 북측 신트리공원과 연계한 근린공원이 조성되고, 봉영여중과 목동고 인근에는 소공원이 새로 들어서 학생과 지역 주민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이 마련된다. 이와 함께 도로, 공공시설 등 기반시설 정비가 병행돼 주거 편의성과 쾌적성이 크게 개선될 전망이다.
이번 고시는 목동 전체 재건축 흐름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목동 아파트 14개 단지 가운데 현재 8개 단지가 신탁방식을 채택해 정비사업을 추진 중이며, 이 가운데 5·9·10·13·14단지에 이어 11단지까지 총 6개 단지가 사업시행자 지정 고시를 완료했다. 신탁방식 정비사업이 목동 재건축의 주류 모델로 자리 잡고 있다는 방증이다.
신탁방식은 조합 설립 없이 신탁사가 직접 사업시행자로 나서 인허가, 시공사 선정, 분양, 정산까지 전 과정을 총괄한다. 전문성을 갖춘 기관이 책임지고 사업을 관리함으로써 사업 지연 위험을 줄이고, 이해관계 충돌 가능성을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대규모 단지에 특히 적합한 방식으로 평가된다. 실제로 최근 서울 주요 재건축 지역에서도 신탁방식 채택이 점차 확대되는 추세다.
양천구는 이미 사업시행자 지정이 완료된 단지뿐 아니라, 신탁방식을 기반으로 재건축을 준비 중인 나머지 단지들도 후속 절차가 신속히 진행될 수 있도록 행정 지원을 강화할 계획이다. 정비계획 변경, 인허가 협의, 공공기여 조정 등 사업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병목 구간을 최소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이기재 양천구청장은 “사업시행자 지정 고시가 완료된 6개 단지의 재건축이 보다 투명하고 체계적으로 추진되길 바란다”며 “목동 14개 단지 모두 정비구역 지정이 완료돼 본격적인 실행 단계에 들어선 만큼, 사업시행 방식 결정과 시공사 선정 등 후속 절차도 적극 지원해 재건축 정비사업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노후 주거지 재생은 단순한 주택 공급을 넘어 도시 경쟁력과 직결된다. 정비구역 지정부터 사업시행자 지정까지의 시간을 얼마나 줄이느냐는 곧 도시 정책의 실행력을 가늠하는 척도다. 목동 11단지의 이번 사례는 재건축이 더 이상 ‘기다림의 사업’이 아니라, 행정 역량에 따라 충분히 속도감 있게 추진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앞으로 남은 단지들의 진행 속도와 완성된 목동 재건축의 모습이 서울 주거 정책의 또 다른 기준점이 될지 주목된다.
[ 변아롱 기자 : yangcheon@thekoreantoday.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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