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무형유산 판소리 적벽가 예능보유자인 운산 송순섭 선생이 지난 2026년 4월 17일 오후 3시, 서울 민속극장 풍류에서 적벽가 연창회를 성황리에 개최하며 우리 소리의 깊은 울림을 시민들에게 선사했습니다. 이번 공연은 국가무형유산 판소리 적벽가 보유자 공개행사의 일환으로 마련되었으며, 송순섭 보유자를 필두로 그의 맥을 잇는 기량 있는 문생들이 대거 참여하여 판소리 적벽가의 전 대목을 입체적으로 감상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판소리 다섯 바탕 중에서도 가장 기운이 장엄하고 부르기 까다롭기로 정평이 난 적벽가가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울려 퍼지며 관객들에게 전통 예술의 진정한 가치와 감동을 전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 [코리안투데이] 적벽가 연창회 © 김현수 기자 |
적벽가 연창회는 나관중의 소설 삼국지연의 중 적벽대전을 중심으로 재구성된 판소리 적벽가의 예술적 성취를 대중과 공유하기 위해 기획된 무대입니다. 공연의 해설은 유영대 고려대학교 한국학과 교수가 맡아 관객들의 이해를 도왔으며, 운산 송순섭 보유자가 여는 마당인 동남풍 비는 대목을 직접 가창하며 행사의 화려한 막을 올렸습니다. 송순섭 보유자는 1994년 전주대사습놀이 판소리 명창부 장원을 시작으로 화관문화훈장 수훈, 동리대상 수상 등 국악계의 거목으로서 걸어온 발자취를 이번 무대에서도 증명하듯 노련하면서도 힘 있는 소리로 좌중을 압도했습니다.
본격적인 연창 무대에서는 송순섭 보유자의 가르침을 받은 실력파 소리꾼들이 각 장의 주요 대목을 나누어 불렀습니다. 제1장 삼고초려는 한규복이 맡았으며, 제2장 군사설움타령은 신정혜, 제3장 남병산기풍삼일은 왕서은, 제4장 적벽대전은 김예빈, 제5장 조조패주는 이자람, 제6장 화용도는 이소연과 고선화가 차례로 무대에 올라 각기 다른 매력의 소리를 선보였습니다. 특히 이번 적벽가 연창회의 대미는 출연진 전체가 함께 부르는 어질더질 합창으로 장식되어, 개인의 역량을 넘어선 판소리 공동체의 화합과 에너지를 보여주며 관객들의 뜨거운 박수갈채를 이끌어냈습니다.
고수진의 면면 또한 화려했습니다. 대전광역시 무형문화유산 판소리 고법 예능보유자인 박근영을 비롯하여 김기호, 정향자, 박명언 등 국내 최고의 고수들이 북 장단을 맞춰 소리의 맛을 더했습니다. 판소리에서 고수의 역할은 일고수 이명창이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절대적인데, 이번 공연은 최고의 소리꾼과 고수들이 완벽한 호흡을 맞추며 적벽가 특유의 긴박감과 비장미를 극대화했습니다. 관객들은 북소리와 소리가 어우러지는 현장에서 추임새를 넣으며 함께 호흡했으며, 이는 공연자와 관객이 하나 되는 판소리 본연의 즐거움을 되새기게 하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이번 행사는 사단법인 동편제판소리보존회가 주최하고 운산 송순섭 판소리 전수관이 주관하였으며, 국가유산청과 국립무형유산원의 후원으로 진행되었습니다. 이러한 정기적인 공개행사는 국가무형유산의 전승 현황을 대중에게 알리고 우리 문화유산의 보존 가치를 확산시키는 데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특히 동편제 소리의 묵직하고 담백한 특징을 고스란히 간직한 송순섭 바디 적벽가는 전승 가치가 매우 높으며, 이를 계승하는 젊은 소리꾼들의 열정적인 무대는 한국 전통문화의 미래가 밝다는 것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판소리 적벽가는 유려한 창법과 서사적인 구조 덕분에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판소리의 정수를 가장 잘 보여주는 작품 중 하나입니다. 이번 적벽가 연창회를 통해 대중은 단순히 과거의 예술을 감상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오늘날에도 살아 숨 쉬는 생명력 있는 예술로서의 판소리를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민속극장 풍류를 가득 채운 소리의 향연은 우리 민족의 기개와 한, 그리고 해학이 담긴 판소리가 세계적인 예술 콘텐츠로서 충분한 경쟁력을 갖추고 있음을 시사하며 성황리에 마무리되었습니다.
관련 정보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국가유산청 홈페이지](https://www.khs.go.kr)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 김현수 기자: incheoneast@thekoreantoday.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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