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끝난 거 아니야?”라는 말이 가장 잔인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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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리안투데이 글로벌

사건은 끝났다는 통보가 내려졌고, 필요한 조치도 모두 이루어졌다.

어른들은 그날을 기준으로 하나의 일이 정리되었다고 생각한다.

 

 [코아안투데이] 침묵 속의 회복, 그 길고 외로운 싸움  © 신성자 기자

 

그래서 자연스럽게 이런 말이 따라온다.
“이제 끝난 거 아니야?”

그 말은 위로의 의도로 건네질 때가 많다.
아이를 안심시키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게 하려는 마음에서다.
그러나 어떤 아이에게 그 말은 가장 이해받지 못한 순간으로 남는다.

 

끝났다는 말은
사건의 시간을 기준으로 만들어진 문장이다.
하지만 아이가 겪는 시간은 그날 이후에도 계속 이어진다.

 

교실에 들어가는 순간,
자리를 확인하는 순간,
누군가의 시선을 마주하는 순간.

그 모든 시간은 아직 끝나지 않은 상태로 남아 있다.

 

“이제 끝났잖아.”라는 말은
아이에게 이렇게 들릴 수 있다.

 

왜 아직도 힘들어하느냐
이제 그만 괜찮아져야 하는 것 아니냐

 

그 말은 설명이 아니라
감정을 서둘러 정리하라는 요청처럼 전달된다.

 

아이에게는 아직 이름 붙이지 못한 감정들이 남아 있다.
두려움인지, 불안인지, 부끄러움인지,
혹은 그 모든 것이 뒤섞인 상태인지조차 명확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런 상태에서 ‘끝났다’는 말은
아이의 시간을 단순한 사건의 시간으로 축소시킨다.

 

그래서 어떤 아이들은 더 말하지 않게 된다.
설명해도 이해되지 않을 것 같고,
이미 끝났다고 말해버린 상황에서
자신의 감정을 꺼내는 것이 부담스럽기 때문이다.

 

침묵은 그렇게 시작된다.

 

회복은 사건이 끝난 시점에서 자동으로 시작되지 않는다.
아이에게 회복은
자신의 속도로 감정을 다시 이해하고,
공간과 관계를 다시 받아들이는 과정이다.

 

회복탄력성은 고통을 빠르게 정리하는 능력이 아니라,
아이의 시간에 맞추어 감정이 머물고 지나갈 수 있도록 기다려 주는 관계 속에서 자라난다.

 

그래서 우리는 질문을 바꿀 필요가 있다.

 

“이제 끝난 거 아니야?”가 아니라,
“지금은 어떤 느낌이야?”라고.

 

사건이 끝났다는 말이
아이의 시간을 지워버리지 않도록.

 

 지역 홍보대사 기자양성과정 지부장·지국장 코리안투데이 창녕 코리안브랜드대상 최고경영인대상 소비자만족도대상 교보문고(신성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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