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파병, 미국 요청에 한국의 선택은…거부하면 한미동맹·관세 영향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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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코리안투데이 글로벌

호르무즈 파병 문제가 한미 간 주요 외교·안보 현안으로 떠올랐다. 미국이 한국에 호르무즈 해협의 해상 안보에 더 적극적으로 기여할 것을 요구하는 가운데, 한국 정부는 전쟁에 직접 관여하는 파병과 한국 국민·상선 보호를 위한 활동을 구분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2026년 9월 18일 기자회견에서 전쟁에 관여하거나 개입하는 형태의 파병은 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밝혔다. 다만 한국 상선과 원유 수송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활동은 필요하다며 청해부대 활동 강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코리안투데이] 미국의 해상 안보 기여 요구 속 한국 정부, 전쟁 개입형 파병과 한국 선박 보호 임무 구분  © 김현수 기자

이번 호르무즈 파병 논의가 중요한 이유는 호르무즈 해협이 한국의 에너지 안보와 직접 연결된 전략적 통로이기 때문이다. 미국 에너지정보청 EIA에 따르면 2025년 상반기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한 석유와 석유제품은 하루 평균 약 2천90만 배럴이었다. 이는 세계 석유류 소비량의 약 20%에 해당한다. 같은 기간 세계 LNG 교역량의 20% 이상도 이 해협을 통과했다. 호르무즈를 지난 원유와 콘덴세이트의 89%는 아시아 시장으로 향했으며, 한국은 중국·인도·일본과 함께 주요 목적지 국가에 포함됐다. 

따라서 해협의 항행 불안은 단순한 중동 지역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원유와 LNG 조달, 해상 운임, 보험료, 국내 에너지 가격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제로 EIA는 2026년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LNG 흐름이 크게 감소하면서 아시아 구매국들이 국제 현물시장에서 공급 확보 경쟁에 직면했다고 분석했다.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이 항행 안전 문제를 중요하게 다룰 수밖에 없는 배경이다. 

한국 정부가 검토하는 선택을 단순히 호르무즈 파병 찬성과 반대로 나누기는 어렵다. 국방부는 9월 10일 국회에서 파병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당시 이두희 국방부 차관은 항행의 자유와 국제 항로의 안전, 국민 안전과 국가 경제적 이익을 종합해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실제 파병이 결정될 경우 국민적 공감대와 국내법 절차에 따른 국회 동의가 필요하다는 입장도 밝혔다. 

현재 정부가 열어둔 방안 가운데 하나는 청해부대의 활동을 활용하거나 확대하는 방식이다. 한국은 2020년 미국과 이란의 긴장이 높아졌을 당시 청해부대 작전 범위를 호르무즈 해협까지 확대해 한국 선박 보호 임무를 수행한 전례가 있다. 당시에는 미국 주도의 군사작전에 편입되는 대신 독자적으로 한국 국민과 선박의 안전을 확보하는 방식을 택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9월 18일 발언도 같은 구분에 무게를 두고 있다. 대통령은 전쟁에 관여하거나 개입하는 군 자산 파병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반면 이미 해외에서 국민 안전 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청해부대의 기능을 강화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정부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의 핵심 쟁점은 한국군이 호르무즈 해역으로 가느냐는 문제만이 아니라 어떤 지휘체계 아래에서 어떤 임무를 수행하느냐가 될 가능성이 크다. 

미국의 요청에 한국이 원하는 수준으로 응하지 않을 경우 한미동맹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도 관심사다. 현재까지 호르무즈 파병 거부를 이유로 주한미군을 철수하거나 감축한다는 미국 정부의 공식 결정이 확인된 것은 아니다. 따라서 파병 불참이 곧바로 주한미군 감축으로 연결된다고 단정할 근거는 부족하다.

다만 안보 기여를 둘러싼 이견이 한미관계의 다른 현안과 완전히 분리돼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로이터는 2026년 8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의 이란 분쟁 지원 부족을 거론하며 한미 연합훈련을 축소했다고 보도했다. 이후 한국과 미국은 호르무즈 해협 협력 방안과 대미 투자 문제 등을 동시에 협의해 왔다. 이는 호르무즈 문제가 양국 관계의 여러 현안 가운데 하나로 다뤄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개별 사안 사이에 공식적인 조건 관계가 설정됐는지는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코리안투데이] 이재명 대통령 “전쟁 관여 파병 없다”…청해부대 강화·한미동맹·관세 연계 여부가 핵심 변수  ©김현수 기자

관세 문제도 같은 원칙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 한미 양국은 현재 대미 투자와 관세를 포함한 통상 현안을 협의하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양국 간 무역 합의에는 한국의 3천500억 달러 규모 대미 투자와 한국산 수입품에 대한 미국 관세 15%가 포함돼 있으며, 투자 방식과 수익성 등을 놓고 후속 협상이 진행돼 왔다. 

그러나 9월 19일 현재 공개적으로 확인된 자료에서는 한국이 호르무즈 파병에 응하지 않을 경우 미국이 관세를 올린다는 공식 조건은 확인되지 않았다. 따라서 호르무즈 파병 거부와 미국 관세 인상을 직접적인 인과관계로 표현하는 것은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 향후 미국 정부가 안보 기여와 통상 협상을 공식적으로 연계하는 발언이나 문서를 내놓는지가 중요한 확인 대상이다.

반대로 군사적 참여를 확대할 경우에는 이란과의 관계가 변수다. 로이터에 따르면 이란 외무부는 한국의 걸프 지역 군사적 참여가 미국 측 군사행동을 지지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입장을 나타낸 바 있다. 한국 정부로서는 한미동맹뿐 아니라 중동 지역에 체류하는 한국 국민과 기업, 선박의 안전까지 함께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한국의 현실적인 선택지는 임무의 성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미국과 공동 군사작전에 직접 참여하는 방식과 한국 상선·국민 보호를 위한 독자적 활동은 법적·외교적 의미가 다르다. 기뢰 제거, 해상초계, 군수지원 등도 실제 작전 지역과 지휘체계에 따라 성격이 달라질 수 있다. 대통령실은 이달 초에도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자유를 지원하기 위한 군사적·비군사적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나 최종 결정은 내려지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국내 여론 역시 정책 결정 과정에서 고려할 변수다. 9월 10일 발표된 전국지표조사 NBS 관련 보도에서는 호르무즈 파병에 반대한다는 응답이 45%, 찬성한다는 응답이 36%로 집계됐다. 여론조사는 질문 방식과 조사 시점 등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어 특정 조사 하나만으로 전체 여론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결국 호르무즈 파병의 핵심은 파병 여부만이 아니라 임무 범위와 목적에 있다. 한국 상선을 보호하기 위한 독자 임무인지, 국제적 항행 안전 지원인지, 미국과 함께 전쟁 당사자로 참여하는 작전인지에 따라 한미관계와 이란 관계, 장병 안전, 국내 법적 절차에 미치는 영향은 달라진다.

현재까지 확인된 사실만으로 호르무즈 파병에 응하지 않으면 미국이 관세를 인상하거나 주한미군을 감축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반대로 파병 참여가 한미동맹이나 경제적 이익을 자동으로 보장한다고 말할 근거도 없다. 앞으로 확인해야 할 핵심은 미국이 한국에 요구하는 구체적인 역할, 한국 정부가 설정하는 작전 범위, 국회의 동의 절차, 그리고 안보 현안과 통상 협상의 공식적인 연계 여부다.

호르무즈 해협의 에너지 수송량과 국제 공급망 관련 자료는 미국 에너지정보청 EIA의 최신 분석에서 확인할 수 있다. [미국 에너지정보청 EIA 호르무즈 해협 분석](https://www.eia.gov/international/analysis/special-topics/World_Oil_Transit_Chokepoints?utm_source=chatgpt.com)

[ 김현수 기자: [incheoneast@thekoreantod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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