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20일 경기도 부천에서 열린 ‘2026 뿌리사랑 세계조선족민간문화예술축제’와 《대림문화》 출간 기념행사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문학과 노래, 춤과 전통예술이 어우러진 이날 행사는 세계 각지에서 살아가는 조선족 동포들이 문화라는 이름으로 한자리에 모여 서로의 삶과 뿌리를 확인하고, 그 가치를 다음 세대에 전하는 뜻깊은 자리였다.
그러나 화려한 무대와 많은 사람들의 박수 뒤에서 더욱 오래 기억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한 권의 책 《대림문화》를 세상에 내놓기까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오랜 시간 땀 흘린 사람들의 노력과 헌신이다.
![]() [코리안투데이] 사진 《대림문화》 출간지 © 박수진 기자 |
책 한 권이 세상에 나오기까지는 단순히 원고를 모아 인쇄하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누군가는 책의 방향을 고민해야 하고, 누군가는 자신의 삶과 기억을 글로 써야 한다. 흩어져 있는 원고와 자료를 모으고, 수없이 읽고 다듬으며, 한 권의 책으로 엮어내는 과정도 필요하다. 기획과 집필, 원고 수집과 선정, 편집과 교정, 디자인과 제작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손길이 더해져야 비로소 한 권의 책이 독자 앞에 놓일 수 있다.
《대림문화》 역시 그렇게 만들어졌다. 특히 이번 출간의 의미는 단순한 문예지 한 권의 탄생에 머물지 않는다. 책 속에는 고향을 떠나 새로운 삶의 터전을 일군 동포들의 이야기와 가족, 고향, 이주와 정착의 기억이 담겼다. 문학을 사랑하는 이들이 써 내려간 시와 수필, 이야기뿐 아니라 동포사회가 함께 만들어온 문화예술의 발자취가 기록으로 남았다는 데 의미가 있다.
![]() [코리안투데이] 사진 《대림문화》 출간지 ©박수진 기자 |
말은 시간이 지나면 희미해질 수 있고 공연은 막이 내리면 그 순간이 지나가지만, 기록은 남는다. 그렇기 때문에 《대림문화》를 만들기 위해 원고를 쓰고 자료를 모으며 책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애쓴 집필진과 편집진, 관계자들의 노력은 더욱 값지다. 이들의 수고는 단순히 한 권의 책을 만든 일이 아니라 동포사회의 삶과 문화, 기억의 한 부분을 기록으로 남긴 일이기 때문이다.
이번 출간은 또한 동포사회가 자신의 이야기를 스스로 기록한다는 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이주민의 삶은 흔히 사회의 시선이나 외부의 기록을 통해 남겨지기 쉽다. 그러나 《대림문화》는 동포들이 자신의 언어로 자신의 삶과 기억을 쓰고, 그것을 한 권의 문화적 기록으로 묶어냈다는 데 특별한 가치가 있다.
![]() [코리안투데이] 사진 《대림문화》 책 출간지 행사 시상식© 박수진 기자 |
행사에서 전해진 축사에서도 이러한 의미는 여러 차례 강조됐다. 중한동포우의연합회 김지견 회장은 《대림문화》가 흩어진 삶의 이야기를 한데 모은 공동의 기억이자 다음 세대에 뿌리의 깊이를 전하는 기록이 되기를 바란다는 뜻을 전했다.
조용익 부천시장 역시 축사를 통해 뿌리는 과거의 기억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오늘의 삶을 지탱하고 내일을 열어가는 힘이라는 취지의 메시지를 전하며, 《대림문화》가 조선족의 소중한 언어와 문화예술을 다음 세대로 이어주는 역할을 하기를 기원했다.
![]() [코리안투데이] 사진 《대림문화》 출간지 행사 시상식 © 박수진 기자 전일본중국조선족연합회 김광림 회장과 중국동포연합중앙회 김미정 총회장도 각각 세계 여러 지역에서 살아가는 동포들을 연결하는 언어와 문화의 중요성과, 세대와 국경을 넘어 문화적 가치를 이어가는 기록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출간을 축하하기 위한 문화예술 무대도 이어졌다. 특히 송화강시니어예술단은 축하무대로 무용 ‘배 띄워라’를 선보여 출간의 기쁨을 함께 나눴다. 고운 한복을 입은 단원들의 춤사위는 책 출간이라는 문화적 결실과 어우러지며 행사장을 찾은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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