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은 끝났는데, 왜 아이는 아직 학교에 못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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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리안투데이 글로벌

학교폭력 사안이 종결되었다는 보고서를 받은 날이었다.

조치 결과는 명확했고, 절차도 문제없었다. 교실은 다시 평온해진 것처럼 보였다.

그런데 피해 학생은 그날 이후로 학교에 오지 않았다.

 

  [코리안투데이] 멈춘 발걸음-교실을 바라보는 소년  © 신성자 칼럼니스트

 

“이제 끝난 거 아니에요?”

어른들은 그렇게 말했지만, 아이에게는 아무것도 끝나지 않은 듯했다.

사과는 받았고, 가해 학생도 반성문을 썼다. 형식적으로는 모든 단계가 마무리되었다.

하지만 아이는 여전히 복도를 떠올리면 숨이 막힌다고 했다.

 

학교폭력 대응에서 우리는 ‘무엇이 잘못이었는가’에는 익숙하다.

누가 가해자인지, 어떤 조치가 내려져야 하는지는 빠르게 판단한다.

그러나 사건이 끝난 뒤, 아이의 하루가 어떻게 이어지는지에 대해서는 거의 묻지 않는다.

 

폭력이 멈춘 자리에는 공백이 남는다.

그 공백 속에서 아이는 스스로를 다시 안전한 존재로 느껴야 하고,

사람과 관계 맺는 일이 더 이상 위험하지 않다는 감각을 회복해야 한다.

하지만 그 과정은 보고서 어디에도 기록되지 않는다.

 

많은 아이들이 “괜찮다”고 말한다.

그러나 그 말은 회복의 신호라기보다, 더 이상 설명하고 싶지 않다는 표현인 경우가 많다.

어른들이 원하는 답을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학교폭력 이후에 필요한 것은 단지 처벌의 완결이 아니다.

아이에게 다시 일상을 살아갈 힘, 즉 회복탄력성이 필요하다.

회복탄력성은 참아내는 힘이 아니라, 다시 관계로 돌아올 수 있게 하는 힘이다.

그 힘은 아이 개인의 의지가 아니라, 주변의 태도와 관계 속에서 자라난다.

그리고 그 힘은 시간이 저절로 길러 주지 않는다.

 

우리는 이제 물어야 한다.

폭력이 멈춘 뒤, 아이는 누구와 함께 회복하고 있는가.

그 질문이 시작될 때, 학교폭력 대응은 비로소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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