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의 문제는 의지가 아니라, 이미 몸이 기억하고 있는 ‘위험 신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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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리안투데이 글로벌

학교폭력 사안이 끝난 뒤, 어른들은 이렇게 말한다.

“이제 괜찮아졌지?”

“다시 학교 가야지.”

 

 [코리안투데이] 이해받지 못함으로 인한 무너짐     ©신성자 기자

 

하지만 이 말에는 한 가지 중요한 오해가 담겨 있다.

아이의 고통을 ‘생각’의 문제로 보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는 전혀 다르다.

학교폭력 이후 아이에게 나타나는 변화는 감정이 아니라 ‘신경계 반응’에 가깝다.

 

아이는 학교를 떠올리는 순간심장이 빨라지고, 숨이 가빠지고, 몸이 굳는다.

이건 의지가 약해서가 아니라,

몸이 ‘여기는 위험하다’고 자동으로 판단하기 때문이다.

 

즉, 아이는 학교를 “가기 싫은 것”이 아니라

“갈 수 없는 상태”에 놓여 있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계속해서 묻는다.

“왜 안 가려고 해?”

 

이 질문은 아이에게 이렇게 들린다.

“왜 아직도 약하니?”

 

그래서 아이는 두 번 무너진다.

한 번은 폭력으로,

그리고 한 번은 이해받지 못함으로.

 

학교폭력 이후 가장 먼저 무너지는 것은 단순한 일상이 아니다.

그 아이를 지탱하던 ‘안전감의 시스템’이다.

 

교실, 복도, 급식실, 친구의 웃음소리까지—

모든 공간이 더 이상 중립적이지 않다.

하나하나가 ‘경계해야 할 대상’이 된다.

 

이 상태에서 “이제 끝났으니까 괜찮다”는 말은회복을 돕는 말이 아니라,

아이를 다시 위험 속으로 밀어 넣는 말이 된다.

 

회복은 ‘사건 종료’로 시작되지 않는다.

몸이 다시 안전하다고 느끼는 순간부터 시작된다.

 

그래서 우리는 질문을 바꿔야 한다.

 

“왜 아직 힘드니?”가 아니라

“어떤 순간에 몸이 가장 긴장되니?”라고.

 

그리고 해결도 바꿔야 한다.

 

학교로 돌려보내는 것이 아니라,

아이의 몸이 다시 ‘괜찮다’고 느끼게 만드는 것.

 

짧은 등교, 안전한 공간 확보, 믿을 수 있는 한 사람,

예측 가능한 하루의 구조.

 

이것들이 먼저다.

 

학교폭력 이후의 회복은마음이 아니라, 몸에서부터 시작된다.

 

그렇다면 우리는 지금,

아이의 마음을 설득하고 있는가,

아니면 아이의 몸을 이해하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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