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이후, 가장 먼저 무너지는 것은 일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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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리안투데이 글로벌

학교폭력 사건이 발생하면어른들은 흔히 그 ‘사건’ 자체에 집중한다.

 

 [코리안투데이] 학교 폭력 이후 무너져 두려운 일상  © 신성자 기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누가 어떤 행동을 했는지,

사실관계가 어떠한지.

 

하지만 정작 아이는 다른 두려움 속에 있다.

 

“앞으로 학교에서 어떻게 지내야 하지.”

 

이 질문은생각보다 훨씬 크고 무겁다.

 

왜냐하면 아이에게 학교는하루의 대부분을 보내야 하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같은 복도를 지나야 하고,

같은 교실에 앉아야 하며,

같은 친구들을 계속 마주해야 한다.

 

그래서 어떤 아이들은피해 사실을 끝까지 말하지 못한다.

 

이미 있었던 폭력보다,

그 이후에 시작될 관계의 변화가 더 두렵기 때문이다.

 

“괜히 더 힘들어지는 건 아닐까.”

“친구들이 나를 이상하게 보지 않을까.”

“보복당하면 어떡하지.”

 

이 불안은 아이를 침묵하게 만든다.

 

처음에는 일부만 이야기하고,

중요한 장면을 빼놓기도 하며,

어떤 경우에는 스스로 피해를 축소하기도 한다.

 

그것은 거짓말을 하려는 것이 아니다.

 

지금의 일상이라도어떻게든 유지하고 싶은 마음에 가깝다.

 

아이에게는 진실을 말하는 일조차또 다른 위험처럼 느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학교폭력 이후가장 먼저 무너지는 것은마음만이 아니다.

 

아이를 지탱하던

‘평범한 하루’ 자체가 흔들리기 시작한다.

 

아침에 학교 가는 일이 부담이 되고,

친구들의 시선 하나에도 긴장하며,

사소한 웃음소리에도 스스로를 의심하게 된다.

 

그 순간부터 학교는배우는 공간이 아니라계속 긴장해야 하는 공간으로 바뀐다.

 

문제는 이 불안이겉으로는 잘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이다.

 

아이는 오히려 더 조용해지고,

더 눈치를 보며,

아무 일 없는 것처럼 행동하려 한다.

 

왜냐하면 살아남기 위해서는

‘문제를 크게 만들지 않는 것’이 안전하다고 느끼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피해 사실만 듣는 것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아이의 말 뒤에 숨어 있는

‘앞으로의 학교생활에 대한 두려움’을 함께 보아야 한다.

 

지금 아이에게 필요한 것은단순한 사건 해결이 아니다.

 

학교에 다시 와도 괜찮다는 감각,

혼자 남겨지지 않는다는 확신,

말해도 더 위험해지지 않는다는 경험이다.

 

그 경험이 쌓일 때비로소 아이의 일상은 다시 이어지기 시작한다.

 

학교폭력 이후,

아이들은 사건보다그 이후의 하루를 더 두려워하기도 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지금,

사건을 조사하고 있는가,

아니면 아이가 다시 일상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돕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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